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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안마사 제도의 개정 요구는 밥그릇 싸움 아니다”
2021년 01월 06일 (수) 01:48:22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현행 의료법에는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이들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아닌 이들이 발 마사지, 산후 마사지 등의 영업을 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윤담 기자 hyd@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비시각장애인 안마업체 대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시각장애인이 아닌 이들에게 어떤 사소한 형태의 안마도 허용하지 않는 안마사 규칙은 의료법의 위임 목적에 반하고, 처벌 범위를 부당하게 확장하는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에도 반한다”며 “국민 입장에서도 다양한 안마를 필요와 기호에 따라 즐길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마사지사의 권익 보호 및 마사지업의 제도화 앞장서
시각장애인의 안마 자격증 취득 독점권과 관련한 법이 국회 본회의로 처음 입법이 된 건 2006년이다. 그 이후로 비장애인 안마 업자들의 헌법소원 제기가 빈번히 있었고, 이에 헌법 재판소는 4차례(2008년, 2010년, 2013년, 2017년)에 거쳐 모두 ‘합헌’ 결정을 내린 바가 있다. 당시 재판부의 결정은 “시각장애인 안마 제도는 생계보호를 넘어, 스스로 안마시술소를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는 자아실현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즉, 비장애인의 직업선택 자유나 행복추구권보다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이 앞선다는 판례가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 김상규 회장

김상규 한국마사지사총연합회장은 “현행 의료법은 시각장애인만 안마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시각장애인이 운영하는 안마원이나 안마시술소가 아니면 모두 불법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안마사 자격을 취득하고 싶더라도 비장애인이라면 자격 취득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고 지적한다. 그간 불법으로 분류된 마사지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마사지업의 제도화에 총력을 기울여 온 김상규 회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에게 현재 우리나라의 마사지산업의 현 실태에 대한 공문을 수차례 발송하는가 하면 여당과 야당 대표를 방문해 현 안마사제도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하고, “소수의 맹인 안마사의 생계를 위한 대책이 아직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00만여 명의 범법자를 양성하는 현 제도는 일본 식민지 시대에 만들어진 100년이 넘은 안마사제도로서 이제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06년에는 과천청사 전국 집회를 통해 한차례 합헌을 받아내는 쾌거도 거두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문제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김 회장은 다시 한 번 현행 마사지업의 제도권 진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김상규 회장은 “충분히 공존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시각장애인의 독점권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죄 아닌 죄명 의료법 82조의 규칙 위반으로 단속되어 한 집 걸러 고액의 벌금과 형사처벌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100만 명이 넘는 마사지업 종사자가 사업장을 닫고 일을 그만 둔다면 당사자뿐 아니라 수백만 명의 가족과 국가경제, 이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은 어찌될 것인가? 정부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고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모색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이후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부여하고, 맹학교에서 정규과목으로 가르치는 등 마사지업을 시각장애인의 생존직종으로 육성해왔다. 안마업 독점권이 생긴 100여 년 전과, 웰빙 열풍을 타고 안마·마사지 업계가 급성장한 지금은 시장 규모부터 달라졌다. 김상규 회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될 마사지 산업을 위해 더 이상 과거에 머물러 있는 규제가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판로를 정책적으로 제시해줘야 하는 시대가 왔다”면서 “현재 불법으로 분류되어 있는 마사지사들과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제가 최종적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피력한다. 이에 연합회에서 재단을 설립해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아울러 시각장애인들의 ‘안마 바우처(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소득 증대를 위한 정부 사업)’ 확대 요구에도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안마 바우처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소득 증대를 위한 정부 사업으로, 일정 조건을 갖춘 전국 60세 이상 노인은 본인 부담금 10%(4000원)만 내면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 안마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 90%는 지자체가 각 안마원에 지급한다. 시각장애인들은 연간 300억원 수준의 안마 바우처 예산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김상규 회장은 “독일 등 외국의 경우 마사지 관련 정책이 합법적으로 진행되면서 고용과 경제, 관광, 건강 등의 산업이 활성화되어 가고 있다”면서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건전하게 시설을 운영하는 마사지사는 건강전도사로 활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안마사 제도의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며 “우리는 마사지업계의 다양성과 건전함을 발전시키고자 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나 직업의 선택의 자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실현하고자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마사지가 불법인 나라는 유일하게 우리 대한민국뿐이다. 현재 운영 중인 안마사에 관한 의료법 82조를 조속히 삭제하고 마사지를 창조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직업으로 선정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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