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수 GS 건설 대표이사가 플랜트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해 왔던 공언이 현실로 다가오는 등 GS 건설이 2009년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허명수 대표이사는 이를 예견이라도 하듯 지난해 7월8일 GS 건설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2015년까지 ‘글로벌 톱10’ 건설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주택·건축 비중을 줄이고 플랜트와 발전·환경 등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는 허 대표이사의 국내 부동산 시장 동향에 대한 선견과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의 자신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 허명수 GS건설 대표이사.

허명수 대표이사는 ‘현장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현장을 돌아보기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지금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경영여건이 어려울 수록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회사가 나갈 방향을 직원들에게 알려주면서 함께 공유하는 경영진과 직원들과의 상호 소통의 채널이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지난해 7월에만 고하·죽교를 비롯해 여수산단진입도로, HOU 등과 함께 두바이 LG전자 물류창고, 아부다비 SAP·GDP, 오만 SMP. 카타르 Laffan 프로젝트, 싱가포르 Depot C-911 현장 방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경영으로 위기 극복키 위해
경영진·직원들간 소통 채널 필요“

이 결과 재개발·재건축 지구 등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DTI 적용과 양도세 유예 폐지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의 수주에 비해 해외 플랜트 사업 부문에서의 승부수를 띄워 GS 건설을 명실공히 ‘글로벌 톱10’ 건설사로 키우겠다는 야망을 세우게 된 것이다. 특히 허 대표이사는 GS 건설 플랜트 사업부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에 대한 믿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허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8일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발주 의향서를 받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1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액화천연가스 설비공사에 대해 “설계 구매 시공을 총괄하는 EPC 사업이면서 가스플랜트의 핵심인 처리시설을 우리 기술로 만드는 것이라 의미가 특별하다”고 설명했을 정도다.
허 대표이사의 이같은 기술력에 대한 믿음은 적중했다. 국내 단일 업체로서는 파트너사 없이 최대 규모인 UAE 국영회사의 31억1000만 달러짜리 공사를 따낼 수 있었으며 향후 UAE 국영회사가 발주 예정인 굵직굵직한 프로젝트 참여에도 상당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허 대표이사가 풀어야할 숙제도 녹록치 않다. 우선적으로 해외 플랜트 수주 대부분이 중동에 치우쳐 있어 아프리카와 중남미, 베트남 등지에서의 대형 프로젝트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국내 업체들이 선진국 업체들에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인 단순시공과 구매 조달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과 함께 국내 업체들끼리의 ‘집안 싸움’으로 인한 수주 단가도 문제다.
허명수 대표이사는 GS 건설의 지분 3.62%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LG 전자 EIS 법인장과 GS 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 경영지원본부장, 사업총괄사장(COO)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08년 12월10일 GS 건설 대표이사로 승진하게 됐으며 당시 GS그룹측으로부터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오너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허 대표이사의 경영수업에 대한 높은 평점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