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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 높아야 좋은 건축물들이 실현된다”
2021년 09월 07일 (화) 15:07:12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박창근 강원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박창근 교수는 지난 7월 춘천시 제2대 총괄건축가로 위촉됐다. 춘천시는 지난 2019년부터 지역 내 건축물의 품격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괄건축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황인상 기자 his@

춘천시 제 2대 총괄건축가로 위촉된 박창근 교수는 2년 간의 임기 동안 춘천의 도시문화 공간 전반에 대한 정책 제안과 공공 건축물의 기획, 설계 업무에 대한 조정과 자문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박창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사회적 교류 일어나는 가로공간에 주목하다
서울대와 미시간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박창근 교수는 건축가로서 독립 후의 첫 결과물이었던 인천주택, 세곡동주택, 부암동주택, 집주인이 청산청우라고 이름 지었던 춘천 고은리주택 그리고 방이동에 지은 집합주거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와 신문로2가의 출판사 일조각 사옥, 남양주 영진본정형외과, 테헤란로의 오피스시설인 라이언타워 등을 비롯해 화천의 카누경기시설, 그리고 양구의 DMZ야생동물생태관 등의 공공건축물의 설계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에는 대한건축학회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 박창근 교수

현재 박 교수는 ‘길과 건축’이라는 주제로 도시와 건축에서 이동과 사회적인 교류가 일어나는 중간영역인 가로공간에 대한 고찰을 이어가고 있다. 박창근 교수는 “강원대학교에 접해 있던 미군부대 부지에 계획했던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밸리와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계획한 열방대학교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진행하면서 개개의 건축물보다는 여러 개의 건물을 배치하는 마스터플랜 작업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이동의 공간은 공적인 공간으로 도시에서는 가로와 광장. 건축에서는 복도나 홀, 로비 등의 공간이다. 실제로 건축가의 아이디어가 집중되는 곳은 이러한 이동의 공간으로 이동의 속도를 적절하게 제어해서 사회적인 교류가 잘 일어나는 공간 만들기에 아이디어를 집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창근 교수의 건축 작업에 있어 자양분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창근 교수는 독서와 틈틈이 다녔던 도시·건축 여행이 건축활동에 있어서 큰 자산이 되었다고 말한다.

좋은 공간, 장소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도시를 여행하며 박창근 교수가 느낀 것은 ‘대한민국은 주택업체들이 주거를 문화가 아니라 사업적으로만 판단하여 진행하기 때문에 경제력에 비해서 주거문화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현재도 우리나라에서는 일자형아파트, 타워형아파트, ㄱ자형 아파트 등이 시대별로 획일적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주거지의 외부공간은 잘 조성된 조경공간으로만 생각하여 주민들의 사회적인 교류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공간구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박창근 교수는 ‘도시집합주거의 배치계획에 관한 연구’라는 학술논문을 통해서 다양한 주거동으로 이루어진 위계적인 외부공간의 구성에 대한 제안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다양한 지면과 매체를 통하여 도시주거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실제로 주거지 디자인을 제안해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춘천시 총괄건축가로서 느끼는 책임감도 막중하다. 인구감소 시대에는 도시가 팽창하던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도시디자인의 방식이 필요한데 춘천에서는 지난 20년간 팽창정책의 일환으로 외곽지역에 많은 고밀도 집합주거지들이 생겨나면서 도심의 쇠퇴로 이어졌다. 이에 박창근 교수는 “시가지의 범위를 스마트하게 축소시켜 지속 가능한 콤팩트시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효율적인 도시밀도의 조정도 필요하다. 도심지에 가까울수록 고밀도여야 하지만 현재의 춘천시에서는 고밀도의 외곽주거지 개발로 밀도의 역전이 일어난 상태다. 박 교수는 또한 “외곽지역이나 비도시지역도 각각의 고밀도의 중심지를 중심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면서 “밀도 조정이 잘 되어야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대중교통도 잘 운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심지의 재생이다. 현재 춘천의 중심부는 시청과 명동 지역인데 저녁 8시가 지나면 한적한 분위기로 바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들의 장소가 혼합되어서 24시간 활기찬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

박창근 교수는 “그 중에서도 양질의 다양한 형식의 주거와 일터의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도시리모델링의 방향을 정하여 모든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책적으로 실현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강, 경제적 여유 뿐 아니라 좋은 공간, 장소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박 교수는 앞으로도 자신이 만들어가는 건축, 도시 공간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가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들에게 ‘건축이, 좋은 환경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항상 던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지금까지 ‘건축물’이라는 결과물로서 이를 이루어내는 데에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자신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생각을 대중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고 싶다는 박창근 교수는 “ K-pop, K-food, K-beauty 등 대한민국의 대중문화는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인데 비해 상대적으로 건축문화는 뒤쳐져있다. 오히려 건축보다 건설이라는 개념이 앞서 있는 실정이다”면서 “한국에도 좋은 건축가 많지만 결과적으로 대중들의 건축문화에 이해도가 높아야 좋은 건축물들이 시장에서 실현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이제는 건축가들도 대중을 상대로 한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대중매체에서도 건축문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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