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교통공사 관계자가 지하철 6호선 신내역 개통(2019년 12월21일)을 앞두고 점검을 하고 있다. 신내역 개통으로 구리·남양주·가평·춘천 등의 경춘선 이용이 편리하게 됐다.

(뉴스메이커=정기철 기자) 서울시는 앞으로 도시철도 및 광역철도 연장은 직결 운영이 아닌 평면 환승을 원칙으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65세 이상 무임승차 등으로 인한 서울교통공사의 심각한 재정 적자와 각 지자체의 미온적인 책임 분담, 추가적인 직결 연장 요구로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무임 수송 2,767억 총 1조954억 원 적자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내 본선뿐만 아니라 7호선 부평구청 연장, 5호선 하남 연장 등 시계외 노선까지 운영을 맡고 있다.

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연장 노선 운행 때 사고 예방과 신속한 대처를 위해 시설물 개선 비용을 각 지자체에 요청했지만 해당 지자체의 재정 여건과 비협조로 인해 시설 개선은 일부에 그쳤다.

이로 인해 본선 구간 열차 운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안전 문제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새로운 노선이 연계됨에 따른 시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자체에서 충분한 열차를 투입하지 못해 지하철 혼잡도가 높아지는 등 이용객 불편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서울교통공사는 운송 원가보다 낮은 운임·무임 수송 손실·노후 차량 및 안전 투자비 증가·코로나19로 인한 이용객 감소 등으로 인해 만성적인 적자 상태에 놓여있다.

그 결과 2020년 무임수송으로 인해 2,767억 원 등 약 1조954억 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18년 5,254억 원 대비 200% 증가한 것으로 정상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매년 5,000억 원 이상 영업 손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21년 연말에는 약 1조5,991억 원의 자금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각 지자체 추가 직결 요구 · 운영비 부담 가중

이렇게 가중되는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매해 늘어나는 운영 부담은 고려되지 않은 채 각 지자체의 도시철도 및 광역철도 연장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

현재 5호선 하남선, 7호선 연장선(인천·경기북부), 8호선 별내선, 4호선 진접선 등에서 서울 시계 외 노선 연장을 추진 중이다.

각 노선별 총 사업비만 하더라도 진접선 1조3,322억원, 하남선 9,909억 원, 별내선 1조 3,162억 원 등 서울교통공사의 1년 적자 규모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직결 연장 때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상태는 더욱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정상적인 운영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광역 철도 운영으로 인한 부담은 단순히 건설비용만으로 끝나지 않고 운영비용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는 구조다.

연장 착공 때는 신규 건설비용으로 시작해 개통 후에는 객차용량, 신호 시스템, 안전시설 및 유지보수 등 추가 비용이 운영 상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단 · 에스컬레이터 이용 없이 빠르게 환승

고장 때 노선 지연 방지 · 장시간 운전 예방

이에 서울시는 보다 안전하고 일원화된 철도 서비스제공을 위해 도시 철도 및 광역 철도의 시계 외 노선은‘직결 연장’이 아닌 ‘평면 환승’을 추진하기로 했다.

평면환승은 지하철을 바꿔 탈 때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필요 없이 곧바로 맞은편 플랫폼을 통해 환승할 수 있다.

이용객은 오랜 시간 걸어야하는 불편함 없이 빠르게 환승할 수 있고 차량 고장 등이 발생했을 때에도 평면환승을 통해 모든 노선의 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승무 운전시간 연장과 장기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을 상당수 줄여 안전성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7호선의 경우 향후 경기, 인천 지역으로 연장되는 노선 길이가 약 106km에 달하는 등 도시철도 중 최장 노선이 된다.

이는 장시간 운전에 따른 업무상의 과로로 위험성이 높아지고 노사 간의 갈등도 증가되지만평면 환승으로 노동자를 위한 근무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필수시설 구축 · 지자체 재정 부담 … ‘직결 연장’

시는 이 같은 평면 환승 원칙과 함께 ‘직결 연장’을 위해 △안전운행을 위한 필수시설 및 시스템 구축 △해당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재정 부담 및 책임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앙정부 및 타 지자체 등이 철도연장을 계획할 경우에는 안전사고 예방과 유사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반드시 서울 도시철도 본선과 동일한 시설·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기존 차량 기지 이전, 운영 필수 시설 설치 등 계획 단계부터 교통공사 및 서울시와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한다.

또 연장 구간은 관할 지자체에서 책임지고 운영함을 원칙으로 했다.

특히 운행 안전을 위해 발생하는 각종 개선과 투자에 대해서도 관할 지자체의 재원 부담 능력을 검토하고 부담 의무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만 서울시 철도 운영 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의 위탁 운영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운영비 등 관련 재정 부담 방안이 담보됐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경전철을 광역철도로 연장할 경우에는 차량용량 확대, 신호 시스템 개량, 정거장 확대 등 발생하는 추가 운영 및 건설비용을 모두 관할 지자체와 관계기관이 부담하도록 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좋은 품질의 교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무조건적인 연장 직결보다는 편리성과 효과성 등 운영상의 장점이 입증된 평면 환승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앞으로는 출퇴근 등 수도권 시민의 이동 편리성을 높일 수 있도록 더욱 효과적인 철도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