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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새로운 수장으로 문재인 대표
민주 계파 간 화합 이끌어낼 수 있을까
2015년 03월 05일 (목) 11:17:5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지난 2월8일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문 의원은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8전당대회(제1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45.30%의 득표로 박지원(41.78%), 이인영(12.92%)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박 의원과는 3.52% 포인트 차에 불과한 진땀 승리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년간 당을 이끌 새 수장으로 문재인 대표를 선출했지만 문 대표 앞에 놓인 숙제는 만만치 않다. 문 대표는 이날 승리로 대선 가도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으나 ‘진흙탕 전당대회’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영남·친노(친노무현)계와 호남·구(舊)민주계 간 화합을 이끌어내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당내 갈등 수습 못하면 야권 두 동강 날 수 있어
이번 전당대회는 친노계의 수장인 문 대표와 호남 및 구민주계를 상징하는 박지원 후보가 나서 선명한 대립 구도를 보였다. 두 후보는 전당대회 내내 사사건건 충돌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양측 간 지지율도 박빙을 유지하면서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졌다. 실제 문 대표와 박 후보 간 최종 득표율 격차도 단 3.52%포인트에 불과했다. 전대 과정에서 과거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에서부터 비롯된 양측 간 뿌리 깊은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문 대표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계파 논란을 확실히 없애겠다”고 했다. 그러나 비노 진영 내에서는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의 골을 드러내고 있다. 새 지도부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자칫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비노 진영 내에서 고조되고 있다. 신임 당 대표가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화합을 이끌지 못한다면 야권이 또다시 두 동강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권 대선 후보를 지낸 정동영 전 상임고문은 이미 탈당해 진보 재야 인사들의 신당 추진체인 ‘국민모임’에 합류했다. 국민모임은 4월 보선에서 세 곳(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을)에서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보선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통진당 소속 전직 의원들도 출마를 선언했다. 정의당까지 포함하면 선거구마다 4명의 야권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 선거구는 전통적인 야권 우세 지역이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당선자를 내지 못하면 곧장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문 대표는 “원칙 없는 야권 연대를 하지 않겠다. 우리 힘으로 이기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국민모임 정의당 등의 도전으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 현안도 산적해 있다. 여야는 지난해 말 지도부 회동에서 5월 초까지 공무원연금 개혁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아직도 자체 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첫 공개 행보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월9일 당 대표 당선 후 첫 공개 행보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파격’을 선보인 것을 문 대표 측은 이렇게 평가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개인적으로라도 참배하겠다는 뜻을 굳혀 왔다”고 한다. 문 대표는 방명록에 “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입니다.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꿈꿉니다”라고 적었다. 문 대표 측의 인식을 종합해 보면 이날 행보는 ‘국민 통합, 역사와의 화해’ 측면에서 선택된 것이었다. 그러나 야권 내에서는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오랜 전통을 거스르는, 정치적으로는 용인되지 않은 ‘돌출 행동’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당사자의 의도와 해석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신임 최고위원들은 참배 자리에 모두 빠졌다. 문 대표와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 등 일부만 참석하는 반쪽짜리가 됐다. 문 대표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중도로의 확장이 녹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들이다. ‘파격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일회성 정치 행위’로 간주돼 중도 표심을 움직일 정도의 파괴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며칠 만에 결정된 즉흥적인 논의 과정에 진정성마저 의심하는 쪽도 있다. 진보 진영은 이날 문 대표의 행보를 ‘기습 공격’처럼 받아들였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건국과 산업화를 들먹이며 자랑스러운 전임 대통령 운운하는 문 대표의 평가는 뉴라이트의 역사 인식을 방불케 하는 놀라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홍보위원장은 “왕조도 아닌데 전직 대통령에게 머리 숙일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면 무명용사 묘역에 헌화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했다. 이날 현충탑 참배 뒤 이·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참석하지 않은 새정치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톨레랑스(관용)는 피해자의 마음을 더 먼저 어루만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지금은 당의 지지와 결속이 중요하고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하는 행보가 필요하다. 대선 국면에 필요한 전략적 행보는 조금 천천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중도표 확장 측면에서의 실효성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행보가 일회성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중도 행보가 뒤따라야 하는데, 과연 ‘정책’에서도 지속적으로 중도를 채택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서다. 문 대표의 행보를 우클릭의 시작으로 보고 ‘기대감’을 높여 갈 중도우파의 욕구를 마냥 충족시켜 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용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거짓말을 했다’고 일관되게 비판했다”면서 “문 대표가 중도 행보를 지속하지 못할 때 뒷날 대선에서 이날 참배에 대해 선거용이라고 비난받는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걱정”이라며 복잡다단한 심경을 드러냈다.

당선 직후부터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 선포
‘문재인호(號)’는 당선 직후부터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증세와 복지 문제 등을 놓고 향후 대여 관계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 내부적으로는 분열된 당을 추스르고 4·29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스러운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문 대표는 2월9일 제1야당 지도부로는 최초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오랜 야권의 금기를 깨면서 중도·보수층 끌어안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는 당선과 동시에 ‘강하고 선명한 야당’을 내걸었다. 그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정권에 경고한다”며 “민주주의와 서민경제를 계속 파탄낸다면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세 없는 복지 논쟁, 법인세 인상 및 부자 증세,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앞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원만한 대여 관계를 추구했었는데, 앞으로는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기싸움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이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란 등을 거치면서 이미 박 대통령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웠다. 문 대표가 유력한 야권 차기 대권주자이고,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점 등을 감안하면 제1야당의 야성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문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총·대선 플랜이 슬슬 가동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표는 현장투표 직전 마지막 연설에서 “우리 당을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확 바꾸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표가 대여 전선을 펼치기 위해서는 내부 단결을 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대 과정에서 친노무현 대 비노무현, 영남 대 호남 프레임이 두드러지며 후보 간 신경전이 치열했다. 문 대표와 박 의원은 다른 정당 소속인 것처럼 치고받았다. 박 의원은 낙선 후 “전대 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표에게 당 통합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문 대표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인식한 듯 계파 청산, 용광로 정당 등을 다짐했다. 곧 있을 당직 인사나 4월 보궐선거 공천에서 문 대표가 ‘탕평’에 성공한다면 찢어진 당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다. ‘친노 패권주의’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비노 진영을 달래고, 당명 변경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던 안철수 의원과 화합하는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반대로 조기에 당내 갈등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당 외부의 원심력이 이번 보궐선거부터 시작해 내년 총선까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아침소리가 2월9일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아침소리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언급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협박이며 국민에 대한 으름장에 다름없다고 판단, 문 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태경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하 의원은 “과거 문 대표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비난과 이번 ‘전면전’ 발언 등을 종합하면 문 대표는 자신이 운동권 대표인지 제1야당의 대표인지 아직도 구분을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의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는 국민통합을 위한 일보전진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국립현충원에 함께 간 최고위원들의 불참과 ‘전면전’ 발언으로 그 진정성이 퇴색됐다”고 평가했다.

여야 대표 첫 회동서 여야간 협력 강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선출 이후 여야 대표가 지난 2월9일 첫 회동을 가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신임인사차 새누리당 대표실을 예방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만나 덕담을 주고받으며 여야 간 협력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축하드린다”고 운을 뗀 뒤 “저하고는 같은 시대에 비슷한 지역에서 살면서 학교도 똑같은 데에서 다니면서 동기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같은 시대에 고민할 것을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표는 이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을 언급, “참배 소감을 말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에 좀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김 대표가 역할을 많이 해주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박근혜 정부로서도 국민들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3년 연속 세수 결손, 복지 재원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부자감세 철회라든지 어떻게 우리가 해소하고 정의로운 조세체계를 마련할 것인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 김 대표님 아주 큰 정치를 기대하겠다”고 거듭 요구했다. 김 대표는 “신년 때 전직 대통령을 다 참배하겠다고 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참배하려고 했는데 전당대회가 딱 걸려서…”라며 “전대 전에 가면 균형이 안 맞을 것 같았는데 이제 빠른 시간 내에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양 대표간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뼈가 있는 말이 오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자주 만나자. 정치는 협상과 타협이고, 여야가 상생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다. 협상과 타협 과정에서 여당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면서도 “무리한 요구만 안 한다면…”이라고 선공을 날렸다. 이에 문 대표는 “이제는 조금은 각오를 하셔야 할 것 같다”고 응수했고, 김 대표는 “너무 세게 하지 말라”고 답했다. 이날 20분 가량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 두 대표는 향후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을 자주 갖기로 합의했다. 김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2+2 회의를 좀 자주 하고 필요할 때 자주 만나고 잘 풀어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에 따르면, 김 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도 문 대표를 향해 “자주 만나서 대화하자. 그래야 일이 풀리더라.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그렇게 잘 했다”며 “우리도 여당으로서 지켜야 할 선은 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이야기해보자”고 말했고 이에 문 대표도 공감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이어 “우리 당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선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도 “그러나 쟁점 없고 다툼 없는 법안도 함께 발목잡힌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런 일은 없게 해야 한다. 그래야 당도 좋고 국민도 좋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며 "“무조건 반대한다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증세와 복지 관련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먼저 복지 관련 이야기를 꺼내면서 “복지에서 중복되는 부분이나 부조리가 있는 부분들을 찾아내 줄여나가야 한다. 그런 부분을 찾아나가고 그래도 정 안 되면 증세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표도 “있는 복지를 줄이기는 힘들다”며 “불필요한 복지를 줄이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새정치연합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표는 “참여정부 때 시도한 바 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밀어붙일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표 정점으로 조직 정비에 착수
새정치민주연합은 ‘강한 대표’인 문재인 신임 대표를 정점으로 2월9일 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새누리당은 당내 계파 갈등을 일단 접고, 대야 전열정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축구에 비유하자면 야당이 문 대표라는 스타 선수를 중심으로 전력을 정비 중이라면, 여당은 특유의 조직력을 가다듬고 있는 모습이다. 문 대표는 비서실장에 김현미 의원, 대변인에 유은혜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두 여성 의원 모두 친노(친노무현) 핵심그룹에 들지 않는 인사로 일단 문 대표가 ‘친노 당직 배제’ 약속을 지킨 셈이다. 그럼에도 이른바 3철(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문 대표의 측근 참모 그룹이 정책·정무 측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했다. 문 대표에겐 당 대표 외에 대권 주자로 성장해 가야 하는 이중의 과업이 있고, 대권용 조력 그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 대표를 필두로 야당이 대여 공세를 예고한 가운데 여당 내 계파갈등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긴장 관계에 있으며 당 회의 불참이 잦았던 서청원 최고위원은 2월9일 밤 당 지도부 만찬에 이어 2월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당 내엔 야당의 강도 높은 대여 투쟁 자체뿐 아니라, 문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간 전선이 형성될 경우 각종 논의 과정에서 여당의 존재감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번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여야 관계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11시 30분쯤부터 30분 동안 이뤄진 양당 대표 간 만남에서는 탐색전이 치열했다. 김 대표가 문 대표의 경남중 1년 선배이고 둘 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사이라 서먹함이 덜했지만 두 대표는 첫 회동에서부터 복지, 증세, 공무원연금 개혁 등에 대한 입장 차를 확인했다. 복지·증세 논의에 대해 김 대표는 “지금 하고 있는 복지 중 중복되거나 부조리한 부분이 많다. 이런 낭비적 요인을 들어내고 세출 구조조정을 한 뒤 그래도 안 되면 증세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문 대표는 “하던 복지를 줄이기는 힘들다”고 반박했다고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이 전했다. 공무원연금 문제에 대해 김 대표가 “야당이 연금 개혁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문 대표는 “참여정부 때 시도한 바 있지만 너무 급하게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김 대표가 “(야당이) 무리한 요구만 안 하신다면 여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자 문 대표가 “당의 정체성에 관련된 것은 단호하게 거부해야 하지만, 쟁점이 없는 법안은 발목 잡고 싶지 않다”고 응수하는 등 두 대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덕담을 나눴다.

‘소득주도성장’ 대안적 성장담론 제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 기간 내내 ‘경제정당’을 강조했다. 경제 긴급기자회견을 열기도 했고,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대안적 성장담론도 제시했다. ‘민주 대 반민주’, ‘이명박근혜(이명박+박근혜)’ 심판 구도를 내걸었던 2년여 전 대선 당시와는 달리 경제 문제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다. 지난 2월10일 당 대표로서 첫 외부 일정도 샐러리맨과 타운홀 미팅을 가지는 등 생활밀착 경제이슈를 파고들고 있다. 문 대표가 과거와 달라진 점 하나는 경제 관련 언급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그는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정부의 서민증세 꼼수에 맞서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다”며 “복지 줄이기를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했다. 법인세 정상화 등 부자감세도 철회시키겠다고 했다. 문 대표가 당선 직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화 공이 있고,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 공로가 있다”고 정리한 것도 이념 논쟁을 종료하고 중산층·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에 매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이라고 한 것은 서민 경제와 민생에서 명운을 걸고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경제에 있어서도 야당이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대안을 제시해야 지지 기반을 확장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중도냐 진보냐’를 두고 지루하고 오랜 논쟁을 해왔다. 안철수 전 대표와 합당 후 새정치연합을 창당할 때는 강령을 만들 때부터 햇볕정책 등을 두고 당내 진보 블록과 중도파가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실제 국민의 삶과는 괴리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일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최근 ‘수권정당을 위하여, 중산층 정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부자 대 서민’이라는 제로섬 게임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통합의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도 미국 민주당·영국 노동당의 싱크탱크 보고서를 인용하며 ‘포용적 번영’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 증대’를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표도 이런 당내 흐름을 이어받은 셈이다. 문 대표 스스로 전당대회 기간 동안 “국민의 삶과 동떨어져 삶의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정당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 우리 당 위기의 본질”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는 “방향은 맞지만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문 대표가 주장하는 소득주도성장을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소득을 높여서 소비와 내수를 살려서 경제 성장을 이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가계소득을 어떻게 올려 줄 것인지는 여전히 모호한 편이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은 방향은 맞다. 하지만 어떻게 현실화할지가 문제”라며 “법인세 인상도 이렇게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노동자의 임금을 대폭 올려주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대기업이 찬성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복지정책에서 믿음직한 대안을 보여주진 못했다. 당은 지난해 11월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라는 이름으로 주택 정책을 공약했다가 홍역을 치른 바가 있다. 정책 취지는 좋았지만 당은 “공짜로 집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공공임대주택을 늘리자는 것”이라고 부랴부랴 해명해야했다. 최근엔 우윤근 원내대표가 선별적 복지에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진화에 나서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새정치연합이 대안정당, 수권정당이 되려면 좀 더 정교한 재정대책과 복지 청사진이 필요한 것이다. 문 대표는 당 대표 선거 당시 공약으로 ‘국가재정개혁방안’을 만들어 소득세, 법인세 등 조세제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전략분석실장은 “이명박·박근혜정부가 ‘이렇게 잘못했다’는 것보다는 ‘우리는 이런 답을 갖고 있다’고 내놓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최근 당이 통신비·차 수리비 인하 등을 두고 정책토론회를 가진 것이 모범적 사례”라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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