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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할인 제공’ 머지포인트 ‘먹튀’ 논란
법률 리스크 해소 핑계로 상품권 판매 중단
2021년 09월 03일 (금) 14:09:57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포인트 충전 시 이용자에게 20%가량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인기를 모았던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상품권 판매를 중단하고 당분간 서비스를 축소하겠다고 밝혀 이용자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8월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월간 이용자 수는 68만 명에 달한다. 월 거래 금액만 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지포인트는 티몬·위메프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에서 머지포인트 상품권 ‘머지머니’를 20% 할인한 가격에 판매했다. 예컨대 머지머니 20만 원권을 20% 할인된 16만 원에 구입한 뒤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하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카페, 음식점 등에서 바코드로 20만 원어치를 결제할 수 있다. 월 1만5,000원 구독료를 내면 2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별도로 운영했다.

가입자들, 머지포인트 본사 찾아가 환불 요구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지난 8월11일 공지를 통해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터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당분간 축소 운영된다”며 “음식점업을 제외한 편의점, 마트 등 타 업종 브랜드를 함께 제공한 콘사는 법률 검토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머지플러스의 전자금융업 미등록 영업을 지적하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머지플러스는 모바일 상품권 판매업자로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전금업자로 등록을 해야 한다. 머지플러스는 “전금업 등록 절차를 서둘러 행정·절차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4분기 내에 더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먹튀(먹고 튀기)’ 논란이 일면서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머지플러스가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환불 신청 페이지로 접수해 순차적으로 90%를 환불하겠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시기가 언급돼 있지 않아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8월10일 밤부터 피해 규모와 환불 방법 등을 공유하는 내용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게시판에 글을 올려 “환불받았다는 사실을 제3자에게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한 뒤 일부 금액을 환불해줬다고 하는데, 서약서 내용을 보니 진짜 환불해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차후 법정에서 유리한 증거로 사용하기 위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앞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의 사진도 여러 장 공유됐다. 가입자들은 간밤에 사옥 앞에서 수백 미터 이어진 긴 줄을 서서 기다리며 환불 합의서를 쓰고 결제금액을 일부라도 돌려받으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8월12일 밤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가입자들 일부는 환불 합의서를 쓰기도 했다. 회사 측은 환불합의서를 작성한 사람에게 충전 금액의 90%가 아닌 60%(잔여 포인트의 48%)만 환불조치 해줬다. 이용자들이 남은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 이 같은 상황을 모르는 가게를 찾아 머지포인트로 대량 결제하는 사례도 있었다. 정산을 받지 못할 경우 가맹점주들이 그대로 손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월13일 오후 2시 기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0개 소비자단체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1372소비자상담선테에 접수된 머지포인트 관련 상담 접수건은 약 500건을 넘었다. 이날 머지플러스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회사 방문을 통해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으로 인해 전체적인 환불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현장 방문 시 환불 및 지급은 불가하다”고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머지머니를 판매한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연대책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머지포인트 상품을 판매한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갑자기 발생한 대규모 소비자피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 소비자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이번 사건을 보다 더 면밀히 검토하는 등 적극 나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신규 고객이 가입하며 낸 돈으로 기존 고객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폰지 사기’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폰지 사기(Ponzi Scheme)’는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Charles Ponzi)가 벌인 사기 행태에서 유래한 용어로, 투자자들에게 약정한 수익금을 지급하기 위해 2차 투자자를 모집하는 전형적인 다단계 금융사기 방식이다.

권남희 대표 “머지포인트 정상화 가능”
권남희 머지포인트 대표가 서비스 정상화 계획을 알리며 소비자들의 사무실 점거를 지양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8월1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권남희 머지포인트 대표는 “직원들이 24시간 넘게 물도, 음식도 없이 사무실에 갇혀 있다”며 “이용자들이 정상화가 될 때까지 믿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지플러스가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로 영업한 것과 관련, 당국이 수정 가이드를 주면서 포인트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포인트 사용처도 200여 곳에서 20여 곳으로 크게 줄였다. 그러자 선(先)결제한 포인트를 못 쓰게 될까 봐 불안해진 이용자들이 대거 본사로 몰려와 환불을 요구했다. 머지플러스는 홈페이지에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는 구매가격의 90%를 환불해주겠다’며 별도의 환불 페이지를 공지했다. 그러나 돈을 떼일 수도 있다고 우려한 일부 이용자들이 본사를 찾았고 직원들의 퇴근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희 대표는 머지포인트의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머지페이의 출시와 그에 대한 수익화, 기관투자 등이 절차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머지포인트는 지난 8월13일 공지를 올려 “환불은 접수 순으로 순차 처리되며 오프라인 방문 고객들로 인한 업무마비가 환불처리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상화에 애쓸 수 있도록 오프라인 환불은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한 것으로 결정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20% 할인’을 내세우며 인기를 끌었던 머지포인트가 돌연 판매를 중단하고 서비스를 축소하면서 이커머스 업계로 불똥이 튀고 있다. 거래 중개자로서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머지포인트 판매를 통해 쏠쏠한 수익을 본 만큼 도의적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머지플러스는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구입한 머지머니, 머지플러스 구독료 등도 90% 환불해주겠다고 했지만 환불 처리기간 등에 대한 안내가 불분명한데다 먹튀(먹고 튀기) 우려 등으로 환불을 요구하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청원글도 올렸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1만778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티몬, 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등 그동안 머지포인트를 판매해온 이커머스 업계에도 고객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회사의 상품을 판매한 판매처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판매 중개자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머지포인트 판매 시 “본 상품, 거래정보 및 거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내용을 게재한 바 있다. 다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구입해 아직 등록을 하지 않은 포인트의 경우 각 판매처에서 환불을 진행해주고 있다. 이미 머지포인트 앱에 등록한 상품의 경우에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환불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체들이 머지포인트 상품을 판매할 때마다 고객들에게 푸쉬 알람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신규 고객 유치 및 거래액 증가 효과를 봤다는 점을 고려하면 윤리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할 때 3~10%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머지포인트 누적 회원은 100만명을 넘어섰고, 시중에 유통된 머지포인트 발행액은 최소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머지포인트를 판매하기 전에 실무부서에서 머지 측에 전자금융업 사업자 등록 등을 물어봤는데 금융당국과 협의를 하고 있다, 문제없다 등의 확답을 받아 믿고 진행했는데 이런 사태가 터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머지포인트 환불과 관련해 고객 문의가 계속 들어와 상품 구입 후 등록하지 않은 건에 대해서는 환불을 해주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사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머지플러스 정상영업 유도
머지플러스는 2017년 머지홀딩스를 설립한 뒤 2018년부터 머지포인트 플랫폼을 오픈해 상품권을 팔아 가파르게 성장했다. 머지포인트 앱은 소비자가 머지포인트를 상품권 형태로 구매하면 제휴업체에서 현금 대신 쓸 수 있는 방식이다. 머지포인트 앱에서 이미 할인된 프로모션 가격으로 포인트를 구매하고, 현장에서 결제할 때 중복 할인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 6월 기준 대형마트, 편의점, 외식 프랜차이즈 등 200여개 제휴업체, 6만여개 가맹점이 머지포인트와 제휴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월엔 주요 이커머스·유통사 등과 제휴를 맺으면서 월간 거래액도 4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투자유치를 위해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미등록 상태에서 선불전자지급 사업을 하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있었고, 이에 법 위반 가능성을 피해기 위해 음식업종을 제외한 제휴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것이다. 그간 20%에 달하는 할인율을 유지해온 머지포인트는 뚜렷한 수익 구조가 보이지 않아 논란을 샀다.

실제로 높은 할인율에 힘입어 누적 회원 100만명, 일일 평균 접속자 수가 20만명에 달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한 머지플러스는 상품권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원금을 보장할 장치가 전무해 피해가 커졌다. 사용자의 혜택은 다음 상품권 구매자의 돈으로 메꿨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머지플러스의 적자 폭은 커졌다. 머지플러스 측은 늘어난 사용자를 바탕으로 구독모델로 플랫폼을 전환한 후 외부 투자를 받을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어마어마한 피해자가 생겼다. 현재 사용 가능한 곳이 없어 서비스를 정상화하더라도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실제 머지플러스 측은 사업 정상화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성훈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포인트 결제가 결국은 금융인데, 이런 포인트가 신뢰를 기반하지 않으면 결국엔 휴지 조각이 돼버리고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전자금융업법 상 필수적 등록도 하지 않은 무허가 상태로 2년 넘게 영업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뢰가 크게 흔들린다는 점이 문제다. 회사가 도산할 경우 미처 쓰지 못한 고객 선불금조차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의심을 사는 유사금융업체를 2년 넘게 아무 관리 감독 없이 방치한 금융당국도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13일,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면서 ‘폰지 사기’ 논란이 일고 있는 머지플러스를 전자금융업자로 등록시킨 뒤 정상적 영업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우선 머지플러스 측의 대응 및 진행 사황을 모니터링하고, 관계 기관 등과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머지플러스가 전금업자로 등록이 돼 있지 않아 금융당국의 검사 권한은 없는 상황이다. 폰지 사기와 같은 불법행위 등이 있을 경우 수사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불법행위가 없을 경우 금융당국은 머지플러스를 전자금융업자로 등록시켜 정상적인 영업을 유도할 계획이다. 머지플러스도 빠른 시일 내에 전금업자로 등록으르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규정상 직불전자지급수단이나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금 20억 원(전자자금이체업은 30억 원)에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맞춰야 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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