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함께 한미FTA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제약 산업이다. 그동안 특허 기간이 만료됐거나 특허보호를 받지 않는 의약품을 복제해 생산하는 제네릭(Generic) 의약품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제약 산업으로선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불가피하다.

▲ 이영돈 센터장은 “세계적인 연구동향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지금부터라도 기초 연구와 의약 연구가 긴밀한 연계성을 갖고 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위한 다각도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 산업의 영세성은 오래전부터 거론돼 왔던 문제다. 외국의 다국적 기업과 비교해 거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한 중소기업 수준의 국내 제약산업계는 그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논의만 거듭해 오다 개방과 맞물려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아주대 GRRC 세포사멸조절 신약개발센터가 신약개발의 물꼬를 트면서 국내 제약 산업계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도출하여 신약개발에 기여
지난 2004년 경기도지역협력연구센터 육성사업 생명공학 분야 사업대상자로 선정된 아주대학교 GRRC 세포사멸조절 신약개발센터는 매년 6억여 원을 지원받아 의과대학 및 공과대학 교수 16명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해양미생물 대사체를 이용한 세포사멸조절 바이오신약개발, 인간 항체를 이용한 세포사멸조절 바이오신약개발을 비롯한 총 8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경기도지역협력연구센터 육성사업은 경기도내 이공계 대학원이 설치된 대학교 및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경기도 지역특화산업의 기술력 제고와 우수인력 양성 뿐 아니라 장기적 측면에서의 연구 활동 지원을 통해 지역산업 및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한 사업이다. 센터는 세포사멸기전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조절하는 약물을 탐구함으로써 이와 관련된 퇴행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의약품의 개발기술기반을 구축, 기술기반을 바탕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여 신약개발에 기여하게 된다. 또한 연구개발과 인력양성, 생명공학 분야 정보의 허브 역할, 지역 산업체 및 지역 사회를 위한 서비스 등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센터는 신경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신약개발, 세포사멸을 조절하는 항체바이오 신약개발, 당뇨병 및 색소 질환과 관계된 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신약개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첨단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 바이오테크 분야의 우수한 석·박사 인력을 배출하고 실무교육 프로그램으로 산업체 인력의 전문화를 추진, 학제간 및 산학협력 연구체계를 통해 생물의약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  바이오 포럼을 설립, 산업 현장의 애로를 종합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사안을 정책화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이영돈 센터장은 “세계적인 연구동향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지금부터라도 기초 연구와 의약 연구가 긴밀한 연계성을 갖고 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위한 다각도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되는 시점”이라며 “세포사멸조절 신약개발센터는 의대·약대·공대 함께 참여하고 있는데다 제약업체·연구소·산업체가 밀집해 있는 경기도의 지역적 이점을 활용할 수 있어 상호 보완적 공동연구를 추진하기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 GRRC 세포사멸조절 신약개발센터는 신경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신약개발, 항암작용을 갖는 단백질 바이오신약 개발, 그리고 당뇨병과 골다공증 등의 대사성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항암치료용 인간 항체 개발 후 기업체에 기술 이전
GRRC 세포사멸조절 신약개발센터는 신경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신약개발, 항암작용을 갖는 단백질 바이오신약 개발, 그리고 당뇨병과 골다공증 등의 대사성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2단계에서는 주로 해양 미생물 대사체와 식물추출물에서 약효성분을 확보하고, 3단계에서는 후보물질을 산업화하게 된다. 이러한 사업을 추진한 결과 센터는 그동안 많은 연구성과를 내놨다. 지난 2008년 특허 출원 9건, 등록 2건, 기술이전 7건, 기술지도 14건 등의 성과를 거뒀으며 특히 항체개발·개량 및 검증에 관한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김용성·권명희 교수팀은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항암치료용 인간항체(항-DR5)’를 개발, 세계적 학술저널인 암연구(Cancer Research)에 발표하고 치료용 항체개발 전문기업인 앱자인(Abxign)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과제책임자인 김용성 교수는 “현재 미국 Human Genome Sciences사에서 개발 중인 항암지료용 항체(HGS-ETR2)등은 양성종양의 세포사멸을 유도하지만 다양한 암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악성종양에는 세포사멸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센터에서 개발된 항체는 기존에 개발된 항체들과는 달리 악성종양에서도 유효하며, 연구팀은 이러한 작용이 세포고사(apoptosis)가 아닌 다른 세포사멸 기작인 자가식작용(autophagy)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결과는 지난 2007년 8월 세계적 학술저널인 Cancer Research에 보고하고 국제 특허를 출원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앱자인에 기술이전을 계기로 차후 다양한 항체공학 기술을 이용한 추가적인 항체 개량을 통해 임상에 들어갈 수 있는 암 치료용 항체 신약개발은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