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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예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만난다”
2020년 10월 05일 (월) 15:23:15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인물화는 당대를 살았던 인물은 물론 사회와 역사의 ‘자화상’이다. 작품에 담긴 인물의 얼굴, 의복, 생활양식 등을 통해 시대와 사회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인물화는 미술사뿐 아니라 역사적 기록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국내 초상화의 초석을 다진 오동희 화백의 행보가 화제다. 국내 최고의 사실주의적 인물화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오 화백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초상화 작가다. 반세기에 가까운 오랜 세월동안 화혼을 불태우며 초상화 외길을 묵묵히 걸어온 그는 탄탄한 기본기를 토대로 대상의 섬세한 표정을 터치하고 세련되게 성격을 묘사하는 인물화의 본질을 추구해왔다.

▲ 오동희 화백

인물의 외관 뿐 아니라 내면까지 재현하는 초상화의 대가
오동희 화백은 “초상화는 대상의 삶을 관조하고 한 순간을 포착해 인간의 얼굴을 묘사하는 작업”이라면서 “초상화를 제대로 그려내기 위해서는 균형, 골격, 근육의 흐름도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색감을 보이는 대로 담아내기만 하는 초상화는 그림이 아닌 사진과 같다. 초상화는 곧 그 인물에 대한 자서전을 완성하는 작업이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얼굴과 얼굴을 구성하는 기관들은 한 순간에도 수십, 수백 가지의 서로 다른 표현을 하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추상과 흔적으로 현실을 재구성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한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오동희 화백은 학술적인 자료연구로 인물의 일대기에 접근해 표현하고 있으며, 초상화에 회화적 특징을 가미, 시류에 편향된 미술방식을 거부하는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있는 그는 완벽한 극사실적 초상화를 위해 인체의 골격과 근육을 연구하고, 누드를 그리며 기본적인 인체의 선과 모양을 익혔다. 여기에 과감한 터치와 톤 다운된 미묘한 색감으로 화폭 속 주인공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그간 카다피 대통령(리비아 소장), 최규하 대통령(한국)의 초상화를 비롯하여 김수환 추기경(교구청), 만해 한용운(인제군 소장), 대우증권 역대 CEO(대우증권 본관) 등 문화·예술계 및 정·재계 유명인사 다수의 인물화를 제작한 바 있는 오동희 화백은 화폭에 깊게 배인 조형의 언어, 수천 번의 터치로 완성되는 오롯한 삶의 초상, 매끈한 표면 대신 셀 수 없는 덧댐이 만들어낸 투박한 질감으로 대상의 감정과 느낌, 그리고 인생을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물의 외관을 재현함을 넘어 내면 즉, 내면적인 욕구를 모티브로 활용해 주제에서 보여지는 특징적 요소와 심리적인 표현까지 오롯이 구현해 내고 있는 오동희 화백. 5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의 작업과정도 크게 변화했다. 초창기 옛 사진을 복원 작업하는 정도의 ‘단순 초상화’에서 벗어나 두꺼운 캔버스에 유화를 이용한 인물화로, 신체의 골격과 근육에 대한 연구가 바탕이 된 누드크로키와 누드화를 거친 후 현재는 인물의 정신을 화폭에 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가 지난 2012년 평소 존경했던 김수환 추기경의 초상화 3점을 그려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하고, 2016년 천주교 어농성지에 윤운혜 루치아, 정광수 바르나바 부부를 비롯한 순교자 8인의 초상화를 헌정한 것 역시 그러한 이유에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이승만 대통령, 미테랑 대통령, 넬슨 만델라 대통령, 마더 테레사, 함석헌, 백범 김구, 법정스님, 한경직 목사, 작곡가 Jean Sibelus, 소설가 John Steinbeck 등 수많은 유명 인물의 초상화를 그렸다.

예술로 소통하는 이들을 위해 갤러리 개관
지난 2016년, 오동희 작가는 서초구 반포동에 국내 최초로 초상화 전문 갤러리를 개관했다. 종교를 초월한 큰 인물들 및 위인들과 명사들의 초상화가 전시된 갤러리 건물 3층을 지나면, 작업실과 후학들을 위한 강의실을 겸한 4층으로 연결되어 작가 자신의 작업실과 관람객들을 위한 갤러리, 그리고 후학들을 위한 교육공간까지 아우르는 복합갤러리로 설계됐다. 오동희 작가는 “작업에 몰두하며 강의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했고, 작품 감상을 희망하는 애호가들을 위한 관람과 담소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싶었기에 살롱 형태의 갤러리로 조성했다”면서 “앞으로도 누구나 보고,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도심 속 문화커뮤니티의 장으로 만들어 예술로 소통하는 모든 이들에게 문을 열어드리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함으로써 자신만의 예술적 감수성이 오롯이 담긴 예술세계를 꽃피우고 있는 오동희 작가. 그는 “‘예술은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면서 “초상화의 1인자로 역사에 기억되고자 생을 걸고 몰아의 세계에서 전력투구해 왔지만 지난 50여 년을 돌아보자니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며 “‘예술은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오 화백은 “예술가는 예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만나고, 관람객들은 예술가의 작업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함께 행복함을 누린다”면서 “앞으로 우리 미술 시장과 화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의 화가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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