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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경계, 상상의 한계 뛰어넘는 새로운 작품 선보이겠다”
2021년 11월 04일 (목) 15:44:12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정경연 작가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홍익대학교에서 40년, 80학기의 대학교수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섬유예술에서 시작해 회화는 물론 판화, 조각, 설치 등 광범위한 조형까지도 아우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인물이다. 

황인상 기자 his@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2년 수료 후, 매사추세츠 컬리지 오브 아트를 졸업과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친 정경연 작가는 모스크바 국립산업 미술대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국내외 55회 개인전과 한국·대만·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이탈리아 등 100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해온 그는 바그다드 세계미술대회 동상, 미술기자상, 제1회 석주미술상, 제1회 오사카 트리엔날레 회화부문 특별상, 서울국제아트페어 초대작가 대상,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근정포장, 이중섭 미술상, From Lausanne to Beijing 특별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 제25회 목양공예상, AIAM 그랑프리(Grand Prix), 디자인코리아 2015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최우수 작품상 수상((사)한국기초조형학회), 뉴저지주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장갑은 ‘세상을 보는 시점’이자 ‘창작의 원천’
40여 년간 장갑을 주요 소재로 다뤄온 정경연 작가는 대중들에게 ‘장갑작가’로 통한다. 그에게 있어 장갑은 단순한 소재를 넘어 어머니의 사랑을 대신하는 특별한 상징이다. 미국 유학시절 그의 어머니가 섬유를 전공한 딸의 고운 손을 아끼는 마음에 보내준 선물이 바로 목장갑이었다. 어려운 사람이나 많이 가진 자도 결국 목장갑 속에 손이 들어가면 모두가 평등해진다는 평등사상을 느꼈다. 또한 모든 부모의 기도하는 손과 구멍 난 장갑에 어린 노고와 뜨거운 가족사랑도 체감했다. 그렇게 사람들의 다양한 애환과 노고가 담긴 ‘손’과 ‘장갑’에 매료된 그의 주요 소재는 장갑이 되었다. 정경연 작가는 “목장갑은 무엇보다 서민적인 소재라는 점이 끌린다. 손을 통해 우리는 의사소통을 하고 의미를 표현한다. 손은 마음의 표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손을 감싸고 있는 면장갑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땀과 삶의 애환이 녹아있다”면서 “손을 보호하는 장갑의 기능보다 일을 마친 사람들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다. 장갑을 주재료로 한 작품 속에 그 마음의 표정을 현대적인 조형미로 풀어내어 손과 장갑에 얽힌 휴머니티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정경연 작가

정경연 작가에게 있어 장갑은 ‘세상을 보는 시점’이자 ‘창작의 원천이며 수행의 일환이기도’이다. 하나하나 정성을 기울여 가공한 장갑을 각 작품의 질서로 완성시킨 정경연의 ‘장갑’들은 실제 인간의 손처럼 정답게 느껴지기도, 또는 그 이상으로 신들의 손처럼 압도적이고 성스럽게 느껴진다. 그의 작품들은 장갑이라는 소재를 일관하면서도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경연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동양화와 서양화를 모두 작업했다. 대학은 응용미술과로 입학했지만 조각과 회화, 순수미술 등을 고민하던 미국 유학 중 많은 조형작업들을 접했다”면서 “모든 것을 섬유라는 것에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섬유미술 장르의 영역을 허무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래서 섬유미술 범주에 얽매이지 않고, 조각과 설치, 영상, 판화, 회화까지 나아갈 수 있었고, 제 작품에서 미술의 모든 장르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실험작품 선보이며 다양한 장르 아우르다
‘장갑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정경연 작가는 수많은 재료들로 다양한 실험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비단 장갑 뿐 아니라 종이작업, 판화, 공예, 설치미술, 조형 디자인 동·서양화로 작업해왔다. 실제로 면과 입체, 강열한 색채와 흑백, 형상과 비형상을 넘나들면서 ‘장갑’에서 ‘손’으로 인간의 단상으로, 도조작업을 통한 브론즈제작의 시도, 태피스트리·판화·유화·테라코다 제작, 백남준을 기리기 위하여 자신이 직접 연희하는 장면이 삽입된 ‘Harmony’ 시리즈의 비디오 설치 작업 등은 세상이 하나 되는 ‘일상적인 오브제의 조형화’를 실현함과 동시에 그를 섬유예술이란 울타리를 벗어나 섬유예술의 현대조형으로서의 가능성을 더 넓힌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대해 정경연 작가는 “저에게 있어 ‘장갑’이라는 것은 동양화가에게 화선지, 서양화가에게 캔버스, 조각가에게 있어서 브론즈와 돌과 같이 작업 표현의 도구”면서 “앞으로도 특정 장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에 맞는 혼합재료와 혼합 기법을 쓰며 정해진 개념의 틀과 의식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 어울림 2016-02

지난해 8월, 정경연 작가는 <틀로부터의 해방-장갑의 파노라마 4080展>을 자신의 첫 온라인 전시로 진행한 데 이어 <2020 마니프-뉴시스 온라인 아트페어>에 참가해 장갑으로 만든 설치작품과 장갑 조각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정경연 작가는 “저의 작품에서 많은 이들이 안식과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며 “코로나19라는 언택트 시대에도 따스함과 작은 희망의 빛을 느낄 수 있다면 작가로서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이다”고 전했다.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를 퇴임한 이후 현재는 전업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그동안 대학교수를 병행하며 작품에 할애할 시간에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정말 자유롭게 늘 변신을 꿈꾸며 작품활동에 매진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재료와 다양한 기법으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장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더욱 기대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10월 31일부터 12월 7일 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MANIF26!2021서울’ 부스개인전을(A16) 개최하며, 11월 4일 2021년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다.
이어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는 기본 정신을 잊지 않겠다. 틀로부터의 해방, ‘평등세상’을 화폭에 펼치는, 예술의 경계를 뛰어넘어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작품으로 여러분들을 만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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