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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2021년 09월 07일 (화) 15:33:13 이은주 한의사 webmaster@newsmaker.or.kr

                                                      이은주 박사 / 생태주의 건강 성생활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연어사리 떼가 즐겁게 합창을 하면서 계곡을 따라 흘러내려갑니다. 얕은 여울 돌틈에서 깨어나 맑은 물을 마시며 살았지만, 덩치가 커지면서 얕은 물이 불편해져 물이 가는 곳을 따라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덩치만 커진 것이 아니라 머리도 커졌지요. ‘물은 어디로 끝없이 흘러가는 걸까.’ 호기심이 생긴 것입니다.

이곳저곳 여러 계곡으로부터 흘러나온 물들이 모이면서 냇물은 폭이 넓어지고 깊이도 깊어집니다. 유영하기가 자유로워졌습니다. 계곡에서는 보지 못하던 새로운 생물들도 많이 나타납니다. 먹이가 풍성해지고 친구들도 많아졌지요. ‘여기가 강인가 보다.’ 물 따라 흘러내려오길 잘했다 싶습니다. 강으로 모이기 위해 물들은 이렇게 흘러왔나보다. 연어사리들은 제법 물고기의 태가 납니다. 수영도 더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물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흐릅니다. 더 갈 데가 있다는 듯, 어디론가 바삐 흘러내려갑니다. ‘아직도 더 큰 물이 있는 것일까?’
쑥쑥 자라나는 몸은 이제 싱거운 강물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무언가 짙은 맛을 원하는가 봅니다. 본능으로 알아챕니다. 새로 분비되기 시작한 호르몬이 짙은 맛을 찾아 떠나라고 독촉합니다. 강물의 흐름을 따라, 몸 속 호르몬의 명령에 따라, 연어사리들은 다시 유영합니다. 물은 더욱 깊어지고 먹이는 더욱 많아집니다. 물론 천적도 더 많아졌지요. 쫓기다시피 흘러내려간 끝에 깊이를 잴 수 없는 큰물에 이릅니다.

‘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이제는 노래 소리도 굵직합니다. 드디어 바다입니다. 그동안 불쑥 나타나 무리를 집어삼키는 천적들에게 많은 형제들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은 연어사리들은 그만큼 강해집니다. 더 이상 연어사리가 아닙니다. 올챙이가 자라나 꼬리를 잘라내고 개구리가 되듯, 연어사리들도 뒷글자를 떼어내고 연어가 됩니다.
‘이제 물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하지만 바다는 더 이상 길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물길이 정해져 있을 때는 나아갈 방향을 알기가 쉬웠지만, 너른 바다 앞에서는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길을 잃은 것일까요?
하지만 연어들은 방황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앞서 나가기 시작하고 무리들이 뒤를 따릅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먼 바다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들 자신들은 모르지만, 그 물길은 일찍이 부모 연어들이 헤엄쳐 갔던 길입니다. 그들의 부모들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이 물길을 헤엄쳐 갔고, 또 몇 년이 흐른 후에 이 길을 따라 돌아왔습니다. 그들 또한 그럴 것입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이 순환의 습성은 신비롭습니다. 마치 조상들로부터 지도를 물려받기라도 한 듯, 연어들의 여로는 정확히 반복됩니다. 적어도 수천 년을 그렇게 해왔을 것입니다.
연어만이 아닙니다. 나일강을 벗어나 바다를 건너고 돌아오는 바다악어들의 여로, 북태평양에서 무려 2만 킬로미터를 회유하는 귀신고래, 참치, 다랑어들. 하늘에는 계절따라 역시 수만 킬로를 오가는 철새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이끄는 ‘네비게이터’는 자연 속에 있습니다. 머릿속에 들어있는 감각기가 자연의 신호들을 읽으며 길을 찾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 신호들(기후, 기온, 수온, 공기, 바람, 염도 등등)이 바뀌면 이 네비게이터 시스템은 오류를 일으키거나 다른 길을 찾아주게 될 것입니다. 날아오던 새가 날아오지 않고, 돌아오던 물고기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시스템에 고장이 일어났음을 감지해야 합니다. 보지 못하던 어류나 조류가 나타나기 시작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류는 이미 수많은 신호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심상치 않습니다.
그 변화가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합니다. NM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한국밝은성연구소 원장] 

▲ 이은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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