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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과도 정부, 내각에 편향된 인사만 포함돼
새 과도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 인정 어려워질 듯
2021년 10월 06일 (수) 13:47:15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 9월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이 포용적인 정부를 구성할 것임을 약속했음에도 새 과도 정부 내각에 편향된 인사들만 포함되면서 서방국가들의 인정을 받기 더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종서 기자 jslee@

과도정부 내각은 과거 탈레반 정권 1기(1996~2001년) 및 서방 국가와 20년간 전쟁을 치르는 동안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사람들로 구성됐다. 과도 정부 내각에 임명된 구성원들 33명에는 여성들이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소수민족 출신도 3명뿐이었다.

과도정부 구성인물 대부분이 유엔 제재 받아
미국 평화연구소 소속 전문가인 아스판다르 미르는 과도 정부를 구성하는 인물 대부분이 탈레반 창시자인 물라 오마르와 가까운 사람이거나 이 조직이 처음 시작된 장소인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내무부장관 대행에 임명된 ‘하카니 네트워크’의 수장 시라주딘 하카니를 포함해 총리 대행을 맡은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등 대부분의 인사가 국제 테러리스트로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하카니 네트워크’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고 시라주딘을 테러혐의로 수배 중이며 그를 잡기 위해 최고 1000만달러(약 117억원)의 현상금을 제시했다. 시라주딘의 삼촌이자 FBI가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붙인 칼릴 하카니도 난민·송환 장관에 지명됐다. 서방국가들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인사들이 대부분 내각을 구성하면서 새 과도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정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 로한 구나라트나는 “탈레반이 정부를 구성한 방법은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아프간은 앞으로 유엔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탈레반의 새 정부에 대해 “이것은 임시 내각”이라며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 행정부와 국가안보팀의 어느 누구도 탈레반이 세계에서 존경받고 가치 있는 구성원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탈레반)은 어떤식으로든 인정을 받지 못했고, 우리는 그들에 대해 평가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다른 협력국들과 함께 우리는 아프간인의 기본 인권, 특히 여성 권리를 보호해주길 바란다”며 “이 같은 맥락에서 전날 아프간으로부터 들려온 소식은 낙관적일 수 없다”고 탈레반 과도 정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쫓겨 국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9월 8일 자신의 비극적인 최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탈레반이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 등 과도 정부 내각 명단을 발표한 뒤 사실상 정권 회복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안정과 번영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전임자들과 비슷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해 후회스럽다”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프간 국민께 사죄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난 40년간 아프간을 위해 희생한 국민, 특히 군인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은 카불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진 지난 8월15일 현금다발을 가지고 아프간을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비스밀라 모하마디 전 아프간 국방장관은 “가니 대통령이 조국을 팔아넘기고 갔다”며 인터폴에 구금을 요청했다.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가니 대통령이 도주 당시 1억6900만달러(약 1979억원)를 챙겼다며, 공금 횡령 혐의로 인터폴 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흘 만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성명에서도 그는 “카불을 떠난 것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으며, 아프간에 총성이 울리지 않게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탈출 당시 돈을 챙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는 “아내와 나는 돈 문제에 있어서 양심적으로 살아왔다. 유엔 등 독립적인 기관의 수사도 받을 수 있다”며 일축했다. 지난 8월18일 영상 메시지에서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이번 성명에서 귀국 관련 언급은 없었다. 문화인류학자 출신인 가니는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뒤 아프간 재무부 장관을 거쳐 2014년 대통령이 됐다.

아프간 여성들, 탈레반 과도정부 구성에 반대 시위
지난 9월8일 카불과 아프간 북동부의 바다흐샨 지역에서 수십 명의 여성들이 앞으로 아프간을 통치할 탈레반 과도정부 구성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다. BBC는 이들은 여성 장관이 없는 정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가 해산되기 전 일부 여성들은 구타를 당했다고 BBC는 전했다. 현지 언론인 ‘에틸라아트로즈’는 일부 언론인들이 집회를 취재했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시위를 하려면 허가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불법시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9월7일에는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들이 탈레반에 여성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탈레반은 이를 진압하기 위해 공중에 발포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 6년 탈레반 집권 시기(1996~2001년) 때와 달리 미군 주둔 시기를 거치면서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탈레반은 여성의 스포츠 경기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9월8일 탈레반 문화위원회 아마둘라 와시크 부대표는 호주 SBS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여성에게 스포츠는 부적절하며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와시크 부대표는 크리켓 경기를 예로 들어 “여성의 얼굴과 몸이 가려지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슬람은 여성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미디어 시대로 사진과 영상이 있다. 사람들이 이것들을 본다”면서 “이슬람과 이슬람 토후국은 여성이 크리켓이나 스포츠를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프간에서는 크리켓이 인기 있는 스포츠다. 탈레반은 남자 크리켓 대표팀의 경우 연말 호주에서 열리는 시험경기 참가를 승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탈레반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려던 기자들을 감금, 폭행하는 등 언론 탄압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9월9일 BBC 등 외신들은 아프간에서 기자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진과 영상이 SNS에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기자는 BBC에 “여성들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찰서에 강제로 끌려가 폭행을 당했다”며 “두 손에 수갑을 채운채 방망이와 전선으로 무자비하게 때렸다”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기자는 “사진을 찍고 있는데 탈레반이 카메라를 빼앗고 내 머리를 발로 찼다”고 말했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아프간 카불에서 여성들의 인권 시위를 취재하다 탈레반에 구금된 뒤 풀려난 언론인이 최소 14명이라고 밝혔다. 이들 언론인 중 적어도 6명은 체포나 구금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SNS 등을 통해 올라온 사진과 기자들의 증언은 탈레반의 폭력성과 언론 탄압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을 장악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슬람 가치를 존중하는 선에서 언론 활동이 독립적으로 이뤄지길 원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언론의 취재가 극도로 통제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지난 9월7일 과도정부 구성 발표 이후에도 언론인에 대한 폭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간의 한 원로 언론인은 “아프간에서 언론 자유는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언론을 통해 탈레반을 비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는 탈레반에 대해 “기자 감금을 중단하고 언론이 보복의 두려움 없이 일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 아프간 문제 두고 치열한 외교 전쟁
미국과 중국이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처리를 두고 사상 유례없이 치열한 외교전쟁을 벌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주변국 외교장관과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아프간을 도울 것을 촉구하자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선진 20개국(G-20) 외교장관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아프간에 “보다 투명한 정부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양국 외교 담당 장관이 주변국과 동맹을 규합하는 등 세몰이에 나서며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것. 지난 9월8일 왕이 외교부장은 아프간 주변국 회의를 열고 “미국과 그 동맹국은 아프간에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화상 회의 방식으로 주변국 외교장관 회담을 주도했다. 이란,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외교장관이 이 회의에 참석했다. 왕 부장은 회의에서 “우리는 아프간 문제의 역사적 경위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은 아프간과 관련 교훈을 얻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그 동맹은 아프간 문제의 원흉이다. 이들의 개입에도 지난 20년간 아프간 내 테러 세력은 제거되지 못했고 오히려 늘었다. 이들은 어떤 나라보다 아프간에 경제, 민생, 인도적 지원을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중국은 아프간을 힘껏 도울 것이라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중국은 300만 도스의 코로나19 백신 등 모두 2억 위안(약 361억원)의 식량과 월동물자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특히 “탈레반이 테러 세력과 관계를 완전히 끊으면 중국은 더 많은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독일에서 화상으로 G-20 회의를 주도했다. 그는 화상회의를 주도한 뒤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은 새 정부 구성과 관련 국제적 정당성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국제적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보편타당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고 여성 인권도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탈레반이 새 정부를 구성하는데 다른 정파를 포함하지 않고, 여성도 배제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공동 기자회견을 했던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탈레반을 제외하고 어떤 단체도 포함되지 않은 임시 정부는 국제 협력과 아프간의 안정을 위해 좋은 신호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각에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새 정부의 미래가 낙관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카타르에 아프간 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아프간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향후 아프간 사태를 어떻게 처리할 지를 두고 동맹국과 주변국을 규합하는 등 치열한 외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주요 7개국(G7)이 아프가니스탄 정세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 예정인 회의에 중러를 초청할 의도가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반면 중러는 해당 회의에 불참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10일 미국의소리방송(VOA)는 일부 G7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중국과 러시아를 초대하기를 원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이 회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NHK과의 인터뷰에서 “다음주 개최될 예정인 G7 외교장관회의에 중러를 초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애초 지난 9월8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아직 개최되지 않았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9월7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는 프랑스와 독일 정부로부터 아프간 관련 외교장관 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메지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는 해당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간섭적으로 해당 회의에 참석할 의향이 없음을 드러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월8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각국이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자회의를 개최하고 다양한 구상을 내놓고 있다”면서 “중국은 G7의 관련 회의 개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이런 회의는 단순히 개최를 목적으로 한 회의가 돼서는 안 되고, 이를 계기로 책임을 전가해서도 안 된다”면서 “실효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프간 상황과 관련해 중러는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러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다면 국제사회는 아프간 사태 해결에 큰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탈레반, 중·러 고위급 대표단 아프간 초청 계획 밝혀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정파 탈레반이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대표단을 아프간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아프간 고위급 대표단이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 지난 9월8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샤힌 대변인은 탈레반 새 정부가 발표됐을 때 초청장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의제에 올라와 있었다고 했다. 샤힌 대변인은 “우리 군이 카불에 진입 했을 때 우리는 중국 대사관과 접촉하고 있었으며, 중국 외교관들은 24시간 동안 우리와 접촉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시설과 보험을 제공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샤힌 대변인은 다시 한 번 중국이 제안한 ‘일대일로’구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중국이 나서기를 바라며 인도적 지원 제공을 통해 아프간인들을 돕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샤힌 대변인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이슬람 독립국가 건설를 목표로 하는 이슬람교도 테러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구성원들은 이미 탈레반의 경고 아래 아프간을 떠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인원들도 아프간 어떤 곳에도 머무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나쁜 일’을 할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다. 샤힌 대변인은 ETIM 등 조직이 아프간의 어떤 지역에서 훈련(자금모집·병력동원 등)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며, 샤힌 대변인이 알기로 현재 아프간 어디에서도 이런 행동은 없다고 했다. 그는 탈레반이 이런 정책을 하는 것은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탈레반은 아프간 재건과 국민생활 향상 보장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샤힌 대변인은 ‘만약 중국이 이 국가의 ETIM 구성원을 중국에 인도해 달라는 요구를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샤힌 대변인은 탈레반의 정식 정부는 이달이나 이달 말께 설립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아프간 내각은 국가 권력 공백을 메우고 조직 재건을 위한 임시 정부라며 현재 임명된 ‘대리 장관’으로 ‘정식 장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샤힌 대변인은 아직 많은 장관 등 직위가 공석이라며 이 자리는 앞으로 적당한 고려를 통해 임명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탈레반과 다른 정치세력의 협상은 아직 진행 중으로 만약 합의에 도달하면 임시 정부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이 정식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을 수도 있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보편적으로 봤을 때 탈레반 신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인정받고, 정상적신 국제 교류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샤힌 대변인은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이게 현재 상황”이라며 다만 탈레반은 일부 아프간에 우호적인 국가들이 탈레반의 국가 건설을 지지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 업무에 집중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또 아프간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안정을 유지하며 아프간 사람들의 평화 공존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 샤힌 대변인은 아프간 재건을 돕는 것이 서방 국가의 도덕적 책무라며 만약 그들이 이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아프간 국민을 도울 의사가 없다는 것이고, 인권과 인도주의에 관한 그들의 가치관한 공허한 구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 등 아프간 자금 지원 전면 중단
해외에 동결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아프가니스탄 자산을 서방세계가 탈레반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은 이 같은 조치가 아프간 경기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보라 라이언스 주유엔 아프간 특사는 9월9일 “아프간 경제 및 사회 질서 붕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선 해외 동결된 아프간 자본의 신속한 자국 내 유입과 이를 탈레반이 오용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스 특사는 그렇지 않을 경우 수백만명 아프간인들을 가난과 굶주림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아프간은 수 세대 동안 후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인권, 성별, 테러 분야에서 이전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는 진정성과 유연성을 보여준다면 향후 몇 달간 아프간 경제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을 압박해 탈레반의 아프간 침공 사흘만인 지난 8월18일 아프간에 대한 6억6000만달러(약 5394억원) 배당을 차단했다. 같은달 25일엔 세계은행(WB)이 아프간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더욱이 미국 재무부는 지난 9월3일 탈레반에 대한 제재나 이슬람 단체의 국제 금융 시스템 접근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은 탈레반 정부의 합법성을 부인하며 금융 제재를 본격화 했다. 이같은 국제적 원조 중단에 아프간은 현재 달러 부족으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아울러 가뭄으로 인한 식량 위기까지 더해져 아프간은 존립 위기를 맞았다. 이에 러시아와 중국은 아프간 해외 자산 동결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겅솽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표는 “아프간 자산은 탈레반 위협 및 구속을 위한 지렛대가 아니라 아프간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인접 국가들이 탈레반 장악 이후 테러리즘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9월9일(현지시간)은 이란 외무장관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이 중국,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아프간 주변국들과 함께 ‘아프간 인접국 외교 수장 회의’를 열었다. 아미르 압돌라히안 장관은 이날 1차 회의에서 “아프간의 마약 밀매 방지와 인도주의 허용 등을 위해 주변국들이 포용적 정부 구성을 일제히 강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테헤란에서 직접 차기 회담을 주최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탈레반에게 포괄적 정부 구성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아미르 압돌라히안 장관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간의 혼란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이 아프간 국민들과 세계 여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400만명의 아프간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다”며 “이란에 있는 아프간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또 이란은 아프간 내 회담이 진전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간 인접국들에게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칠 테러 확산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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