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극한 사막 마라톤 그랜드 슬램 달성, 도서관 설립과 언론지 발간, 시민운동과 봉사활동, 그리고 전주시의원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의 화려한 경력을 들여다보면 그가 1급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이 쉽사리 믿기지 않는다. 오늘 본지는 정상인들도 이루지 못한 불가능에 도전해 꿈을 현실로 이뤄낸 장애인들의 대변인 전주시의회 송경태 의원을 만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가는 비결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 전주시의회 송경태 의원

-. 장애인 복지를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2006년도에 비례대표로 입성했을 때 품었던 뜻도 그렇지만 내가 장애인인만큼 모든 업무의 중심을 장애인의 복지 구현에 두고 있다. 장애인들은 움직이는 것 자체가 재활이라 다양한 생활체육시설의 활용이 필요하지만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이번에 제시한 장애인생활체육대회예산 조례제정으로 기존 800만원에 불과했던 예산안이 3억으로 대폭 늘어났다.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존재 자체만으로 장애인들에 대한 정책을 염두에 두어 기획·설계하는 곳이 늘어나 보람 있었다. 부서별로 행정사무감사 할 때 장애인의 관점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체육, 문화, 건설, 복지, 기획 등 모든 부서가 장애인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하나만 가지고도 3년 반의 성과를 이루었고 현재 한옥마을과 전통문화센터는 물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턱 없애기 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특히 장애인들의 주차 편의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높아져 다행스럽다.

-. 남은 임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6천여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는 것이 급선무다. 2015년 까지 운행중인 430대의 시내버스중 300여대를 저상버스로 교체하고, 각 승강장마다 장애인들을 위한 음성, 점자 안내 시스템을 구축해 전주시를 장애인 복지의 메카로 만들 것이다. 또한, 장애인의 주거 문제 개선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현재 전주시 장애인 인구는 3만3천명으로 이 중 창고나 비닐하우스를 전전하며 생활하는 무주택 장애인들이 33%가 넘는다. 장애인들을 위한 주거 우선 입주률을 높여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한시적인 도움이 아닌 장애인들이 스스로 자립해 생활할 수 있도록 자립생활 지원 프로그램도 체계화 시킬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회적 기업의 유치나 지역 기업들의 자발적인 장애인 고용 의지가 절실하다.

-. 사하라 사막, 남극 횡단과 같이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나
만나는 사람마다 왜 그렇게 힘든 길을 가느냐고 묻는다. 장애인들은 쉽사리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나태하고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목표가 있는 사람은 달성하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고, 그 목표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난 미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불광불득(不狂不得)’이란 말을 가장 좋아한다. 두 아이들과 칠레, 사하라, 아프리카나 유럽 등 8개 나라를 돌며 포기하지 않는 삶에 대해 함께 공부해 나갔고 나의 이런 마음과 의지를 많은 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어 ‘삼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과 ‘희망은 빛보다 눈부시다’ 는 수필집을 냈다. 또한, 매주 목요일마다 지인 1천여 명에게 내가 쓴 수필을 메일로 보내드리고 있는데 이건 나 자신과의 약속이며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 개인 소망은 무엇인지
22살에 삶의 명암이 바뀌고 내가 이루기로 결심한 3가지 소원은 결혼과 대학교 졸업 그리고 컴퓨터를 배우는 것이었다. 용감하게 대시해 3개월 만에 결혼에 성공할 수 있었고, 공대 3학년에 포기해야 했던 학업도 다시 시작해 대학원까지 무사히 마쳤다. 컴퓨터 역시도 서강대학교 교수와 음성인식 프로그램 연구를 시작해 2001년에 국내 최초로 음성인터넷도서관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2004년엔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가지 소원은 모두 이루었다.

이제 또 다른 꿈들을 꾸려한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사회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장애인의 건강한 정서로 바꾸는데 최대한 노력할 것이며,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도서관 기능과 문화 예술 공간을 한데 모은 종합적인 ‘희망문화복지관’ 건립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또한, 아직 가보지 못한 3개의 극지점을 내 두 발로 반드시 밟아볼 것이다. “꿈이 있다면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 전주시의 장애인 복지를 위해 큰 획을 긋고 있는 송경태 의원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