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리재로에서 손기정체육공원으로 올라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작가정원 금상‘분홍섬’.

(뉴스메이커=정기철 기자) 5월14일부터 20일까지 국내외 정원작가들이 참여한‘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처음으로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한 국내 및 세계 각국 정원작가들의 수준 높은 전시정원은 ‘정원도시 서울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Link Garden, Think Life)’라는 주제로 박람회 기간 중 조성한 정원에는 다양한 식물과 꽃들로 가득차 있어 나들이 코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상‘분홍섬’꽃댕강내무 등 분홍색 식물로 조성

시는 국제공모에 참가한 19개국 총 80개 팀(국내 50팀·해외 30팀) 가운데 심사를 거쳐 이중 5개 팀(국내 2팀, 해외 3팀 총 7개국, 네덜란드·미국·스페인·영국·콜롬비아·프랑스·한국)을 최종 선정했다.

작가정원 금상을 수상한‘분홍섬’은 만리재로에서 손기정체육공원으로 올라가다보면 가장 먼저 만나는 정원이다.

테오 히달고 나체(Teo Hidalgo Nacher, 스페인)와 데이비드 바르디(David Vardy, 영국)가 조성한 이 정원에서는 커다란 루프 모양의 조형물을 중심으로 꽃댕강나무·수크령·병꽃나무·아스틸베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분홍색 식물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반 발린(Ivan Valin, 미국)과 나탈리라 이체베리(Natalia Echeverri, 콜롬비아) 작가의 ‘기층(基層)+꿰다’가 은상을 수상했으며 홍광호(한국) 작가의 ‘결승선, 자연의 위로’, 원종호·박태영(한국) 작가의 ‘기억을 걷는 시간’, 지거 댈런버그(Zeger Dalenberg, 네덜란드)와 쿠엔티 오브리(Quentin Aubry, 프랑스) 작가의‘공감의 정원(Empathy Park)’이 동상을 받았다.

학생정원 부문 금상은 혜민서 식물치유과 팀(건국대학교)의 ‘2020 종약원’에게 돌아갔으며 초록이 팀(서울대학교)의 ‘I 'CAN' DO IT!’이 은상을 수상했다.

청춘LA 팀(서울시립대학교)의 ‘우리 사이는 이미, 우리 사이의 의미’, 신(新)윤복 팀(서울여자대학교)의‘월야재회’, Studio 205 팀(고려대학교)의 ‘Hyper-LOOP Garden’이 동상을 수상했다.

동네정원 부문에서는 푸릇푸릇 팀의 ‘꽃과 새와 아이들’이 금상을 받았으며 은상은 꽃향기 팀 ‘목련나무 아래서’와 Leafy Leafy 팀의 ‘Well Calming Garden’이 공동 수상했다.

이외 자연사랑 팀의 ‘정원 품은 꽃’, Greener 팀의 ‘푸른 마음’, 엄마의 정원 팀의 ‘발걸음이 멈추는 곳’ 3팀이 동상을 받았다.

팝업가든 부문은 금상에 꽃피는 책방 팀 ‘활짝원’, 은상에 라디에이터 팀 ‘자연경’, 그리고 동상에는 바람이 분다 팀 ‘소망일기’, 99절절 팀 ‘Plan-T-able’, SSAK5 팀 ‘다시 여름 바캉스’가 선정됐다.

세계가족정원 조성에 참가한 외국인 가족 20팀 중에서는 미국팀 해리스 팸(Harris Fam), 인도팀 로터스 팀(Lotus Team) 두 팀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 해외 초청정원 작가 앤드류 그랜트 작품. 싱가포르의 가든스바이더베이를 설계했다.

해외 초청정원에는 싱가포르의 ‘가든스바이더베이(Gardens by the Bay)’를 설계한 세계적인 조경가로 글로벌 조경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앤드류 그랜트(Andrew Grant)가 참여했다. ‘

덩굴의 그물망(The Vine’s Web)’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덩굴을 조형적으로 재현한 정원을 150㎡ 규모로 선보였다.

서울정원박람회 ‘15~‘19년 방문객 400여만 명 유치

‘서울정원박람회’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시와 시민의 연결고리가 돼 생활 속 정원문화와 정원산업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했다.

자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 단순히 일회성 지역축제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서울시 구석구석을 녹색으로 물들이는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가정원 64개소와 시민·주민이 직접 참여한 시민참여정원 341개소 조성 등 다양한 볼거리 제공으로 총 406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다.

올해는 서울의 조경과 정원문화가 세계로 확산되길 기대하며‘서울국제정원박람회’라는 이름으로 국제적 성격의 박람회로 한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 준비했다.

정원의 대중화라는 지향점에 도달하기 위해 시민들의 일상 곳곳에 녹색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시민 안전을 고려하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코로나 시대 맞춤형 전시로 운영하기 위해 개최 대상지를 손기정체육공원·만리동광장·남대문로문화공원·중림동 일대 4개소로 분산했다.

또 시민들의 밀집 및 혼잡도 완화를 위해 현장별 일방통행, 거리두기 준수 등의 동선계획을 마련 운영했으며 많은 사람이 모이는 해설 프로그램을 생략하고 대면 접촉 최소화를 위해 종이 대신 QR 방식의 모바일 가이드북을 제공했다.

그 결과 시민들은 비대면 개별관람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었고 모바일 가이드맵이 잘 구축돼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중집객을 우려했던 ‘정원산업전’은 기존에 대규모 장소에 부스를 설치하는 방식 대신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겨 열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100여 개 기업의 600여 제품을 통해 국내 정원산업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작가정원 은상 ‘기층+꿰다’를 관람하고 있다.

국내 100여개 기업과 600여개 정원소재가 등록된 홈페이지를 통해‘온라인 정원용품전’, ‘온라인 정원시설물전’, ‘온라인 해외산업전’을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오프라인으로는 만리동광장에서 정원산업전과 연계한 모델정원 2개소‘관리하기 쉬운 4색 정원(JJ가든스튜디오)’, ‘키친가든&캠핑가든(김명윤 작가)’을 마련했으며 관련 시공 과정은 공식 정원박람회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총 조회수가 약 4만회로 호응이 굉장히 높았다.

내년부터 개최지 직영공원 등서 지역생활권으로 확산

올해 정원박람회는 지난해 10월 개최를 목표로 준비하던 중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2.5단계가 지속되면서 올해 5월로 정식 개최는 연기하고 비대면 컨퍼런스·온라인 정원문화프로그램만 일부 진행했었다.

국제정원·한국전통조경심포지엄 등의 비대면 컨퍼런스, 반려식물 상담소, 가드너의 작업실 등의 정원문화프로그램, 로고송·UCC 시민공모전, 커스텀포스터 색칠하기 이벤트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시민참여형 프로그램 등으로 준비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피로감이 누적된 시민들에게 도심 속의 정원 체험의 기회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전시정원 조성을 마무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내년부터는 개최지를 시 직영공원·도심권역 주거지에서 지역생활권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도보로 이용 가능한 생활권 정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희망자치구와 협력해 지역생활권에 정원을 늘리고 정원산업전 등은 시에서 주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치유, 사람과 자연의 소통과 교류의 공간인 정원. 앞으로 시민의 일상 속에 정원이 내재화될 수 있도록 정원문화와 산업의 미래를 묻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