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었던 농어업. 하지만 우리 농어업은 한강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산업화과정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수출지향의 산업구조에서 낙후되고 사양산업이라는 인식도 컸다. 하지만 경제발전에 농어업의 기여도를 간과해선 안 되며 세계 속의 우리 농어업의 위상의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를 이끌고 있는 홍문표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 한국농어촌공사 홍문표 사장

홍문표 사장은 제17대 국회에서 국회농림해양수산위원으로 활동한 농어업분야의 전문가이다. 국회의원으로 재임시 농어업용 면세유 기간 연장, 쌀소득보전법, FTA특별법 등과 같이 농어업인의 권익과 소득보장에 앞장서는 의정활동을 적극 펼친바 있다. 특히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농어업분야 인수위원으로 참여하여 현 정부의 농업정책의 근간을 입안하는데 기여하기도 하였다.
그가 수장으로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1908년 옥구서부수리조합을 뿌리로 창립 102년이 된 농업계의 산증인인 공공기관이다. 오랜 역사만큼 명칭과 역할도 많은 변화를 겪어, 지난 2000년에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등 총 106개 개별 기관이 통합하여 농업기반공사로 출범하였고, 지난해 지금의 명칭으로 사명을 변경한바 있다.

선진농업기술 전수로 국가 위상 높아져
홍문표 사장은 우리 농업이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생명산업이라고 역설한다.  불과 반세기전 겪었던 보릿고개가 이제 옛말이 된 것은 녹색혁명으로 표현되는 주곡인 쌀의 자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4900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농업인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식량무기화가 진행되는 것에 주목해야 하며 안정적인 식량확보가 되어야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만큼 농어촌문제를 정책 1순위로 다루어 법과 제도적 지원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최근 원자력 기술 수출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홍사장은 한국농업의 수출경쟁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의 농업생산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현재 농업교육센터, 농산업복합단지 조성 등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에 한국의 선진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를 축조한 경험”을 언급하며, "댐, 방조제 등 건설사업, 준설사업, 간척사업에 있어 농어촌공사가 갖고 있는 기술 수준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등 20개국이 넘는 곳에 기술용역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후 한국농어촌공사가 해외농장개발, 기술용역, 민간부문 지원 등 다각도의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안정적 식량확보 및 한국농업의 외연도 확대해 나갈 방침임을 설명했다.

▲ 새만금방조제방문

그리고 농업의 패러다임이 수출농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농가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인삼, 파프리카, 화훼류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제적인 경쟁력과 생산성을 지닌 수출 농업체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100년간 한국농업이 해외 농식품의 국내유입에 대응한 '지키기 농업'"이었다면 "앞으로는 대규모 농어업회사에 의한 수출전문단지 조성으로 한국농업의 대외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가 식량문제 중추적 해결
한국농어촌공사는 그동안 농업SOC를 구축하여 국가 식량문제 해결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기계화 영농이 가능하도록 경지정리를 하고 수리시설물의 신개축 및 관리로 안정적인 식량생산 기반을 조성해왔다. 간척을 통해 서울면적의 2.5배에 이르는 8만2천ha의 국토를 확장하였고, 세계최장인 33km의 새만금방조제를 축조하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논 면적의 50%를 차지하는 53만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면서 지구 둘레의 2배가 넘는 9만8천km에 용배수로를 관리하여 수리안전답율을 79%로 끌어올렸다. 지난 1990년부터는 영농규모화 지원을 통해 호당 경지면적을 2.51ha까지 확대해 규모화되고 전문화된 전업농가 5만2천호를 육성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한발 더 나아가 농어촌마을 등의 지역개발사업과 새만금 산업단지개발, 4대강 살리기,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의 미래신성장동력사업과 국가역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 5GW 풍력산업 투자협약식

홍 사장은 농업의 경쟁력 향상과 관련하여 전업농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최근 복합 영농인이 늘고 있다"면서 "쌀 전업농과 밭 전업농 육성과 더불어 품목별 전업농 육성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쌀 소비가 감소하는 반면 과일·채소 등의 밭작물 소비는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국농업의 고질적 숙제로 농가의 규모가 영세하고 고령화된 소농·영세 경영체 구조를 업그레이드하여 하루빨리 안정적인 경영기반과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규모화된 전업농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홍문표 사장은 현재 대한하키협회 회장 겸 아시아하키협회 부회장, 한국해상재난구조단 총재직도 수행하며 활발한 대외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취미는 특별히 하는 것 없이 일하는 것에 전념하는 것이란다. 휴일도 반납하고 일에 열중하는 모습 때문에 일중독증이 아니냐는 오해도 종종 받는다고 한다. 좋아하는 음식에는 된장찌개, 좋아하는 스포츠는 유도와 검도로 답했다. 가족관계에는 이선희씨와 사이에 1남.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