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전국 최초로 문화지구로 지정된 ‘인사동 문화지구’는 종로구 인사·낙원·관훈동 일대 17만5743㎡ 규모의 전통문화 특화지역이다. 주말 하루 관광객 수가 많게는 1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들르는 최고의 인기지역이자 ‘전통의 문화명소’인 인사동이 최근 소비와 관광의 거리로 바뀌며 ‘전통문화거리’라는 명칭이 무색해지고 있다. 인사동의 정체성을 회복함으로써 인사동 본래의 가치를 고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신소윤 회장

‘인사동을 인사동답게’ 만들기 위해 총력 기울여
(사)인사전통문화보존회의 행보가 화제다. 1987년 인사동 문화지구에서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 전통문화를 보존 및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인사전통문화보존회는 지난 2002년 사단법인으로 정식 출범했다. 이후 고미술, 화랑, 공예, 표구, 지필묵, 전통 차 음식 등 전통문화 업소와 다양한 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인사전통문화보존회는 2020년 9월 현재 200여 개의 전통문화 업종 회원사가 가입되어 있다. 인사동은 서울의 중심지로서 역사적 명소가 다수 위치한 곳이다. 3.1운동의 대표적 본거지로 독립운동의 발원지인 태화관(현 태화빌딩), 승동교회, 천도교 중앙대교당, 조선건국동맹터, 독립선언문 배부터 등 많은 유적지들이 있다. 또한 인사동은 조선시대 이후 문화와 예술의 메카였다.

김홍도나 신윤복 같은 화가들이 활동하던 도화서가 조계사 근처에 있었고, 아래쪽 탑골공원 인근엔 연암 박지원이 살았다. 연암의 제자인 박제가도 이곳에 와서 살다시피 했다. 이들이 탑골공원에 모여 실학을 논의해 백탑파가 나왔다. 이들은 문학이나 철학, 서화에 능통했을 뿐만 아니라 당대의 최고 미술평론가들이기도 했다. 조선후기 영·정조시대 사상과 문화의 르네상스가 시작된 것도 바로 인사동이었다.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인사동에는 고미술, 화랑, 표구, 지필묵 등이 주종을 이루기 시작하였고, 작가, 예술인, 미술애호가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자 전통찻집, 전통음식점이 들어서기 시작하여 전통문화거리로 발전을 거듭하며 2002년에는 문화지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인사동 문화지구의 국내외 인지도가 올라가고 유동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지가와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전통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예전과 달리 조금씩 감소하며 전통문화 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의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임대료와 각종 고정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전통문화 업소들의 폐점 및 철수가 이어지는 한편, 인사동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업종이 문화지구 내에 속속히 진입함으로써 인사동 문화지구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대한민국 전통문화를 아끼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기는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인사동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인사전통문화보존회에서는 사단법인으로 전환 후 인사동 문화지구 지정, 인사동 캐릭터 개발, 인사동 홍보관 개관 및 운영,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의 해외 도시 교류, 인사동 남인사마당 관광안내소 운영, 인사동 통역 자원봉사자 제도 운영, 인동 문화경찰 운영, 인사동 문화지구 지정 10년 평가와 향후 발전 방안 심포지엄 개최, 인사동 차없는 거리 운영, 문화예술 진흥법 보완 촉구를 위한 공청회 개최, 인사동 골목 경제 진흥 콘서트, 인사동 살리기 운동, 인사동 문화지구 토론회, 인사동 박람회 개최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최근에는 ‘인사동을 인사동답게’ 복원 운동도 추진 중이다.

신소윤 (사)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은 “보존회는 전통문화 및 각종 예술행사를 기획하고, 전통문화 업종 소상공인들의 의견 취합 및 정책반영 후 정책 수립, 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사동 문화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면서 “또한 인사동 문화지구 내 차없는 거리 운영으로 방문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전통한복 홍보를 위한 한복체험 운영, 종로구청과 협업하여 인사동 문화지구 내의 각종 민원해결 지원 등을 통해 인사동 문화지구 내 전통문화 업종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10월 15일부터 ‘2020 인사동 문화축제 개최’
인사전통문화보존회는 오는 10월 15일부터 22일까지 안녕인사동 지하1층 전시장 및 인사동 문화지구 전 지역에서 2020 인사동 문화축제를 개최한다. 보존회는 이번 축제에서 인사 리빙다큐(전시), 인사이트L(강연), 인사취행(투어), 인센스(체험), 인사운드(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신소윤 회장은 “인사동을 인사동답게 만들기 위한 행사를 통해 인사동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젠트리피케이션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사동 문화지구의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사동을 인사동답게 복원사업을 추진 중인 보존회는 2020 인사동 문화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 및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진행하고자 한다.

아울러 내외국인들에게 인사동 문화지구와 대한민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인사동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인사동길 주가로변 재정비 추진, 인사동 발전 네트워크 구축 및 인사동 브랜드 가치 회복, 인사동 문화지구가 국제적인 문화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신소윤 회장은 “대한민국 전통문화의 중심지인 인사동을 대중들에게 알림으로써 인사동의 브랜드를 격상시키고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나가는 인사동을 만들어 국제적인 명소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 마련하겠다”면서 “또한 대중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안목을 한 단계 더 높여 대한민국 전통문화에 대한 안목을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올해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으로 선출된 신소윤 회장은 고미술 단청 대표이자 (사)한국고미술협회의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사)인사전통문화보존회 이사 및 부회장, (사)한국고미술협회 감사를 역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