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조 명승건축그룹회장은 춘천전력IT문화복합산업단지의 기공식을 마친 직후인 22일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곧 외국 출장을 준비 중이며 피곤할 여유조차 없다고 하였다. 대한민국에 세계적인 복합문화공간인 다암예술원의 공사가 드디어 시작됐기 때문이다. 건축가로서, 명승건축그룹의 회장으로서, 또 대한카누연맹의 회장으로서 다암예술원을 통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부문에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그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대담 황인상 국장 his@ / 정리 김형규 기자 khk@

Q. 21일 다암예술원의 서막을 알리는 첫 삽을 떴습니다.
- 공식적으로는 첫 삽을 떴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바우하우스’를 만들겠다는 꿈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지난 7년 전부터 지방의 부지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보지 가운데 한 곳이 춘천의 강촌 지역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세계적인 규모와 수준의 예술에 관한 모든 장르가 들어간 창작 스튜디오인 ‘다암’을 건립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의 반대가 있었고 본인 또한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 그 도전이 가시화된 것입니다.

Q.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복합 문화공간 ‘다암예술원’은 어떤 곳인가요?
-  국내·외의 문화예술 전문가가 전용 공방에서 장기간 창작 활동을 하면서 일반인과의 문화적인 소통을 하게 될 것이며 콘서트홀과 체육시설 등을 통해서 공연과 여가를 즐길 것입니다.
일반인과 관광객은 관람과 체험 그리고 학습을 통해 예술 활동의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며 나아가서는 작업과 직업의 단계로까지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다암예술원은 자연을 이용하여 예술과 문화, 생태도시가 어우러진 완전 환경계획도시입니다. 이러한 다암예술원의 특성을 살려 차후 ‘유엔기후변화회의’를 유치하는 것도 다암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Q. 우리가 예술성을 계발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다암예술원에서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 우리는 항상 예술적 계발을 갈망하지만, 아직 우리 주변에는 예술적 기반시절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다암예술원은 이러한 인간의 예술성 계발에 대한 욕구 해소를 위한 극대화의 노력을 할 것이며 단계적인 맞춤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일 것입니다.
첫째로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예술적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Find your talent!]운동을 벌이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작가의 창작활동을 구경하면서 예술을 접하고 느끼게 해주고, 그러한 예술적 경험을 통해 체험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하며, 그것이 학습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해주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과 분위기를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의 중년에게 예술적 능력, 잠재성을 발견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자기 안의 예술적 능력을 발견할 수 있는 [Meet your serendipity]를 통해 개인에게 내재한 재능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은퇴한 시점의 시기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Reinvent your life]운동을 통해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과 가능성을 예술의 세계에서 성취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Q. 카누 슬라럼경기장과 카누 폴로경기장이 눈에 띕니다.
- 지난 5월에 제8대 대한카누연맹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서 비인기스포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선수들이 운동할 공간은 물론, 대표선수를 선발할 공간마저 부족했습니다. 카누에는 올림픽메달이 16개나 걸려 있지만 그동안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9월 테헤란에서 있었던 아시아카누선수권에서 금메달 두 개를 따내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고 인프라 구축에 힘쓰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이러한 엘리트 스포츠는 물론 일반인들도 카누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암예술원에 경기장시설을 추가로 설계한 것입니다. 현재 카누를 사랑하는 사람의 모임인 ‘카사모’를 조직, 회원 수가 100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최근 4대강 사업을 정비하면서 자전거 길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강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카누 같은 스포츠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물 위의 자전거가 바로 카누인 셈이니까요.

Q. 건축가이면서 현재 카누연맹회장은 물론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 국민체력센터 이사장으로 체육계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스포츠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건축 덕분입니다. 스포츠 시설을 많이 설계한 인연이라 할 수 있어요. 설계가 끝나도 건축주들과 같이 어울리고 대화하며 친분을 잇다 보니 어느덧 자연스레 스포츠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Q. 이순조 회장께서는 예술적인 감각도 매우 뛰어나십니다.
- 건축가는 감성을 바탕으로 예술가의 창작 활동과도 그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예술적 감성은 미군정시절 군정청에서 여경으로 재직하셨던 어머니와의 편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께서 젊은 시절의 예술가로서 가져야 할 감성을 끌어올렸다면, 건축가로서의 이론적 토대를 완성시켜준 것은 한양대 건축과 명예교수로 계신 유희준 스승님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Q. ‘다암예술원’을 위해서 특별하면서도 다양한 준비를 하셨는데.
- 그동안 다암예술원의 운영 노하우를 얻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보았지요. 현재 회사 1층에서 운영하고 있는 ‘클럽&갤러리’가 그것인데 2008년 여름부터 석 달간 이 레스토랑을 리모델링하고 고급 음향장치 시설에 투자하며 한동안 ‘올인’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월 ‘갈라말토(Gala Malto)라는 문화행사를 열며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시 공간과 강연 및 공연 공간, 그리고 좋은 음식도 즐기는 만남의 공간을 운영하면서 작품 활동과 연계된 비즈니스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Q. 앞으로 ‘다암예술원’을 통한 계획이 있다면?
- 그동안 명승건축그룹을 통해 건축가로서 해외시장진출의 꿈을 이뤘다면 예술가로서의  해외시장 진출도 꿈꾸고 있습니다. 다암예술원에는 세계 각국에서 500여 명의 마에스트로를 상주시켜 예술 활동을 도울 것이며, 이러한 예술의 거장들과 함께 예술품을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다암예술원을 통해 ‘세계를 감동시키는 작업’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전설적인 아이스하키선수인 웨인 그레츠키의 'You should to where the puck is going to be.'라는 명언을 가슴에 항상 새기고 있다는 이순조 회장-. 그레츠키의 명언처럼 미래에 대한 통찰로 ‘문화 선구자’ 역할을 해온 이순조 회장의 행보가 앞으로도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