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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위기 타개 위한 방안 모색
아시아나 균등감자 추진, 이스타항공 법정관리 신청
2021년 02월 02일 (화) 23:53:37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일부 주주들의 반발이 우려됐던 아시아나항공의 무상감자 관련 임시주주총회가 큰 무리 없이 마무리됐다. 감자를 안건으로 한 주총을 앞두고 부결을 우려했던 아시아나항공은 한시름 놓게 됐다.

황태희 기자 hth@

지난해 12월14일 아시아나항공은 서울특별시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자본금 감소의 건(무상감자)을 결의했다. 이날 주총은 참석률은 41.8%로, 발행주식총수 2억2323만5294주 가운데 의결권행사 주식수는 9339만4003주였다. 무상감자안건은 96.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아시아나항공 쇄신인사까지 단행
결손금 보전을 위한 자본감소안건은 주총 보통결의로 진행된다. 출석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번 주총으로 아시아나항공은 현행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안을 지난해 12월28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금은 1조1162억원에서 3721억원으로 줄어들고, 발행주식수는 2억2323만5294주에서 7441만1764주로 감소하게 됐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기인한 실적악화로 결손을 보전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채권은행과 협의해 3대1 무상감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무상감자란 기업에서 감자에 나설 때 주주들이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결정된 감자 비율만큼 주식수를 잃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누적결손금이 커질 경우 자본금 규모를 줄여 회계상의 손실을 털어내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문제는 차등감자가 아닌 균등감자라는 점에서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11.02%)과 소액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부실기업의 경우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 차등감자를 실시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은 균등감자를 단행하기 때문에 경영진 외 주주들의 지분도 축소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의식해 균등감자 추진 이유에 대해 “대주주 지분은 매각결정과 동시에 채권은행에 담보로 제공됐고, 지난 2019년 4월 매각결정 뒤 대주주가 회사경영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대주주의 경영실패를 주주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다양한 대응책 마련을 모색 중이라고 피력했고, 소액주주들도 청와대 국민소통게시판 등에 불만을 표출했던 상황이다. 이번 무상감자 가결은 정부 차원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골자로 항공업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급한 불은 끈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무상감자 추진 배경에는 재무악화 상황이 자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추가 자본확충이나 감자 없이는 관리종목 지정이나 신용등급 하락 등의 상황을 피하기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율은 56.3%(2분기 기준)다. 연말 사업보고서상 자본잠식률 50%를 상회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사업보고서 기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거나 자본잠식률이 2년 이상 이어지면 상장폐지 대상에도 오른다. 연내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각종 금융계약의 문제도 불거진다.

특히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금융리스 등의 상환 등 자금상환 압박과 크로스디폴트(Cross Default·연쇄부도) 우려가 상존한다. 채권단도 이러한 부분을 우려했었다. 앞서 최대현 KDB산업은행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무산 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락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31일에는 현재 진행중인 항공사 통합 계획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의 모든 대표이사와 상당수 임원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 직책 7개를 축소하는 등 조직 분위기 쇄신 과정에서 임원 15명이 퇴임하고 신규 임원 8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퇴임자는 사장 3명, 부사장 3명, 전무 6명, 상무 3명 등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임 대표이사로 정성권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격하고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에어부산 대표에는 현 아시아나항공 안병석 전무가, 아시아나에어포트에 현 아시아나항공 남기형 상무(전무 승격)가, 에어서울에 조진만 상무가, 아시아나IDT에 서근식 상무(전무 승격)가 각각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로 선임됐다. 인사 시행일은 2021년 1월1일부다. 정성권 신임 대표이사는 1988년 8월 입사해 재무·기획·영업·인사/노무 등의 업무를 맡아온 항공전문가다.

대한항공, 주주총회서 정관 변경 가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정관 변경을 주주총회에서 가결했다. 2대 주주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주요주주와 소액주주가 찬성표를 던졌다. 변경안 가결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1월6일 오전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를 위한 주식 총수 정관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관 제5조 2항에 명시된 주식 총수는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변경됐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총수 1억7532만466주 가운데 55.73%인 9772만2790주가 출석했고, 69.98%가 찬성했다. 기존 발행된 보통주 1억7420만주에 유상증자로 1억7360만주의 신주가 발행되면 대한항공 주식 총수는 3억5000만주로 늘어난다. 주식 총수 확대로 대한항공은 3월 중순 예정한 2조5000억원 수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신고가 완료되는 3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0%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2대 주주(지분율 8.11%)인 국민연금이 정관 변경을 반대했지만, 주요 주주인 크레딧스위스(3.75%), 우리사주조합(6.39%)과 소액주주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연금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한 점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정관 변경을 반대했다. 대한항공은 3월까지 인수 후 통합전략(PMI)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획·재무·여객·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으로 이뤄진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신고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1월11일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위원회는 이날 오전 실사 일정을 조율하고 본격적인 현장실사를 시작했다. 인수위원회는 향후 회계·재무·여객·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 일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해 실사를 진행한다. 인수 후 통합전략(PMI) 수립이 끝나는 오는 3월17일까지 현장 실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약 50명으로 이뤄진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현장 실사 이전 서면실사를 했다. 우기홍 사장이 인수위원장, 이승범 고객서비스부문 부사장이 실사단장, 김윤휘 경영전략본부장이 기획단장을 맡았다.

이스타항공, 제주항공과 M&A 무산 후 파산 위기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제주항공과의 M&A 무산 이후 파산 위기에 놓여 있다. 직원 600여명을 정리해고하고 보유 항공기를 6대로 줄이는 등 회사 규모를 줄여 재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작년 말부터는 항공기 부품과 차량, 사무실 임대 등 정비 관련 계약이 만료돼 항공기 정비마저 중단된 상태다. 최근에는 본사 건물의 임대료를 내지 못해 사무실을 김포공항 국내선 지점으로 옮겼다. 작년 말 서울 방화동에 위치한 본사의 건물주가 제출한 퇴거 요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자 회사 집기 등을 포함해 가압류가 들어가 있다. 한편 호반건설은 일각에서 제기된 저비용 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인수설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30일 호반건설은 입장 자료를 통해 “호반건설은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에 무관함을 알려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항공업계와 일부 언론을 통해 ‘이스타항공이 호남에 기반을 둔 국내 한 중견기업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매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진 가운데 호반건설이 해당 중견기업으로 지목되자 적극 부인에 나선 것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M&A를 검토한 바 없다”며 “이스타항공 측에 직접 인수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며 관련 의혹 일체를 일축했다. 이러한 의혹의 배경에는 호반건설이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였던 금호산업의 인수전에 입찰하며 항공 산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호반건설이 시장 예상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써내며 결국 유찰됐지만, 이후 항공사가 M&A 매물로 나올 때마다 호반건설이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전혀 검토한 적도 없다며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당부드린다”고 반박했다. 현재 호반 외에도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검토하는 ‘호남 기반 중견기업’으로 중흥건설, 부영 등을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관련 사실을 모두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추진한 적이 없다”고 적극 부인했다.

이스타항공, 새 인수자 찾을 수 있을까
지난 1월14일 이스타항공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이제 법원 관리 체제 하에서 인수합병(M&A) 절차 등 항공 운송업무를 계속할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당장 이스타항공 앞에 놓인 과제는 법원이 이스타항공의 기업가치를 ‘존속’과 ‘청산’ 가운데 어떤 쪽으로 볼지 여부다. 일각에선 지난해와 달리 항공업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 점, 공개매각으로 투명한 매각절차가 가능하다는 점 등으로 회생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서울회생법원은 1월15일 오후 4시를 기점으로 이스타항공에 변제금지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보전처분이 내려지면 금전 채무에 관한 변제나 담보제공 등 추가적인 회사 자금 지출이 금지되고,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지면 회사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가압류, 가처분, 경매 절차가 중단된다. 당초 이스타항공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기 전 우선협상대상자를 먼저 선정하는 이른바 사전기업회생절차(P플랜)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 이번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법원이 회생개시 결정을 내리면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통해 법원 주도로 공개매각 절차를 거쳐 인수 후보자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대주주 관련 논란이 사라지고 투명한 매각 절차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추가 후보자가 더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이는 법원이 이스타항공의 존속가치를 청산가치보다 높게 보고 회생개시를 결정한다는 가정 하의 얘기다. 법원이 이스타항공의 회생개시를 기각하면 그대로 이스타항공은 임의적 파산선고를 받게 된다. 그간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M&A 불발 이후 곧바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지 않고 제3의 인수자를 찾았던 이유도 당시 법원이 청산가치를 더 높게 보고 파산을 선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 이스타항공은 심각한 재무위기를 겪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이스타항공의 자산은 550억9000만원, 부채는 2564억8000만원이다. 지난해 3월부터 모든 노선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사무실 임대와 정비 자재 계약도 만료되며 서울 강서구 본사도 임시로 김포공항 국내선 지점에 옮긴 상황이다. 관리 인력이 없어 웹 홈페이지, 대표 전화번호의 연결도 차단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계 환경이 조금씩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에서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지금까지 인수 의향을 밝혀온 기업들 및 잠재후보들이 공개입찰에 응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은 인수 의지는 있었지만 이스타항공과 직접 협의해 우선협상자에 선정될 경우 정치적 이슈 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막판 인수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더 빨리 회생신청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현 상황에서 인수자를 빨리 찾는 방법은 법원을 거친 공식절차밖에 없다”며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나중을 봤을 때 회사와 인수자에게 모두 유리하다”고 말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회생개시를 결정하는 심문에서 어떻게든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재판부를 설득해야 한다”며 “채권자들이 파산신청을 하지 않은 이상 심문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새 인수자를 찾더라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먼저 지난해 AOC가 소멸됨에 따라 인수자를 찾은 뒤 국토교통부에 다시 AOC를 신청해야 한다. 아울러 노선과 운수권도 ‘제로(0)’' 상태가 돼 다시 사업계획을 짜야 한다.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거대 LCC 출범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의 경쟁력이 이전과 같을지는 미지수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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