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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처음으로 사법농단 연루된 일선 법관 탄핵
2021년 03월 03일 (수) 00:31:5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더불어민주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판사 탄핵을 추진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발생한 사법농단에 연루됐던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1월28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탄핵 소추 추진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2월4일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 판사 탄핵소추안을 표결이 부쳤다. 찬성79표·반대 102표·기권 3표·무효 4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에서 찬성표가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사법농단 연루된 판사에 탄핵 요구
앞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이동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국회에 신속한 탄핵을 요구했다. 지난 1월26일 오후 참여연대 등 6개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회견문에서 “법관에 대한 탄핵은 우리 헌법 질서가 예정하고 있는, 법관의 위헌적 행위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라며 “헌법재판소가 법관의 행위에 대해 위헌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법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가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법원은 판결을 통해 사법농단 관여 법관의 행위에 대해 위헌성을 분명히 밝힌 바도 있고,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해 탄핵소추의 필요성에 대해 결의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그사이 사법농단 관여 법관 중 일부가 법관 재임용을 신청하지 않거나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퇴직을 앞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 2019년 3월5일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전 지국장 사건의 판결문에 ‘세월호 7시간’ 보도가 허위란 내용을 넣도록 재판부에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14일 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지위나 친분을 이용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위헌적 행위로 판단된다”면서도 “재판 관여는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 지위를 이용한 불법 행위로 징계 사유에 해당할 여지는 있지만,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가토 전 지국장 사건의 1심 재판장이었던 이 부장판사는 2019년 9월9일 임 부장판사에 대한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시로 청와대의 입장을 반영하는 취지로 선고 구술본을 작성하고, 다시 수정까지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부장판사는 해당 사건의 예상 선고 결과에 대한 자료를 시진국 전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에게 전달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의원 107명은 지난 1월22일 임 부장판사와 이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정식으로 제안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여연대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농단피해자단체연대모임, 한국진보연대 등이 참여했다.

임성근 부장판사, 법원 내 대표적 엘리트 판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발생한 사법농단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28일 탄핵 소추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 대표적 엘리트 판사로 꼽힌다. 임 부장판사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한승 전 전주지법원장과 더불어 ‘17기 트로이카’로 불린다.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3심의관 등을 역임했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 2018년 대법관 제청 대상 후보자로 추천을 받기도 했다. 임 부장판사는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에 개입하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체포치상 사건 재판 당시 양형이유를 수정하고 일부 삭제를 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개입을 인정하면서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항소하면서 현재 임 부장판사는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임 부장판사는 이번 인사에서 재임용 신청을 하지 않아 2월28일자로 임기가 끝날 예정이었다.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내에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하면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법관이란 불명예를 얻게 된다.

이번 탄핵 소추는 헌정 사상 세 번째 현직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이며 대법관이 아닌 일선 법관에 대해서는 최초다. 앞서 두 차례의 탄핵 시도는 모두 불발된 바 있다. 1985년 12대 국회는 당시 유태흥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 처리를 시도했으나 부결됐고, 2009년 18대 국회에선 광우병 촛불집회 개입 의혹 관련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으나 시한이 지나 자동 폐기됐다. 한편 지난 2월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판사 출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대표발의했다. 탄핵안이 의결되면 헌법재판소가 탄핵 여부를 심판하는데 탄핵 인용 땐 5년간 변호사 등록과 공직 취임이 불가능해지고, 퇴직 급여도 일부 제한된다. 다만 심리속도 등을 고려할 때 2월 28일 퇴직을 앞둔 임 부장판사의 퇴직 이전에 헌재의 결정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도 임 판사가 퇴직한 이후라면 헌재는 다툴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안이 가결된 뒤 두 달이 지나 헌재 기각결정이 내려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가결 후 세 달이 지나 헌재에서 인용 결정이 내렸다.

임 부장판사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
‘사법농단’ 연루 의혹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발의 의원들의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전체 법관을 위축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2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부장판사는 전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글을 올려 “최근 부족한 저의 일로 인해 법원 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달 말이면 제 인생의 전부였던 30년 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임기 만료로 법원을 떠나게 됩니다만, 헌정사상 유례없는 탄핵이 발의돼 전국 법원 가족 여러분께 제 심정을 간략하게나마 피력하는 게 도리인 듯해 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보도에 따르면, 탄핵 발의 의원들이 제시한 탄핵 소추 사유는 ‘임 부장판사가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장 뒤에 숨어 권력자 입맛에 맞게 재판을 바꾸기 위해 재판 절차에 개입하고 판결 내용을 수정하는 등 사법농단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발의 의원들의 주장은 저에 대한 1심 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임 부장판사는 “법관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당사자이긴 하지만, 탄핵 소추가 국회의 권능인 이상 국회법에 따른 사실조사가 선행되기를 희망하며, 그러한 절차가 진행된다면 저로서는 당연히 그 조사에 응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이 일은 제 개인의 일이기도 하지만 사법부 차원에서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으므로, 사실조사의 선행 없이 일방적 주장만으로 탄핵 절차가 진행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관계 확인도 없이 1심 판결 일부 문구만을 근거로 탄핵소추의 굴레를 씌우려 하는 것은 특정 개인을 넘어 전체 법관을 위축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관 탄핵은 사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권능이 발동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제도적 무게에 걸맞은 신중한 심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이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이 “법관 탄핵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권한”"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2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법원은 “법관에 대한 탄핵 추진 논의가 진행되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탄핵절차에 관하여 국회와 헌법재판소에 권한이 있고, 대법원에서 이에 관하여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전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진보정당 의원 161명은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사법농단 브로커’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7시간’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사건(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변 변호사들에 대한 체포치상 사건 ▲유명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절차회부 사건 등에서 임 부장판사가 판결 내용을 사전에 유출하거나 유출된 판결 내용을 수정해 선고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탄핵소추안 통과에 시민단체 엇갈린 반응
사법농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월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법관과 재판의 독립 바로 세우기의 시작이다”며 “헌재는 신속히 심리해 결론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사회가 탄핵을 요구한지 3년여만에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한 첫 번째 탄핵안이 가결됐다”며 “오늘의 탄핵안 가결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침해한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헌법적 심판의 첫걸음을 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지만, 당연한 국회의 의무다”며 “이번 탄핵안 가결을 시작으로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한 징계와 탄핵이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국민의힘 등은 임성근 판사가 공개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표수리 거부 녹취록을 근거로 탄핵시도를 정치적 목적에 따른 사법부 흔들기라며 왜곡하고 있다”며 “헌법을 위반해 탄핵의 사유가 충분함에도 탄핵을 피할 수 있도록 임의로 대법원장이 사표를 수리해줬다면 더 큰 문제가 될만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는 신속하게 탄핵심판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미 임성근 판사의 재판개입 행위는 검찰수사와 법원의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 대부분이 확정적으로 드러나 있다”고 했다. 반면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부 길들이기 목적의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 의결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사준모는 “임 부장판사 탄핵 소추의결이 권한 남용이며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생각한다”며 “2월 내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에 대하여 인용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심판의 이익이 없으므로 헌법재판소는 각하결정을 내릴 것이다”고 했다. 이 단체는 “탄핵사유는 해임사유와 달리 위법사유에 한정된다”며 “임 부장판사는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으므로 현 시점에서 위법사유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더불어 민주당이 탄핵소추의결을 무리하게 행사하는 가장 큰 목적은 앞으로 진행될 재판들에 대한 정치적 협박 용도”라며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정략적으로 탄핵소추권을 남용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임 판사 연수원 동기들 “김 대법원장 탄핵 선행”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탄핵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과정에서 불거진 김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에 대한 집단성명이다. 지난 2월5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연수원 17기 법조인 140여명은 이날 ‘임성근 판사 탄핵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놨다. 이들은 “임 부장판사의 행위에 대하여 이미 법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했다”며 “이미 형사재판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행위에 대하여, 범여권 국회의원들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선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원들이 임성근 판사를 탄핵하려고 하는 이유가 이 나라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애국적인 사명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들이 탄핵을 추진하는 진정한 이유는 최근에 나온 몇몇 판결에 불만을 품고 판사들을 겁박하여 사법부를 길들이려고 함이 진정한 이유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범여권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이들은 “숫자의 우세를 이용하여 무도한 입법행위를 자행해 왔다”며 “자신들은 선출된 자로서, 선출되지 않은 법관은 감히 대들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누구보다도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해야 함에도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하여 소속 법관이 부당한 정치적 탄핵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도록 내팽개쳤다”며 “심지어 일국의 대법원장으로서 임성근 판사와의 대화 내용을 부인하는 거짓말까지 했다”고 했다. 이어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비로소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등의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이런 행동은 법원의 권위를 실추시켰고, 다수의 법관으로 하여금 치욕과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 탄핵 돼야 할 사람은 임 판사가 아니라 바로 김 대법원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 부장판사의 사의를 국회의 법관 탄핵 논의를 언급하며 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이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임 부장판사 측이 당시 녹취록을 공개 해당 사실이 밝혀지자 “9개월 전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민변,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 의결에 환영
국회에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것을 두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재판 독립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권력과 재판의 유착을 끊는 중요한 한 걸음이 내디뎌졌다”며 환영하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2월5일 민변은 ‘재판의 본질을 훼손한 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 의결’ 성명서를 통해 “임성근 판사는 자신이 재판하지도 않은 판결을 수정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재판 독립을 명백히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 본질을 훼손한 것으로 엄중히 지켜져야 할 재판의 대원칙이 형해화됐다”며 “헌법이 살아있는 법치 국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자행됐고, 탄핵 소추된 임성근 판사가 법관 스스로 헌법을 무너뜨린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탄핵 소추로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재판을 마치 기획된 연극으로 만들어버린 판사는 그 위헌적 행위에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된다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평가했다.

민변은 “재판 독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가치임이 확인됐고, 권력과 재판의 유착을 끊는 중요한 한 걸음이 내딛어졌다”며 “장차 어떤 법관도 재판 공정성 훼손 행위를 쉽게 시도 못 할 것이며, 우리는 더 신뢰할 수 있는 법원을 갖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 “그러나 이 발걸음에는 우리 헌정사의 비극이 전제돼 있다”며 “탄핵 소추는 사법농단으로 고통받았던 많은 피해자의 고통을 잊지 않고, 재판 독립 의미를 확고히 하는 작업 속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탄핵 소추가 너무 늦었다는 점도 짚어져야 할 것”이라며 “국회에 대해 이제서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며, 그것도 매우 늦었다는 점에서 박수보다는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향후 탄핵 심판 과정에 대해서도 민변은 “헌법재판소가 그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법관의 헌법적 책임과 법관이 지켜야 할 헌법적 기준에 대해 엄중한 결정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심리에 착수했다. 주심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인 이석태 헌법재판관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2월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전원재판부는 전날 국회가 제출한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심리 중이다. 사건번호도 정식으로 부여됐다. 주심은 전자배당을 거쳐 이 재판관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심판 심리엔 재판관 9명이 모두 참여하지만 주심 재판관은 다른 재판관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사건 내용과 쟁점을 정리하는 역할 등을 하게 된다.

이 재판관은 민변 회장 출신으로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 첫 심판은 공개 변론으로 재판부가 탄핵소추안을 검토한 뒤 기일을 정해 국회 측과 임 부장판사 측을 불러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특히 헌재는 법관 탄핵 재판의 선례가 없고 국민적 관심이 큰 점을 고려해 전담 재판연구관 태스크포스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심판을 청구한 국회와 임 부장판사가 각각 대리인 선임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재가 심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월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판을 청구한 국회 소추위원이 법무법인 이공 양홍석 변호사(사법연수원 36기)와, 이명웅(21기)·신미용(31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 변호사와 신 변호사는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청구인 측 대리인으로 나섰다.

헌재에 따르면 임 부장판사와 청구인 측에 접수통지·사실조회를 발신한 상태다. 양 변호사는 “사건을 수임받아, 1시간 전쯤 헌재에 선임계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냈다. 대리인단은 곧 의견서 및 입증계획 등을 작성해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청구인 측은 10여 명을 선임했기 때문에 대리인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법조계에서 헌재가 임 부장판사 탄핵심판에서 각하 결정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양 변호사는 이 사건 수임에 앞서 헌재가 탄핵의 효과는 없더라도 실질적인 판단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임 부장판사에 각하 결정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그의 재판개입 행위로 헌법과 법률을 위배해 재판의 독립을 침해했다는 내용을 결정문에 적시할 수 있다는 것. 임 부장판사의 경우 아직 대리인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형사소송을 무죄로 이끈 변호사들이 그대로 탄핵심판에서 임 부장판사를 대리할 가능성이 크다. 또, 임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연수원 17기 사이에서 대리인단을 구성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임 부장판사 측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2심 재판에 더해 탄핵심판에서 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도 소명해야 해 부담이 더해졌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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