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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과거와 현재의 절묘한 조화 마카오
2009년 01월 02일 (금) 15:00:33 황태일 편집위원 hti@

마카오는 난하이(南海) 연안, 주장(珠江) 하구 서쪽에 있으며, 주하이(珠海)와 인접해 있다. 마카오반도와 타이파섬·콜로아네섬을 포함하며, 면적은 27.3㎢이다. 16세기 중엽 이후 포르투갈 점령하에 있다가 1987년 포르투갈과 합의에 따라 1999년 12월 20일 중국의 주권 회복과 동시에 특별행정지구로 지정되었다. 주민의 60%는 중국 대륙에서 전입해온 사람들이며, 나머지 40%는 현지인들로 이루어져 있다. 총 인구 가운데 중국인이 95.2%, 포르투갈인이 2%, 필리핀인이 1.2%를 차지한다. 언어는 광저우어를 주로 사용한다. 

도박의 천국 마카오?
마카오는 홍콩만큼 기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100년 전 홍콩을 영국에 내주었던 것처럼, 마카오도 포르투갈이 통치했었다. 다른 점은 홍콩이 영국의 일방적인 식민지로 출발한 것과 달리 마카오는 해적을 토벌한 공으로 포르투갈에 자발적으로 조차권을 주었다는 점이 차이다.
   

한때 마카오는 무역항으로 큰 번영을 누렸었던 마카오. 하지만 주장에서 내려온 모래가 하구에 쌓이면서 무역항으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자 경제가 퇴색하기 시작하여 궁여지책으로 도박산업에 손을 대게 된다. 마카오의 상징은 도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도박을 뺀 마카오는 상상할 수가 없다. 마카오 주민의 10%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업에 몸담고 있고 여기서 벌어들이는 돈은 마카오 전체 수입의 30%나 된다. 24시간 문을 여는 카지노는 물론 웬만한 호텔은 모두 도박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들 어둠의 산업으로 그 삶을 이어가는 마카오라 여기지만 이는 겉모습만 보고 속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이다. 마카오 경제에는 카지노 말고도 급속도로 발전 중인 섬유산업과 도시 전체가 문화유적이라고 할 만큼 볼거리가 많은 관광산업이 있다. 현대와 고대가 함께 숨 쉬는 관광자원 마카오는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곳이다.

성 바울 성당
마카오의 얼굴이고 상징인 성 바울 성당은 1602~1637년 사이에 이태리 예수회 선교사들에 의해 설계되고 종교박해 때 나가사키에서 도망쳐온 일본 장인들의 도움으로 건설되었다. 마카오 구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이 건물이 지어지는 동안 중국인들은 중국침략을 위한 요새로 이용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건물 오른쪽에 예수회 건물이 들어섰을 때에야 비로소 자신들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알았다. 성당이 완성되자 사람들은 이곳을 기독교에 헌정된 가장 훌륭한 기념물이라 불렀고 유럽의 군주들이 앞 다투어 축하선물을 보내왔다.

하지만 아름다움을 뽐내던 성 바울 성당도 1853년 불이 나 건물의 정면과 계단, 벽의 일부분을 남긴 채 모든 것을 태웠다. 벽의 일부는 나중에 철거되어 지금은 성당 정면과 계단만 남게 되었지만 이 성당이 얼마나 정성들여 지어진 것인가를 짐작하게 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성당의 꼭대기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청동 비둘기상이 있고 그 주변에는 해, 달, 별들이 돌에 조각되어 있다. 성당의 맨 위쪽에는 예루살렘의 십자가가 있고, 그 아래는 세 개의 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의 벽감에는 여러 성인의 청동상이 들어 있다.

세 번째 단에는 중국을 상징하는 작약, 일본을 상징하는 국화와 천사들에 둘러싸인 성모마리아상이 있고, 왼편으로는 영생의 분수와 16세기 포르투갈 범선, 괴물상이 조각되어 있다. 오른편으로는 생명의 나무와 죽음에 대한 승리를 상징하는 성모마리아에 굴복당한 괴물상, 해골상 등이 있다.

네 번째 단에는 네 명의 성인상이 벽감에 있고 그 아래로 성당으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이 있다. 성당의 정면에 펼쳐져 있는 희고 고운 돌 모자이크 광장은 포르투갈 상인들이 본국에서 배에 싣고 왔던 돌을 이용한 것으로 성당이 건축된 훨씬 뒤에 만들어졌다.

지하에는 17~18세기의 종교예술 작품들이 전시된 박물관이 있다. 나가사키의 순교자들을 묘사한 그림, 순은세공 십자가상, 상아와 나무조각품, 순은 성골함, 종교행렬 때 성인들을 모시는 데 사용되었던 순은 가마, 나무로 조각된 성인상, 정련된 성배와 수많은 성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여인의 거리
성 바울 성당의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마카오의 과거와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여인의 거리에 닿는다. 성당으로 오르는 얕은 오르막길인 이곳에는 중국의 골동품과 금은 세공품, 각종 액세서리와 패션 상품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성당에서 시 평의회 쪽으로는 벤치와 관목, 지구모양을 한 분수대가 있어 휴식공간으로 알맞다. 저녁이 되면 이곳으로 많은 노인이 모여드는데 그들의 행색은 우리나라의 노숙자와 비슷해 불쌍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중국인, 특히 남쪽의 중국인들은 겉모습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허름한 옷차림과 슬리퍼에 고물을 주어 담은 유모차를 끌고 있어도 그들의 생활수준은 상류층이라는 것이 취재진을 안내한 가이드의 설명이다.

여인의 거리는 밤이 깊으면 젊은이의 거리로 변한다.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 춤추는 옛 건축물들이 운치를 더하고 사람들이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나누는 사이 마카오의 밤은 깊어만 간다.

마조각
마조각에 들어서면 향내가 진동한다. 우리나라 사찰에 배어 있는 은은한 향이 아니라 너무 강렬해 답답할 정도다. 소원을 빌기 위해 피우는 향은 종류도 다양하다. 자주 절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름 정도 타는 만리향도 있고 몇 시간 만에 다 타는 향도 있다. 여기에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지전도 태운다.

계단을 오르면서 만나는 바위틈에는 어김없이 제단이 나타나고, 곳곳의 전각에서도 향과 종이돈을 태운다. 중국인들은 보통 1주일에 한 번꼴로 절을 찾는다고 한다.

마조각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는 해사박물관은 포르투갈과 중국 간의 해양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가 마조각을 찾은 날은 마침 휴관일이어서 관람할 수 없었지만 동아시아지역의 항해 전통, 탐험가들의 역사적인 이야기, 배 모형과 항해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내항 주변을 돌아보는 30분짜리 관광코스가 매주 월, 토, 일 그리고 공휴일에 네 차례 출발한다.

국경 관문
중국도 한 번 다녀오면 어떨까. 국경을 넘는 긴장감을 느껴보기 위해 마카오와 중국의 국경인 관문을 넘었다. 중국 주하이와 연결되는 관문은 1849년에 세워졌는데 오래된 마카오의 지도와 사진들이 청, 백의 타일 터널 위의 설명문과 함께 장식되어 있고 매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개방한다.

중국으로 들어가려면 입국증을 쓰고 140달러를 내야 한다. 마카오 주민들은 회향증 없이 건널 수 있다. 관문을 넘으면 주하이 국제공항이 40분 거리, 주하이 서키트가 30여 분 거리에 있다. 주말이면 많은 마카오 사람들이 주하이 놀이동산에서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중국~마카오 간을 통행하는 차들은 중국과 마카오 번호판을 함께 달고 있다. 중국의 물가가 1/3 정도 싸서 마카오 사람들은 전기밥통, 전자레인지 등 전자제품을 중국에 가서 팔고 고기, 야채 등 식료품을 사오는 보따리 무역을 하기도 한다.

마카오 그랑프리박물관
마카오의 또 다른 명물은 ‘마카오 그랑프리’다. 1954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11월 셋째 주에 시가지를 막고 레이스를 펼친다. 마카오 그랑프리는 모터스포츠의 꽃 F1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이다. 마카오 그랑프리 출신 F1 스타는 고인이 된 A. 세나를 비롯해 서키트의 터미네이터 M. 슈마허, M. 하키넨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마카오 그랑프리박물관은 마카오 그랑프리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1993년 11월 18일 문 열었다. 마카오 주민과 관광객에게 마카오 그랑프리의 흥미진진한 역사와 그랑프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열정을 알릴 목적으로 세워졌다.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1954년 첫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우승했던 붉은색 트라이엄프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밖에 A.세나가 1984년 몰고 우승했던 도요다 랄트 RT3, 90SUS 슈마허가 몰았던 폴크스바겐 레이너드 903 등 역사적인 경주차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시뮬레이터를 통해 마카오 서키트를 달려 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마카오박물관과 와인박물관
반나절만 투자해 마카오의 모든 것을 보고 싶다면 ‘마카오박물관’을 찾으면 된다. 성 바울 성당 위편에 있는 마카오박물관은 마카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보여 준다.입구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2m가 넘는 거대한 진시황 토용이 관광객을 맞는다. 기원전 221~207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맞은편에는 이태리 병용 레플리카가 있다. 통로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중국의 문화와 문물, 왼쪽은 포르투갈의 종교와 건축 그리고 배를 전시한다. 기원전 4,500년까지의 생활문화를 손으로 작동하며 확인할 수 있는데 영어, 중국어, 포르투갈어 방송이 나온다. 2층은 마카오와 중국인의 생활상을 인형으로 만들어 놓고, 포르투갈의 부엌과 응접실을 꾸며 놓았다. 마카오 최초의 인쇄기도 볼 수 있다. 맨 위층에는 2차대전 이후의 생활상을 시뮬레이션으로 화려하게 보여주고, 밖으로 나오면 네덜란드 해적을 5회나 물리친 요새다.

포도주의 기원과 현재의 재배지역, 제조공정 등을 사진과 모형으로 전시해 놓은 와인박물관은 1815년산 포도주를 비롯해 750여 종의 와인을 저장하고 있다. 시음은 물론 살 수도 있는데 50달러부터 수백 달러까지 종류가 많다. 마카오에는 이밖에도 400년 전 명나라 때 세워진 관음당, 검은 모래사장이 유명한 학사비치, 교회 등 다양한 문화유적이 즐비하다.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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