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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베이비부머 은퇴쇼크 시작된다
한국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될 듯
2009년 12월 07일 (월) 15:24:00 뉴스메이커 webmaster@newsmaker.or.kr

최근 우리나라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사회·경제적 이슈다. 내년 한국 베이비붐세대(55~63년생)의 맏형인 55년생이 만 55세를 맞아 정년퇴직을 하는 시기다. 이후 9년 동안 이들의 은퇴 행진이 이어지게 된다.

   
베이비붐세대는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15%에 육박한다. 이들이 대거 은퇴를 맞이하는 것은 베이비붐세대 개인적으로도 큰일이지만,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고령화사회를 더욱 심화시켜 한국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금융자산이 그리 많지 않은 이들이 현 상태에서 은퇴하면 이들 가정경제가 위태로워질 것은 뻔한 이치다.

총인구의 14.6% 차지하게 될 베이비부머
한국전쟁 이후 55년부터 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한국판 베이비붐세대.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이들은 약 712만명으로 총인구의 14.6%를 차지하게 된다. 일본판 베이비붐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베이비붐세대 비중이 주는 의미가 어떠한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이처럼 워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베이비붐세대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사회 현상을 일으켜왔다. 88년을 전후로 한 주택 가격 급등, 2000년 이후 본격화된 중대형 아파트 가격 급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베이비붐세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도달하면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게 88년 전후의 주택 가격 급등 배경이다. 이후 집값은 수도권 200만호 주택 건설이 완성되기까지 수직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런가 하면 2000년 초반 있었던 중대형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40대에 진입한 이들이 중대형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면서 나타난 사태다. 한편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또한 실제 배경은 미국 베이비부머의 소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베이비붐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77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무려 30%를 차지한다. 이들은 2006년부터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이제 한국이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겨우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온 듯한 한국 경제가 자칫 베이비붐세대 은퇴라는 장애물을 만나 다시 수렁으로 가라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들 베이비붐세대의 대거 은퇴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한국에 한층 더 큰 고령화사회 파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고령화사회는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수가 7% 이상인 사회를 가리킨다. 더 나아가 14% 이상이 되면 고령사회가 된다. 통계청은 2018년에 65세 인구가 14.3%를 기록하면서 한국이 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고령화사회 문제점의 핵심은 일할 사람이 줄어듦으로써 경제 활력이 줄고, 또 고령자들이 은퇴 이후 삶을 채 준비 못한 상황에서 은퇴 이후를 맞이함으로써 경제적 불안 계층으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문제만으로도 심각한데, 베이비붐세대가 65세도 채 되기 전인 55세부터 대거 은퇴 후 생활로 내몰리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임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소비와 생산의 주도세력이었던 베이비부머
   
▲ 베이비부머들은 소비와 생산의 주도 세력이었고 부동산, 예금, 주식 등의 보유자산에서도 다른 세대를 압도하며 우리 사회를 이끌었다
베이비부머들은 소비와 생산의 주도 세력이었고 부동산, 예금, 주식 등의 보유자산에서도 다른 세대를 압도하며 우리 사회를 이끌었다. 대기업의 평균 정년이 55세인 점을 감안할 때 내년부터 시작될 ‘베이비부머(Babyboomer)’의 은퇴 러시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적 고도성장과 민주화 등 사회의 세찬 변화를 주도하며 어느 세대보다 좌절과 풍요를 함께 맛 봤던 세대지만 경쟁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뚜렷한 정체성을 찾지 못했던 세대가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이다. 그들은 큰 몸집 만큼이나 오랜 기간 한국 사회의 중심에 서 왔다.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전쟁 이후 1955∼1963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2010년 추계로 모두 712만명으로 총인구의 14.6%에 달한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는 ‘단카이(團塊) 세대’보다도 30만명이나 많다. 이들의 보유자산이 우리나라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베이비부머는 전체 토지의 42% 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물 기준으로 전체 부동산의 절반이 넘는 58%를 갖고 있다. 주식시장에서의 파워도 막강해 전체 20%의 주식이 이들의 손아귀에 있다. 한국 전쟁 이후 불붙기 시작한 교육열 덕분에 상당수가 대학 등 고등교육의 혜택을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성장기 주역으로 참여하면서 이전 세대는 이루지 못한 고도성장을 달성하며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5·18민주화운동과 6·10항쟁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민주화를 이뤄내는 데 성공했지만 10년 뒤 외환위기를 맞아 경제적 난관과 마주하며 굴곡의 시간을 보낸 한국 사회의 명암이자 산증인이다.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은 “한국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 사회의 모든 변화를 겪었으면서도 정작 발언을 자제했던 이들로 ‘386’ 세대와는 다르다”면서 “정체성도 과거 농업사회와 오늘의 도시문화가 혼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뒤쳐진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고, 아버지의 권위를 인정했지만 자신은 자식에게는 눈치를 봐야하는 처지. 이들은 직장에서도 선배에 치이다 이제는 후배에 밀려나야하는 세대교체의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가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취약계층으로 전락
   
베이비부머 712만명 중 실질적으로 2010년부터 ‘은퇴 열차’에 탑승하게 될 이들은 311만명 정도다. 퇴직과 해고 등으로 경제활동을 중단하게 될 임금노동자들로 매년 30만-40만명이 은퇴 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다. 이들의 은퇴는 규모도 규모거니와 노하우를 가진 인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탓에 경제에 목숨을 건 정부에는 적지 않은 고민거리다. 세금을 낼 사람은 줄고 사회보장비용은 늘어 재정악화를 불러올 수도 있고 제조업 분야에서 숙련된 노동력의 이탈은 노동생산성과 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경제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대부분이 직장과 가족 등 현실에만 매달리며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탓에 정부가 이들을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빈곤층이나 다름없는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비부머의 은퇴 뒤 수요가 급격히 줄어 부동산 가격 붕괴를 경험했던 일본의 전례는 대부분 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 베이비부머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연금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정부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노하우를 가진 인력이 빠져나가면 국가와 기업생산성, 나아가 잠재적 경제성장률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취업할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고 연금 등 사회안전망마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사회 전반을 위협하는 악재가 될 공산도 적지 않다. 정년연장 의무화, 재취업 활성화 등 베이비부머들의 경제 여건을 뒷받침할 만한 다양한 제안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면 밑 논의에 불과한 까닭에 은퇴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이들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철선 박사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위험하다는 이유는 55세이상 중고령자인데 반해 임금소득이 없게 되는 상황 때문”이라며 “청년실업은 혼자지만, 부양가족이 있는 이들에게 은퇴는 깊은 고민거리다”라고 말했다.

‘은퇴 준비교육’ 활성화돼야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에게 노후 준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상 과제지만 당장 해결할 수도 없는 고민거리다. 멀찌감치 떨어져있던 것만 같았던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걱정 외에는 별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장을 다니며 부모를 봉양하고 자녀 교육비로 월급을 써 온 탓에 남아있는 재산이라곤 잘해야 집 한 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금씩 모아놓은 저축통장이 있지만 잔고가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에도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일부에서는 은퇴한 베이버부머가 쏟아져 나오면서 실버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정작 여유롭게 노후자금을 쓸 여력이 있는 베이비부머들은 시장의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지난 3월 서울과 수도권 55세 이상 은퇴자 5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5%가 은퇴 전까지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은퇴 준비를 했더라도 40대 이전에 준비한 경우는 5%에 불과했고, 그나마 50대에 은퇴준비를 시작한 경우도 16%에 그쳤다. 응답자의 61%는 은퇴 준비를 못해 당장에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대답했다. 준비가 부족했던 이유로는 59%가 ‘자녀에 대한 과다한 투자’를 꼽았고 다음으로 ‘소득부족(38%)’, ‘은퇴준비에 대한 인식부족(28%)’을 들었다. 자녀교육에 목을 매다 노후 준비를 놓쳤다는 말인데 여전히 소득의 많은 부분을 자녀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은퇴 전 베이비부머에게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은퇴 후 가계 소득도 은퇴 전에 비해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3%는 현 소득이 은퇴 전의 소득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은퇴 후에도 생활비와 교육비 등으로 씀씀이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는 반면 소득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노후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의 노후는 암담하다. 소득이 줄면서 생활수준 전반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 취약계층으로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직장 생활동안 목돈을 마련치 못한 많은 베이비부머는 은퇴 뒤 국민연금 외에 별달리 돈이 나올 구석이 없는 데다 재취업이라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경제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달 들어오는 임금 소득이 필수인데 정부의 재취업 대책은 중고령자(55∼64세)보다는 고령자(65세 이상)에게 여전히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적절한 지원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재취업에 성공했더라도 퇴직 전 임금수준을 보장받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지난해 7월에 낸 ‘피델리티 은퇴백서’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 가계의 은퇴 뒤 희망 생활비가 은퇴 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목표소득대체율은 62%였지만 은퇴 후 예상소득이 은퇴 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은퇴소득대체율은 41%에 불과했다. 월 500만원을 벌던 사람이 은퇴 뒤 310만원 정도의 소득을 원했지만 실제 소득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205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소득 자체도 기대에 떨어지지만 여기서 비롯되는 심리적 박탈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박탈감은 사회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끼칠 수 있다. 노인 자살자수가 최근 10년간 2배 가량 급증했고, 자살 충동을 느낀 노인의 41%가 그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들의 소득은 계속 늘었지만 자녀에게 투자를 많이 하다 보니 남아 있는 게 없다”면서 “임금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오래 견디기란 힘에 부치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최성재 교수는 “은퇴 이후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사회적으로 재고용하거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에 앞서 노후를 새롭게 인식하는 ‘은퇴 준비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했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는 노동력의 양과 질 떨어뜨려
   
▲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에게 노후 준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상 과제지만 당장 해결할 수도 없는 고민거리다.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 속에서 전체 인구의 14.6%(712만5천347 명)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노동력의 양과 질을 떨어뜨리려 노동생산성과 기업경쟁력 저하, 잠재성장률 하락, 국가 재정 부담,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의 은퇴는 실버시장 확대, 자산시장 변화 등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도성장을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하면 노동 공급시장에 커다란 공백이 생겨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중은 전체 인구의 72∼73%지만 55세 정년으로 은퇴하는 55∼64세 인구를 빼면 이 비중은 57.8∼62.6%로 감소한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가 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보다 30만 명 정도 많고 총인구 비중도 9% 포인트 높아 이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노동력 부족은 일본보다 훨씬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철선 연구위원은 “단카이 세대의 은퇴로 노동력이 부족했던 ‘2007년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할 베이비붐 세대는 제조업 분야에서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이들을 대체하는 신규 인력은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노동생산성과 기업경쟁력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력은 저출산 등으로 말미암아 2015년 63만 명, 2020년 125만 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은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인 1963년생들이 은퇴한 지 2년 뒤다. 노동력의 부족은 경제성장률 둔화로 연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7년 ‘고령화 파급 효과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현재 합계출산율(1.19명)이 유지되고 고령화가 이어진다면 잠재성장률은 2020년 4%대 초반에서 2020∼2030년 2.94%, 2030∼2040년 1.60%로 떨어진다”고 추정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완전히 은퇴하는 2018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2%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 재정의 악화도 우려된다. 베이비붐 세대를 대체할 유입 인구가 적어 세수는 줄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 노령인구로 편입되면 돈 쓸 곳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세수감소와 사회보장비 증대→재정수지 악화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가 9년에 걸쳐 은퇴하는 동안 15세 이상 인구 유입은 547만2천18 명에 그쳐 생산가능인구에서 165만3천329 명이 부족해진다고 밝혔다. 올해 1인당 조세부담액 467만 원을 적용하면 생산가능인구의 부족으로 7조7천210억 원의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연간 연금 급여 지급액은 2010년 9조8천520억 원, 2020년 31조3천640억 원, 2030년 85조5천250억 원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2016(1955년생)∼2026년(1963년생)에 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의료비 부담도 걱정거리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보험료 수입이 감소해 부족분을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 장기요양보험, 기초노령연금 등도 있어 베이비붐 세대가 노령인구로 유입되면 국가 재정의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이전까지 소비의 주도 세력이었지만 은퇴 이후 나이가 들수록 소비를 줄일 것으로 보여 내수 소비의 둔화가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로 60대 이상 가구의 소비 규모는 40대 가구의 65%, 50대 가구의 70%에 그친다. 또 자녀 교육과 주택 마련에 '올인'하다 보니 노후에 쓸 자금을 충분히 모아두지 못한 베이비붐 세대는 새로운 빈곤 계층이 될 가능성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 자산의 80%가 유동화가 쉽지 않은 부동산이다. 그렇다고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은퇴한 50대 중·후반 이상의 중고령자가 돈도 없고 일자리까지 못 구하면 가계 대출이 부실해지고 이는 금융부분의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 고령자 부양에 대한 세대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생산가능인구는 2008년 7명 정도였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65세가 될 무렵인 2018년 5명, 2027년 3명으로 줄어든다. 우리보다 일찍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경험했던 선진국에서처럼 세대 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부정적 영향 최소화 위해 은퇴 늦추는게 최선
노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되자 정부도 1990년대부터 관련법을 정비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해 왔다. 정부 대책의 초점도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고령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맞춰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고령자들의 은퇴에 대비한 사회 안전망은 크게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고령자들이 은퇴를 미루고 다니던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도입한 여러 제도들은 아직 크게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고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위한 지원책의 효과도 제한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이 일자리 제공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공적영역에서의 ‘은퇴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숙련된 업무능력을 지닌 베이비붐 세대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노동력 부족과 기업 경쟁력 약화, 조세부족에 의한 재정악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를 막기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대책은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라는데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기간을 늘려 은퇴를 늦추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권고사항으로 돼 있는 정년을 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노동계와 학계는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에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따로 처벌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현실은 정년은 57세(300인 이상 사업장 대상 노동부 조사)이며, 실제 퇴직하는 연령은 53세(통계청의 고령층의 경제활동 부가조사)에 머물고 있다. 정부도 정년을 늦추는 방법의 하나로 정년 의무화를 고려하고 있다. 정성균 노동부 장애인고령자고용과장은 “2013년이 되면 국민연금 수령연령이 61세로 늦춰지니 정년도 여기에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쯤 (정년 의무화에 대해) 공론화를 추진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년을 의무화하면 기업 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 해도 사회적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현실적 대안으로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를 보다 확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임금피크제는 노사합의의 어려움과 고령자에게 적합한 직종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아직은 사업장의 5.7%(2008년 기준) 정도만 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임금삭감액의 일부를 근로자에게 직접 지원하는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제’를 지난 2006년 도입했지만 작년 신청자가 997명에 그치는 등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태원유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을 54세부터 신청할 수 있는데 실제 퇴직은 그 이전에 발생한다”면서 “한시적으로라도 보전수당 신청연령을 50세로 하향 조정해 50대 초반의 인력들에 대한 고용유지를 유도하는게 좋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제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노사합의에 따라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경우에 한정하던 것을 개인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선택한 근로자에게도 지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 연장 등 다니던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퇴직 뒤 새 일자리를 찾는 퇴직자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비영리단체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고령자인재은행, 중견전문인력 고용지원센터, 고령자 취업알선센터 등을 운영하며 고령자의 재취업을 돕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고령자인재은행 등에서 주선하는 일자리가 대부분 가정도우미나 간병인, 경비, 주차관리 등 단순직이어서 전문성을 살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견전문인력 고용지원센터도 ▲정부기관 4급 이상 ▲교원 ▲공공기관 과장급 이상 ▲상장기업 부장급 이상 ▲금융기관 과장급 이상 등으로 대상자가 제한, 도움을 얻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일자리 제공 못지않게 은퇴교육에도 신경써야 한다. 금융기관 등에서 은퇴설계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끼어들 수밖에 없으니 공적 영역에서 은퇴교육을 맡는게 필요하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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