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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가계 대출 규모 1052조 7000억 원
내년 1월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2021년 11월 04일 (목) 16:23:32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9월 은행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6조 5000억 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전월인 8월에 비해 증가폭이 되레 확대됐다.

황태희 기자 hth@

10월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1052조 7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6조 5000억 원 늘었다. 지난 8월에 전월 대비 6조 1000억 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지난 8월 26일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0.50%에서 0.75%로 인상되고, 최근 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더욱 강화됐지만 가계대출은 되레 증가한 것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기타대출로 구성되는데, 주담대 잔액은 9월 말 기준 769조 8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 7000억 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매매와 전세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월 수준의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담대 증가액은 올해 1월 5조 원 → 2월 6조 5000억 원 → 3월 5조 7000억 원 → 4월 4조 2000억 원 → 5월 4조 원 → 6월 5조 1000억 원 → 7월 6조 원 → 8월 5조 8000억 원 → 9월 5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 9월 말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281조 9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8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앞선 8월의 전월 대비 증가액인 3000억 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지난 7월에는 대규모 공모주 청약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전월 대비 증가폭이 3조 6000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대출은 전월보다 증가규모가 다소 확대되었으나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고승범 금융위 위원장 “실수요자 보호하겠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전세대출이나 집단대출이 중단되는 사례가 없도록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며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관리 목표인 6%대를 초과하더라도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지난 10월 1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투자자 교육플랫폼 ‘알투플러스’ 오픈 기념회 축사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집단대출의 경우 연말까지 중단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가 이용하는 전세대출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올해 4분기 중 전세 대출에 대해서는 총량 관리를 하는 데 있어 유연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 위원장은 전세대출 증가로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관리 목표(6%대)를 초과하더라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집단대출의 경우 연말까지 잔금 대출이 공급되는 데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그렇더라도 일부 사업장의 경우 애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연말까지 전세대출 그리고 집단대출의 경우에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세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RS) 기준 적용과 관련해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보완책에 포함될 것”이라며 “가계부채 관리 대책에 포함될 내용과 관련해선 크게 보면 DSR 관리의 실효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난 8월부터 말했다”며 “내년 이후까지도 가계부채 관리 측면에서 보자면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가계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전세대출 규제 잇따라 완화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이 그동안 묶었던 전세대출 규제를 잇따라 완화했다. 10월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0월18일부터 영업점별로 관리해오던 가계대출 신규취급 한도에서 전세대출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해 금융당국의 총량관리 권고치(연 증가율 5~6%대)에 근접하자, 대출을 줄이기 위해 10월 초부터 지점별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한도를 별도로 설정해 운영해왔다. 이번에 전세대출을 지점별 한도에서 제외하면서 실수요자에게 공급되는 전세대출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전세대출을 빼기로 함에 따라, 실수요 대출이 막히지 않도록 지점 한도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해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전세대출 취급 한도를 완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지점별로 가계대출 한도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는데, 전세대출에 대한 지점 한도를 추가로 배정해 실수요 대출에 차질이 없게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5000억 원으로 묶었던 대출모집인 전세대출 한도를 10월18일부터 풀어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대출모집인은 은행과 대출모집 위탁계약을 맺고 은행과 대출자를 연결해주는 법인과 대출상담사를 말한다.

앞서 지난 10월14일 금융위는 서민층 실수요자의 전세대출이 중단되지 않도록 올해 4분기 중 취급되는 전세대출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연 5~6%대를 넘지 않도록 총량 관리를 하고 있는데, 이 기준에서 전세대출을 빼 대출 여력을 늘린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전 은행권의 대출 여력은 8조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10월 13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은행권의 전세대출은 2조 5000억 원, 8월 중에는 2조 8000억 원이었다. 따라서 10~12월 전세대출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에서 제외하면 연말까지 7조 5000억~8조 4000억 원의 여유가 더 생기게 된다. 다만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전세대출의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조치를 당분간 완화 없이 그대로 시행할 방침이다. 보증금 증액분 이상으로 과도하게 전세대출을 받아 투기에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 증액분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는 투기수요를 걸러내고 실수요 대출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며 “당분간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발표
빚내서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가 어려워진다.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 원을 넘으면 소득수준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된다. 7월부터는 총대출액 기준이 1억 원으로 한층 강화된다. ‘갚을 능력만큼 빚지는’ 관행을 정착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권 대출관리 강화에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현행 60%인 2금융권 DSR 비율을 50%로 강화한다. 은행권 DSR 비율은 40%로 유지한다. DSR은 개인이 보유한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합계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차주별 DSR 비율이 규제치를 넘으면 더 이상 대출을 받지 못한다. 다만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전세대출은 DSR 산정에서 제외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가는 원리금 분할 상환 대출의 비율도 높이기로 했다. 내년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분할상환 목표치를 80%로 설정했다. 10월 2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8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가계부채의 실물경제 대비 규모와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를 위협할 최대 잠재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차주별 DSR 단계적 규제시기를 앞당겼다. 당초 내년 7월과 2023년 7월에 차례로 적용할 예정이었던 2·3단계 차주별 DSR 조치를 내년 1월과 7월에 조기 시행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부터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6억 원이 넘는 주택을 담보로 주담대를 받거나 1억 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으면 차주별로 은행에선 40%, 2금융권에선 60%의 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 내년 7월부터 총대출액 2억 원 초과 차주에 대해, 2023년 7월에는 총대출액 1억 원 초과 차주로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내년 1월에 DSR 2단계가 조기 시행되면 총대출액이 2억 원을 넘는 차주의 대출한도가 대폭 줄어든다. 현재 연소득 4000만 원 무주택 세대주가 서울에서 6억 원짜리 집을 살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60%까지 인정받아 주담대로 3억 6000만 원을 빌릴 수 있다. 여기에 연봉 수준인 4000만 원까지 신용대출로 더 받을 수 있어 총 4억 원을 대출로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2단계 규제에서는 집값과 상관없이 총대출액이 2억 원을 넘기만 하면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연봉 4000만 원은 DSR 40%를 적용하면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1600만 원(월 133만 원)을 넘을 수 없다. 주담대 만기를 최장 30년(금리 3.5%)으로 잡아도 3억 원 밖에 대출이 안 된다. 종전 대출한도보다 1억 원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이용 중인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등이 있으면 대출한도는 더 줄어든다. 금융당국은 2단계 조치 대상이 전체 차주의 13.2%, 전 대출의 51.8%로 예상했다. 3단계가 적용되면 전체 차주의 29.8%, 전체 대출의 77.2%가 대상이 된다. 2금융권 DSR 기준도 내년 1월부터 강화된다. 현행 차주별 DSR 규제에는 은행 40%, 2금융권 60%가 적용되는데, 2금융권 기준이 50%로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의 규제비율을 은행권 수준으로 낮추지 않아 풍선효과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대해 “2금융권 이용자가 주로 서민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DSR 계산시 대출의 산정만기도 내년 1월부터 현실화하기로 했다. 신용대출은 7년에서 5년으로, 비주담대는 10년에서 8년으로 각각 산정만기를 축소한다. 그만큼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그동안 급증한 상호금융권 비(준)조합원 대출을 규제하기 위해 예대율도 정비한다. 현재 80~100% 이하인 상호금융의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중치가 조합원, 준조합원, 비조합원이 모두 1.0%다. 그러나 내년 7월부터는 조합원은 0.9%로 낮아지고 준조합원은 1.0%를 유지되는 반면 비조합원은 1.2%로 높아진다. 차주단위 DSR을 산정할 때 카드론도 내년 1월부터 포함된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카드론이 취약차주의 부실을 양산하는 뇌관이 될 우려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카드론에 대한 차주단위 DSR을 적용할 때 산정만기는 실제 대출 계약서상의 약정만기를 기준으로 정책적 요소를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다. 또한 카드론의 동반 부실을 차단하기 위해 5개 이상 다중채무자에 대한 카드론 취급을 제한하거나 한도감액의 최소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년 1월에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을 높여 외부충격에 대한 대응력도 높여나갈 방침이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목표치를 내년 80%로 신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담대 분할상환 실적과 연계해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 우대도 현재 6bp(1bp=0.01%)에서 10bp로 올리기로 했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분할상환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전세대출 분할상환 우수 금융회사에는 정책모기지 배정을 우대해주고 신용대출 분할상환을 유도하기 위해 DSR 산정시 분할상환 신용대출의 만기를 실제만기로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자금 수요를 고려해 ‘전세자금대출’을 차주별 DSR에서 제외했다. 또 결혼, 수술, 장례 등 긴급 자금 수요에 대해서는 연봉의 100%인 신용대출 한도를 예외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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