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정기철 기자) 서울시민 1 명의 1일 물 사용량은 293.1L로 10년 동안 8.4L 증가했다.

수돗물 사용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물 절약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실제 아껴 쓴다고 응답한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 달 서울시민의 수돗물 사용량과 물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분석한‘서울시민의 물 사용량 변동요인에 따른 상수도 대응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급수인구 및 기후 변화, 물 사용습관 등의 요인이 향후 서울 시민의 물 수요량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수돗물 사용습관과 인식조사 결과를 분석해 향후 효율적인 물수요 관리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됐다.

1인 당 1일 물 사용량 1인 가구 가장 많아

서울시민 1 명이 1일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의 양(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의 합계)은 2010년 284.7L에서 2019년 293.1L로 10년 동안 약 8.4L(3%) 늘어났다.

1인당 연간 약 3톤의 수돗물 사용이 증가한 것이다 (표1 참고). 절수기기의 효율 증가, 누수율 2.4%p 감소(‘10년 4.2%→‘19년 1.8%) 등의 요인에도 불구하고 4인 이상 가구의 감소와 1·2인 가구의 증가 및 생활수준의 향상이 사용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판단된다.

▲ (표1) 서울시 수돗물 사용량 현황 분석.

이와 관련 2018년 서울시 ○○구 소재 아파트 1,825세대 4,679명을 대상으로 가구별 물 사용특성을 조사한 결과 1인 당 가정 내 하루 물 사용량(Liter per Capita Day, LPCD)은 평균 222L로 △1인 가구 438L △2인 가구 266L △3인 가구 191L △4인 가구 176L로 나타났다.

1인 당 1일 물 사용량은 가구별 구성원수가 증가할수록 세탁기·싱크대 등의 공동 사용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1인 가구에서 2인 가구 증가 때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거주면적에 따른 1인당 1일 평균 물 사용량은 각각 266L(48㎡), 206L(78㎡), 199L(108㎡)로 면적이 증가할수록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1·2인 가구는 거주하는 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1인 당 1일 평균 물 사용량이 대체로 증가했지만 3인 가구 이상에서는 거주하는 면적에 관계없이 유사한 양을 사용했다.

미국과 캐나다 주요도시의 1인 당 1일 평균 물 사용량이 절수기기의 효율 등으로 262L(1999년)에서 222L(2016년)로 15% 감소한 것과 대조돼 물 수요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증 수돗물 사용량 영향 미쳐

서울의 수돗물 사용량은 △급수인구 및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급수인구는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약 45만 명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1~2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체 가구 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때문에 2030년 1일 최대 급수량은 360만㎥으로 2020년 1일 최대 급수량 362만㎥에서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의 경우 기온이 평균 10℃ 상승할 때 1일 전체 생산량은 10만 톤, 1인 물 사용량은 약 10L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평균 생산량은 1월 최저 306만㎥, 7월 최대 336만㎥으로 기온과 계절적 요인에 따라 약 29만 톤의 차이를 보였으며 1인 1일 평균 물 사용량은 29.1L의 차이를 기록했다.

또 코로나19 이전과 진행 중(‘16~현재)의 물 사용량은 용도별 변화가 컸다. 가정용은 4.2% 증가, 일반용2021 October 3은 10.8% 감소, 욕탕용은 47.7% 줄어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가정용 수돗물 사용량이 증가했고 사회활동의 위축으로 일반용(영업용) 수돗물은 사용량이 감소했다.

지역별 특성에 따라 상업·업무 밀집 지역의 사용량은 감소하고 주거 밀집 지역은 증가하는 등 물 사용패턴이 현저히 달라져 코로나19 지속 때 향후 물 수요와 공급에 정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용 수전이 많은 종로(-10.2%)와 중구(-16.2%)는 사용량이 감소했고 주거 밀집 지역으로 가정용 수전이 많은 송파구(+5.5%)와 강동구(+6.3%)는 사용량이 증가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58.8% 물 부족 국가 인식

서울시는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물 사용량과 패턴 및 물 사용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만 30세~59세 이하 기혼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패널 조사로 2020년 6월10일부터 17일까지 1주 일 간 실시했다.

‘물 사용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는 1일 평균 샤워 0.9회(평균 17.5분), 세면 4.1회(평균 5.5분), 설거지 2.7회(평균 15.1분), 양치 3.3회, 변기 4.3회를 이용하고 세탁은 1주 당 4.4회를 한다고 답변했다.

▲ (표2) 우리나라 물 사정에 대한 인식.

‘우리나라 물 사정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58.8%가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인식했다.

2016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6%가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인식했던 것에 비해 12.8% 감소해 물 부족 인식이 다소 약해졌다는 분석이다(표2. 참고).

물 절약 필요성 91% 실제 아껴쓴다 33%

‘물 절약’과 관련해 응답자의 91.1%는 물을 절약해야한다고 인식했으나 실제로 물을 아껴쓴다고 응답한 사람은 33.1%에 그쳤다. ‘절수기기가 물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80% 이상이었다.

서울물연구원은 고효율 절수기기 보급 활성화를 통해 물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접근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문조사결과 절수기기를 보편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절수기기 설치비용의 일부 지원(43.5%) △관련 제품 및 구입에 관한 정보 제공(24.2%) △절수기기의 가격 인하(15.4%) 순으로 응답했다.

정수기·비데·식기세척기 등 가정용 물 사용기기가 다양해짐에 따라 소비자가 고효율의 기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도 분석됐다.

현재 수도법 제16조에 따라 에너지소비효율등급에‘물 사용량’을 제 15조 4항에 따라 절수설비(수도꼭지 및 변기)에‘절수등급제’를 표시하도록 돼 있지만 형식적인 표시에 그쳐 소비자가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혜정 서울물연구원장은“우리나라의 가용 수자원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등 향후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절약의 차원에서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물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해와 공감의 저변을 넓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