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이란 글씨나 그림을 나무나 옥, 돌, 기타 재료에 새기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시(時), 서(書),화(畵)에 병창될 만큼의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서각의 역사는 문자나 회화를 기록하여 길이 후세에 남기려고 한 행위가 목재나 석재, 또는 다른 재질에 기록하여 표현한 것이 서각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목우 정기호 선생은 전국 각종 단체의 공모전에 운영 및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서각계를 이끄는 대표적인 작가다.

서각의 역사는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때부터로 추정된다. 문화 창조의 의지를 지닌 인간은 나무나 돌등 자연물을 이용하여 구술적인 의사 전달보다 문서적인 의사 전달이 필요했으리라.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가 시대적 환경적 문화적 요인에 의한 변화를 통해 무엇인가를 기록하여 남기려는 행위가 문명의 발달과 문자를 사용하게 되면서 서각예술로 발전하였다.

조용하면서도 힘찬 생동의 기운 느끼게 해
 서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발전해 왔다. 지구상에 전해오는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BC18세기경 고대 바빌로니아 제1왕조의 제6대왕 함무라비 왕조의 법전이 있으며, AD273년 인도의 아쇼카왕의 비문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각의 유적이 많지 않아 정확한 시기는 가늠하기 쉽지 않으나 고조선 시대부터 중국과 문화교류가 이루어 진 것으로 추정되고 2∼3세기경부터 한자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알려진 것으로 진(陳)대 문자가 새겨진 무기와 한 대에 주조된 명문(銘文)있는 동종이 평양 부근에서 발견되어 문자유적으로는 최고(最古)에 속한다. 그 후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수선전도무구정광대타라니경(首善全圖無垢淨光大陀羅尼經)이 신라 경덕왕10년(715년)에 제작되어 국보 제5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팔만대장경시전지(八萬大藏經詩箋紙)등이 우리나라 서각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로서 서각인 들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불여학

지난해 개인 전시회를 가진 목우 정기호 서각작가. 그는 작품 활동 중 각종 단체전 300여 회,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국제전에 33회 참가하였고, 각종 초대전에 43회를 참가하였으며, 제1회 초대개인전을 2003년 강화 전등사에서 그리고 2004년 인천경찰청에서 제2회 초대개인전을 열었다. 수상경력도 15회 이상 대상 및 최우수 상 각종 공모대전에서 수상하였고, 2007년도에는 대한민국 서각대전 초대작가 대상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인천, 서울 그리고 전국 각종 단체의 공모전에 운영 및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서각계를 이끄는 대표적인 작가다.
 주요 작품으로는 연세대박물관, 성균관대박물관, 해청박물관, 청원미술관, 중국 만박성박물관, 하문 서각박물관 등 수십 여 곳에 소장되어 있으며, 강화 고려궁지 내의 외규장각 현판, 강도동문, 망한루, 심화제 등의 현판과 인천문화재단, 남동문화원, 연수문화원 한중문화관등 다수의 현대적 현판 주련 등을 작업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우주적인 차원에서 동양의 사상이나 철학, 불교의 선(禪)이 바탕에 깔려 있어, 조용하면서도 힘찬 생동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예와 서각은 분리 될 수 없어
한국의 서각계를 이끄는 정기호 작가는 작품 활동에 전념하면서 세계를 향해 정진하고 있다. 80년대 초 정 작가는 여러 가지 운동을 좋아하며 취미를 가졌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정적인 면을 개발하고 혼자만의 취미를 만들자 하여, 본인의 운명을 바꾸는 서예 스승인 ‘관호 최원복’ 선생을 만나 서예를 사사받았다. 그 후 ‘8만 대장경을 만들었던 역사의 땅 강화’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의 사명감으로 서실 내에 서각을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고 서각에 대해 공부하던 중 3·1운동 33인의 한 분인 오세창 선생의 수제자인 ‘청사 안광석’ 선생을 만나 정신적으로 사상적 지주로 삼아 가장 존경하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렇게 서각을 접한 지도 어느덧 30여 년. 그간의 세월과 경륜이 쌓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그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한편, 강화문화원, 롯데 MBC 문화센타에 서각강사로 출강하고 있으며, 인천대학교 시민대학 겸임교수로 또한 목우서각연구소에서 열심히 후배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12월 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목우 정기호 서각전’에서 그는 자신의 지향점과 철학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정 작가는 “다양한 색채에 의한 운동력 있는 작품을 통해 감동과 감정을 표출하는 시각적 표현요소를 찾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면서 “평면의 글씨를 입체로 탈바꿈시킨 전통적 서각을 기본으로 ‘내면적 진실’이 담긴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의 작품은 ‘동양 철학과 사상에서 출발하여 불교 禪 사상으로 조용하면서도 힘찬 생동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정 작가는 “서예와 서각은 분리 될 수 없으며, 삶을 관조하는 참선의 마음으로 글을 쓰고 새기고 있으며, 혜성스님이 지도하고 있는 ‘한국명선차인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다도사범으로 다인으로서의 예와 덕을 닦으며, 차의 은은한 향과 묵향이 함께 하는 예술혼의 창작 활동에 전념하겠다. 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