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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식 출범
‘완전체’ 공수처 탄생까지는 난항 겪을 듯
2021년 03월 03일 (수) 00:25:40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지난 1월21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임명안을 재가했다”며 “임기 시작일은 21일”이라고 밝혔다.

황태희 기자 hth@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여야는 전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김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검증했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위장전입, 근무시간 중 주식거래, 육아휴직 중 학업 등을 문제 삼았지만 청문회는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 1월29일 문재인 대통령은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 임명안도 재가했다.

김진욱 공수처장 “오만한 권력 되지 않을 것”
지난 1월21일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공수처 취임사를 통해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3시쯤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처장은 취임사에서 “공수처의 권한이 주권자인 국민께 받은 것이라면 그 권한을 받은 공수처는 당연히 이러한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되새기며 권한 행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저는 이러한 권한 행사를 ‘성찰적 권한 행사’라 부르고자 한다. 성찰적 권한 행사라면 권한을 맡겨주신 국민 앞에서 항상 겸손하게 자신의 권한을 절제하며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와 기소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서 이러한 결정이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 헌법과 법, 그리고 양심에 따른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게 될 것”이라며 “공수처가 자기 성찰적인 권한 행사를 한다면 당연히 국민 친화적인, 인권 친화적인 국가기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마음과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인사청문회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도 강조했다. 김 처장은 “국민이 염원하시는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는 수사기구로 태어나야 할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김 처장은 “헌법상 적법절차원칙을 준수하며 인권 친화적인 수사를 하면서 다른 수사기관과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관계를 구축하겠다”며 “기존의 수사기관들과 갈등을 빚고 나라의 반부패수사 역량이 오히려 저하될 것이라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공수처와 검·경이 협조하고 견제한다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 관계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공수처 차장, 수사 검사 등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김 처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절차를 마련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 처장은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투명한 면접시험 등의 절차를 통해 출신과 배경에 관계없이 사명감과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들을 공수처의 검사와 수사관, 직원으로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공수처 견제 장치 마련’과 관련해선 “조직 내부에서도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제를 만들고 공정한 수사절차를 운영하며, 자유로운 내부 소통을 위한 수평적 조직문화도 구현하겠다”며 “다양성과 투명성, 개방적이고 상호 소통하는 조직문화가 확립된다면 공수처의 권한이 처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자연스럽게 불식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 “공정한 수사 실천하겠다”
여운국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이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해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1일 여 차장은 취임식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헌법상 적법절차원칙을 준수하고 인권친화적인 수사를 함과 아울러,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다른 수사기관과 협조하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관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여 차장은 공수처 검서와 수사관 등 조직 구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 차장은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에 대한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인데, 공수처 검사의 인선과 관련해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임명될 것이라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공수처 검사 선발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1단계로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거치고 2단계로 여야에서 추천하는 추천위원들이 참여하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공정한 선발이 이뤄지도록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력구성이 완료돼 실제 수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접수·입건·수사진행·기소를 아우르는 모든 수사 단계에서 투명하고 공정하면서도 인권이 보호될 수 있는 사건처리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 차장은 공수처 구성원들에게 맹자에 나오는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이라는 말을 인용해 조바심을 내지 말고 청렴한 사회를 만다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영과이후진은 물은 모든 웅덩이를 채운 후에야 바다로 흘러간다는 말로서, 모든 일은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수사 이첩 조항이 명시된 공수처법 24조를 놓고 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이 ‘일방적 우위로 인한 다른 수사기관과의 상호 협력적 견제 관계 훼손’ 등을 이유로 ‘위헌’ 의견을 낸 것에 대해서 입장을 밝혔다.

야당 인사위원에 공수처 조직 구성속도 좌우될 듯
공수처가 검사 선발 작업에 나섰지만, 사실상 검사 임명의 키는 여·야 인사위원들이 쥐고 있어 ‘완전체’ 공수처가 탄생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2월2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사 임용을 위한 인사위원회에 여야 몫으로 배정된 인사위원, 특히 야당 인사위원의 목소리에 따라 공수처의 조직 구성 속도가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수처법 9조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의 임용 등을 의결하기 위해서는 수사처에 인사위원회를 둬야한다. 인사위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며 ▲처장 ▲차장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처장이 위촉한 사람 1명 ▲여당 교섭단체 추천인사 2명 △야당 교섭단체 추천인사 2명 등이다. 인사위원 7명은 선발된 검사 후보자를 평가해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추천하게 된다. 차장검사 출신 A변호사는 “공수처가 신속하게 수사를 시작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진용이 갖춰져야 한다”며 “검사 임용의 칼자루를 쥔 야당 추천위원이 얼마나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지에 따라 본격적인 공수처의 수사 개시 시점이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에 교섭단체별로 2명씩 인사위원을 2월16일까지 추천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보냈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와 만나 조속한 인사위원 추천을 요청하면서, 지원 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김 처장은 이날 출근길에 공수처의 세부 절차를 담은 공수처 규칙 제정 작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신중하게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사 시작 전에만 확정되면 된다”고 답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이첩 여부를 차장과 협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규정을 잘 살펴보자는 말을 나눴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 출범 이후 여러 사건이 접수돼 분석하고 있고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검찰과 경찰에 이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수처가 2월4일 검사 원서접수 마감 결과 23명 모집에 총 233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지난 2월2일 오전 9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검사 지원을 받은 결과, 총 4명을 선발하는 부장검사에 40명, 19명을 뽑는 검사에 193명이 지원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수사1·2·3부와 공소부의 부장검사 각 1명과 평검사 19명 등 모두 23명이다. 이 가운데 검찰 출신 공수처 검사는 정원(25명)의 2분의 1을 넘을 수 없다. 경쟁률은 10대 1 정도다. 다만 공수처는 지원자 가운데 검사·판사·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공수처 검사는 서류전형과 면접시험 이후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2월5일에는 검사에 이어 수사관 모집도 마감했다. 이날 공수처에 따르면 지난 2월3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공수처 수사관 선발에 모두 293명이 접수했다. 공수처에는 모두 40명의 수사관이 근무하게 된다. 이 중 30명이 신규채용 대상이고 나머지 10명은 파견을 받는다. 모집 대상 수사관은 ▲서기관(4급, 과장급) 2명 ▲검찰사무관(5급) 8명 ▲검찰주사(6급) 10명 ▲검찰주사보(7급) 10명 등이다. 이번 선발에는 ▲4급 3명 ▲5급 85명 ▲6급 166명 ▲7급에 39명이 지원했다. 공수처 수사관의 임기는 6년이며 연임이 가능하고 정년은 60세다. 보수와 대우는 같은 급의 검찰직 공무원에 준한다. 이들은 고위공직자의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범죄 사실과 증거를 수사하는 등 사법경찰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한다.

김진욱 공수처장, 취임 이후 광폭 행보
공수처 출범 보름 만에 100건에 달하는 사건이 접수됐다. 지난 2월7일 공수처는 공식 출범 다음 날인 1월 22일부터 2월5일까지 보름간 사건 100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기간별로는 1월 30일부터 2월 5일 일주일 사이에 53건이 몰렸다. 공수처는 100건 가운데 공소시효가 곧 끝나는 2건은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했다. 김진욱 공수처 처장과 여운국 차장은 접수 사건 중 직접 수사를 해야 할 사안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검토는 수사팀 구성과 사건이첩요청권 등을 규정한 사건·사무규칙 제정 이후가 될 전망이다. 공수처는 법에 따라 다른 수사기관에서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를 통지받거나 사건이첩요구권을 행사해 사건을 넘겨받을 수도 있다. 한편 2월8일 김진욱 공수처장은 공수처 1호 수사 사건에 대해 “필요하면 공보를 해야겠지만 알리지 않고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공수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어떤 사건인지에 따라 (공개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처장은 지난 1월21일 취임 이후 광폭 행보 중이다. 취임 닷새만인 1월26일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를 만났고, 이어 1월29일에는 김명수 대법원장도 예방했다. 그는 공수처 수사 규칙과 관련해 “이달 중 마무리할 생각”이라며 “정해지면 그대로 적용해야 해 서두를 일은 아니고 수사팀 구성 전에만 완성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월8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첫 회동을 가지고 공수처와 검찰 양 기관 간 실무협의 채널을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윤 총장과 1시간 30분가량 회동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은 “사건이첩 조항에 관해 협력을 잘하기로 원론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면담) 분위기가 좋았지만 사건이첩 기준에 관한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 만남을 정하지는 않았고, 실무적으로 채널을 가동해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면담에 앞서 받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한 번 뵙는 게 아니고 또 여러 채널로 의사소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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