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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각성으로 새로운 문명을 시작하자
2021년 01월 06일 (수) 19:37:30 이은주 밝은 성 연구소 원장 webmaster@newsmaker.or.kr


새해가 밝았다. 지구촌의 새해 첫 번째 소망은 유사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부터의 해방. 다행히도 각국의 제약회사들이 백신을 쏟아내고 있다. 긴급개발이라 효과가 어떠할 지는 장담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심리적으론 안도가 된다. 새해에는 과연 코로나 사태로부터 인류가 자유를 되찾기를 기대해 본다.

돌아보면 코로나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어디서 처음 발생했느냐를 두고 국제적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시작해, 그 증상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들이 분분했다. 처음에는 단지 종래의 바이러스들에 비해 전파력이 강한 폐렴류의 증상만을 경계했으나, 예상보다 높은 치명률과 다른 독감들과는 다른 후유증 등이 추가로 보고되며 코로나-19는 일종의 ‘괴물’로 간주되기도 했다. 특히 회복 후 머리가 멍해진다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현상이라든가 간과 같은 내부 장기에 후유증이 남는다는 등의 보고가 주목되었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같은 소위 선진국들의 대응능력과 의료시스템이 기대 밖이라는 점은 매우 놀라웠고, 초기에 자연면역에 기대했던 유럽 국가들에서 수천내지 수만 명이 단기간에 사망에 이른 사태는 충격적이었다(상대적으로 치밀하게 작동한 대한민국의 방역시스템은 세계적인 화제가 될 만했다).

밀라노의 지역신문에 부음기사가 10면 넘게 차지했다든가, 단기간 사망자의 명단이 뉴욕타임즈 1면을 가득 채웠다든가, 영안실 냉동고가 부족해 냉동컨테이너가 동원된다든가 하는 비참한 소식들이 들려왔고, 중국 우한에서 1천여개 병상을 가진 임시병원이 열흘 만에 뚝딱 지어지는 신기록도 남겼다. 빠른 전파력을 차단하기 위하여 나라별로 이동제한이 시행되고 공항봉쇄와 같은 재래적인 보호조치도 등장했다. 21세기의 큰 트렌드와도 같았던 세계여행이 거의 중단되면서 대부분의 민간여객기와 크루즈 선박들이 운행을 중단했고 항공사 여행사의 도산 폐업도 줄을 이었다.

무엇보다 2020 도쿄올림픽의 취소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올림픽 경기 중단은 세계대전 말고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세계는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사실상 일대 전쟁을 공유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정체와 그 대응과정에 대한 정리와 평가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이 질병의 발생원인과 관련하여 세계의 지식사회가 어느 정도 명확하게 공감하고 있는 것은, 이 질병이 인류문명의 무절제한 질주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무분별한 개발과 경제 제일의 정책들이 지구자연을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파괴해온 결과, 새로운 바이러스 질병의 발생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21세기 들어 빈발하는 조류바이러스 동물바이러스(사스 메르스 구제역 등등) 그리고 변형된 인플루엔자나 이번의 코로나-19까지 질병원인들은 자연이 인간에게 되돌려준 ‘반격’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세기에 인류는 평균수명이 놀랍게 신장되어 백세를 흔히 바라보게 되었다. 그 결과 세계 인구는 80억명에 육박하고 있다. 1백 년 전보다 훨씬 늘어난 인구가 그때보다 훨씬 더 풍요롭게 소비하고 있다. 그에 따른 쓰레기와 공해물질의 증가는 지구 환경을 심각수준으로 위협하게 되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이러스 공포는 이러한 인류의 폭주에 가해진 일종의 브레이크 같은 것이라고 문명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지구에서의 여섯 번째 생물 대멸종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과연 인류는 이 경고를 얼마나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코로나-19가 창궐하는 동안에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기후협약이나 무기감축협정,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아주 가볍게 탈퇴했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 정신이 덜 드는 나라나 지도자들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코로나 백신이 성공적으로 효과를 발휘하여 인류가 다시 한 번 문명의 시대를, 제대로 누릴 수 있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이 위기를 넘긴 뒤에도 우리가 자연의 경고를 언제 들었느냐 싶게 다시 방종하며 살아간다면 다음에는 결코 복구할 수 없는 진짜 위험이 아주 거대하고 빠르게 인류를 다시 덮쳐올 것이다. 경고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주기 위한 가벼운 징벌을 의미한다. 그것을 무시하거나 배반한 뒤에는 치명적 상황이 오게 된다.

이제 돈벌이나 개발 얘기는 그만 하고, 이미 이룬 문명 안에서 어떻게 서로 돕고 나누며 함께 행복을 찾고 누릴 것인가.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열자”는 인사가 과거 어느 때보다 절절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온 인류가 새로운 각성으로 새롭게 시작해야만 한다. NM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 성 연구소 원장]

▲ 이은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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