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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 국내 주식시장의 새로운 세력으로 떠올라
대주주 기준 현행 유지 쟁취 등 연이은 승전보 올려
2020년 12월 05일 (토) 23:14:4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일명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공매도 연장과 대주주 기준 현행 유지 등을 쟁취한 데 이어 공모주 배정 방식 개편 논의까지 이끌어 내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1인가구의 금융자산 중 주식 투자 증가 등으로 투자자산 비중이 늘어난 반면 예·적금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인 생활자들은 은퇴를 위해서 약 6억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를 위해 매월 123만원의 투자·저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실제로는 60%만 모이고 있었다.

주식 자산 비중, 전 연령대 전년 대비 증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1인가구의 일상과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의 올해 자산별 구성비는 예적금 47.4%, 입출금·현금(MMF·CMA 포함) 25.4%, 투자자산 27.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61.4%에 달했던 예적금 비중이 14%p 낮아지고 각각 16.1%, 22.6%였던 입출금·현금, 투자자산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주식 자산 비중은 전 연령대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주식 보유 비중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0대 주식 자산 비중은 지난해 5.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3.3%로 늘었다. 이어 ▲30대 8.8%→12.9% ▲40대 11.7%→11.8% ▲50대 6.7%→11.4% 등이다. 같은 기간 입출금·현금 자산 비중도 ▲20대 16.6%→20.8% ▲30대 14.6%→24.0% △40대 16.2%→25.2% △50대 17.3%→30.5% 등으로 모두 늘었다. 연구소는 “저금리로 인해 예적금 상품 비중은 하락한 반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활비 등 현금 수요가 늘어나고 주식투자 및 투자 대기자금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특히 주식이나 펀드를 보유한 1인가구 절반 이상이 올해 신규로 투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 열풍을 일으킨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투자형태’를 묻는 질문에 1인가구는 ▲주식·펀드에 신규 투자했음 64.8% ▲공모주에 관심을 가지게 됐음 48.7% ▲해외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음 54.2% 등으로 응답했다. 주식 투자 배경에는 원래 투자계획이 있었다는 응답이 34.0%로 가장 많았고 ▲많이 하는 것 같아서 20.9% ▲주변에 수익을 본 사람이 있어서 17.7%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생각해서 17.7% ▲코로나19로 특정 업종이 유망하다고 판단해서 9.8% 등 주식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영향을 줬다. 1인가구는 은퇴를 위해서는 5억7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가장 많은 6억2000만원으로 경제적 위기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0대 5억7400만원, 40대 5억6100만원, 50대 5억1500만원 순이다. 예상 은퇴자금 대비 현재 어느 정도 준비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50대가 35.1%로 가장 높았고 40대 26.5%, 30대 15.4%, 20대 11.0% 순이었다. 연구소는 “30대의 경우 예상 은퇴자금 규모는 가장 큰 반면 준비 수준과의 격차는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져 상대적으로 불안감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은퇴를 위해 필요한 매월 투자·저축액은 평균 123만원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투자·저축액은 약 74만원으로 60% 정도만 모으고 있었다. 특히 소득이 줄어들수록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연 소득 1200만~2400만원의 1인가구는 은퇴를 위해 93만원의 투자·저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실제로는 27만원(29%) 모으고 있었다. ▲연 소득 2400만~3600만원, 104만원 중 58만원(56%) ▲연 소득 3600만~4800만원 136만원 중 86만원(63%) ▲연 소득 4800만원 이상 170만원 중 127만원(75%) 등이다. 은퇴자금 준비에 가장 장애가 되는 요인으로는 ‘소득부족(37.8%)’이 꼽혔고 ‘생활비 충당 후 여유가 없음(15.8%)’, 부채 상환 및 교육비 등 그 외 항목이 10% 미만으로 고르게 응답했다. 1인가구는 평균 62.1세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도 61.3세보다는 소폭 늘어난 것이다. 연령대별로 5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은퇴 시점을 더 늦게 잡는 경향은 과거와 유사했고, 20~40대는 각 연령대에서 경제력을 조금 더 오래 유지하고자 하는 의향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보고서는 연 소득 1200만원 이상인 서울, 경기 및 6대 광역시, 세종시에 거주하는 만 25~59세 1인 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21일부터 9월8일까지 온라인 조사와 면대면 설문으로 진행해 작성됐다.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에 강한 반발
올 연말 우리 증시의 최대 악재로 떠오르며 동학개미들의 거센 반발을 부른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안이 당·정·청 협의를 통해 현행 10억원 유지로 확정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3월 증권시장 폭락으로 촉발된 동학개미운동이 구한 말 비극으로 끝난 동학농민운동과는 달리 연이은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것이다. 동학개미들은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요건의 하향까지 막아내며 7월 주식 양도세 매도 차익 기준 인상(2000만→5000만원·2023년 도입 예정), 8월 공매도 금지 6개월 추가 연장에 이어 3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에 외국인과 기관에 휘둘리던 개인 투자자가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우리 증시를 움직이는 한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월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고위 당·정·청 논의를 통해 대주주 요건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시행령에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을 7월 22일 발표한 이후 동학개미의 거센 반발이 이어진 지 105일 만이다. 애초 홍남기 부총리와 기재부는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에 대해 “3년 전 결정된 사안”이라며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고수해왔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억원에 달하는 현실에서 3억원이란 낮은 기준과 가족 합산 과세라는 불합리에 동학개미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병욱 의원 등이 2023년 주식 양도세 전면 과세에 맞춰 대주주 요건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대됐다. 금융당국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8월, 공매도 금지를 6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하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1월부터 10월까지 밖에 없다.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해 연말만 되면 더 많은 물량이 나오게 되면 주식시장 또는 주식 투자자에게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 논란을 증폭시켰다. 특히 9월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대주주 범위가 개인이 아닌 가족합산이란 점이 집중 부각되며, 동학개미들의 반발은 집단행동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9월 2일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란 청원은 그달 말까지 동의가 10만명을 넘지 못했지만, 추석 연휴기간 참여가 급증해 마감을 불과 하루 앞두고 20만명을 넘겼다. 또 대주주 요건 하향을 그대로 강행하려는 홍남기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 청원도 23만명 이상 동의하며 여당과 청와대 등을 강하게 압박했다. 여기에 실제 주가도 지난 10월 개인 순매도가 약 1조 3000억원으로 급증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타자 정부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동학개미들이 해임 건의 청원에 23만명 이상 동의한 당사자인 홍 부총리는 이날 대주주 하향과 관련한 갑론을박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즉각 반려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2023년부터 주식 양도세 전면 부과를 결정한 상황에서 명분 없는 3억원 하향을 고집해 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가가)막 올라간 것 같지만 10년 전 주가와 지금 주가가 똑같다. 코스피지수가 2400도 안 되는 박스권”이라며 “2023년부터 소득 기준과 무관하게 주식 양도세 과세가 이뤄지는 만큼 10억원이 맞고 정부는 로드맵대로 따라가면 됐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선 대주주 요건 유예와 함께 2023년 주식 양도세 전면 부과 이전에 거래세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병욱 의원은 “대주주 과세는 2023년부터 없어질 한시적 제도인 만큼 제도 정비가 이뤄지기 전에 기준을 지나치게 강화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불안과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를 위한 합리적인 과세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무엇보다 이중과세 논란이 있는 거래세의 폐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모주 배정 방식 개편 논의까지 이끌어 내
SK바이오팜(326030) 이후 이어지는 대어(大魚)의 등장으로 ‘공모주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공모주 시장의 안정화 및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공모주 가격 결정 과정과 배정 과정 안팎에서 참여자들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1월12일 오후 ‘공모주 배정 및 기업공개(IPO) 개선 방안’ 관련 토론회를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모주 시장은 지난 2018년 이후에는 기관 수요 증가, 올해부터는 개인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러한 공모주 시장 열풍 속에서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지속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현재 공모주에 몰리는 관심은 상장 첫 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 등 높은 수익률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는 충분한 기업 분석 없이도 공모주는 배정만 받으면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며 “기대심리로 인한 매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겹치며 높은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모주의 적정 공모가 결정은 필수적인 요소로 지목됐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으로는 ▲기관투자가 배정의 효율성 강화 ▲상장 후 ‘초과배정옵션’ 등을 활용한 안정화 ▲일반투자자 대상 배정물량 확대 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와 더불어 현행 배정 방식인 ‘증거금 비례’와 함께 최소 증거금을 납입한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동등한 배정 기회를 주는 ‘균등방식’을 병행하는 것도 고려할 만할 대안으로 논의됐다. 이 연구위원은 “적정한 가격 선정, 주가 안정 등에 기여한 기관투자가들에게는 신주 배정을 우대하고, 주관사가 사전 지정한 기관투자가들이 일부 물량을 배정받고 장기 보유하는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 후에도 상장 주관사가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재 장내 매수 시 가격을 공모가의 90%에서 80% 수준으로 조정하는 등 ‘초과배정옵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됐다.

그는 “주관사가 초과배정옵션을 활용해 시장수요를 적극 반영하고, 공모주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증거금 규모에 따른 배정이 아닌 모두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균등 방식’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는 20% 이내의 배정 물량 중 미달이 나는 경우 최대 5%를 일반투자자에게 돌리는 등 기회를 넓히고, 최소 납입금을 낸 투자자들에게 균증한 배정을 시행하는 등을 함께 고려할 만하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중복 청약을 금지하고, 일반 청약자들의 참여 기회 제한을 줄여 공정한 배정을 통한 시장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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