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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 중국 전인대 통과 이후
홍콩 독립 시도할 경우 최고 종신형 선고
2020년 08월 08일 (토) 20:21:25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 6월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홍콩 국가보안법, 일명 ‘홍콩보안법’에 서명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종서 기자 jslee@

신화통신에 따르면 홍콩보안법 제정안은 이날 전인대에서 표결에 참여한 162명의 만장일치 찬성 표를 얻어 정식 법률로 가결됐다. 전인대는 해당 법률이 홍콩기본법의 부칙으로 첨부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국가안보수호위원회’와 ‘국가안전공서(公署)’ 설치
홍콩보안법은 총 66개 조항에 6장으로 구성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국가안전수호 직책 및 기구 신설 ▲범죄와 처벌 ▲사건 관할 ▲법률 적용 및 절차 ▲중앙정부의 홍콩 내 안전수호 기구 설치 및 부칙 등이다. 이 법률에 따라 홍콩 정부는 앞으로 ‘국가안보수호위원회’와 ‘국가안전공서(公署)’를 설치하게 된다. 국가안보수호위원회는 홍콩 안보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중앙정부의 감독·문책을 받는다. 위원장은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겸임한다. 국가안전공서는 홍콩 안보 업무와 관련한 실질적인 최고기관이다. 우리 국가정보원과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을 합쳐놓은 것과 비슷한 막강한 권한이 부여된다. 법률은 ▲국가분열죄 ▲국가정권 전복죄 ▲테러죄 ▲외국과 결탁하거나 역외 세력에 의한 국가안전위해죄 4가지 종류의 범죄행위와 각각의 처벌 수위 등도 규정하고 있다. 홍콩 독립을 시도하거나 외세와 결탁해 홍콩 정부의 전복을 시도한 이에게는 최고 종신형 선고가 가능하다. 당장 중화권 온라인 사이트에선 조슈아 웡, 지미 라이 등 홍콩 민주화 및 반중(反中) 시위에 앞장서 온 인사 54명의 이름이 담긴 ‘블랙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조슈아 웡은 이미 스스로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제정하면 가장 먼저 내가 중국 당국에 체포될 것’이라고 말해온 바 있다. 체포가 임박했음을 의식한 듯 조슈아 웡은 SNS에 “내 목소리가 당장 들리지 않아도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홍콩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비장한 글을 올렸다.

한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성명을 내고 홍콩보안법을 환영하면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 방침을 밝힌 것은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 전날인 지난 6월21일 밤이었다. 그로부터 40일 만에 법제정의 마지막 관문인 전인대 상무위에서 투표에 참여한 162명 전원일치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이제 홍콩에서 시위를 하면서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행위를 하거나 ‘홍콩 독립’이나 ‘홍콩 자치’를 외치면 감옥에 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흔들면서 도움을 요청해도 마찬가지다. 형량도 무겁다. 2009년부터 마카오에서 시행되고 있는 보안법의 최고 형량이 30년 이상이고 본토 형법에서 국가전복 및 분열 행위에 대해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만큼 무기징역 등의 중형이 예상됐는데 그대로 되었다. 보안법의 소급 적용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관련 조항이나 문구가 들어 있으면 조슈아 웡 등 홍콩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과거 행위로 인해 처벌받을 수 있다.

도서관서 홍콩 민주화 인사의 저서 열람 금지돼 
시민의 자유를 옥죄고 기본권을 제한하는 홍콩보안법 시행의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해 표현의 자유도 통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홍콩 민주화 인사의 저서는 도서관에서 사라지고 식당에서 붙이는 포스트잇도 홍콩 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반(反)인권적 조치에 ‘망명 정부’ 구성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4일(현지시간) AFP통신이 홍콩 공공도서관 웹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홍콩 민주화운동 주역인 조슈아 웡(黃之鋒) 전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홍콩 입법회 범민주파 진영 소속 타냐 찬(陳淑莊) 의원, 홍콩 자치를 주장했던 학자 친완(陳雲)등의 저서가 홍콩 도서관 수십여 곳에서 대여 불가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을 직접 방문해도 해당 도서는 열람이 불가능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웡 전 비서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런 조치는) 보안법에 의해 이뤄진 것이며 근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범죄로 만들기 위한 도구”라고 비판했다. 또 반체제 인사들에게 홍콩은 이제 발을 들여 놓을 수조차 없는 ‘위험 구역’이 됐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항공 운송의 거점으로 손꼽히던 홍콩이 환승도 어려운 도시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제러미 다음 미 예일대 법학대학원 폴차이중국센터 선임연구원은 방송에 “홍콩 밖에서 중국을 비판해도 관할 지역에 들어가는 순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법 저촉 우려에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활동가와 예술가, 학자 등이 홍콩을 거쳐 가는 일조차 꺼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언론계에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홍콩 현지 매체들은 취재원들이 인터뷰를 사양해 가명·익명 처리 여부를 고심해야 하며 ‘홍콩 독립’ 관련 구호를 보도하기만 해도 기소될 수 있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다. 스티븐 버틀러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아시아 본부장은 “홍콩보안법의 모호한 특성이 자기검열을 낳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홍콩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슬로건을 본떠 ‘홍콩을 위대하게(Make Hong Kong Great)’ 같은 표현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AFP)”는 전언까지 나왔다.

EU,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에 “개탄한다” 밝혀
유럽연합(EU)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에 대해 “개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6월30일 한국과의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의 결정에 개탄한다”면서 “이 법은 높은 수준의 홍콩 자치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법부 독립과 법치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같은 자리에서 국제 협력국과 가능한 대응 조치를 논의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줄리언 브레이스웨이트 주제네바 영국대표부 대사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제4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우리는 중국과 홍콩 정부가 이 법의 시행을 재고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국가를 비롯해 호주,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스위스 등 27개 국가를 대표한 연설에서 홍콩 보안법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훼손하고 인권에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주민들에 대한 광범위한 감시와 자의적인 구금이 보고되고 있는 신장지역에 대해 의미 있는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갖고 외부간섭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6월 29일 중국외교부 대변인이 정기기자회견에서 미국 상원이 중국의 홍콩보안법을 비난하면서 <홍콩자치법안>과 홍콩관련의안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 홍콩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면서 미국이 내정간섭행위를 그만둘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7월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통해 외부 간섭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함께 주권과 국가 안보 협력 의사를 밝혔다.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자신의 대선 재출마, 장기집권 토대를 마련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외부 간섭을 의식하며 시 주석과 통화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러시아와 중국이 각자의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고 양국의 공동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시 주석은 러시아와 함께 패권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하며 다자주의 수호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중국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2일 ‘중국에 대한 압박 공세는 실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전인대에서 홍콩보안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미국 상원이 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특히 엄중한 것은 미국이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중국의 사회주의 제도를 독재체제로 걸고 들면서 전면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미관계는 단순한 경쟁 관계를 벗어나 전면대결로 전환되고 있으며 양립될 수 없는 제도적 대결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의 장성과 발전을 미국의 패권과 세계적 지도력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이 중미관계를 이념과 제도의 대결로 끌고 가는 이상 중미 대결은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는가에 무관하게 장기화될 수 있다”면서 “사상과 제도가 다르다고 해 발전과 부흥을 이룩한다고 하여 압박하는 것은 그 나라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이며 그 나라 인민의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은 중국 인민이 온갖 도전과 방해 책동을 물리치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에서 보다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걸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 인민은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견지하고 사회주의 전취물을 수호하며 중화 민족의 위대한 번영을 이룩하기 위한 중국 인민의 투쟁을 앞으로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 전방위로 확대
중국에서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6월30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정했고 미국 의회는 이른바 홍콩 주민 난민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서방 주요국들도 홍콩보안법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FCC는 이날 “화웨이·ZTE를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미 통신기업들은 이들 회사로부터 신규 장비 구매 및 기존 장비 유지·보수 시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83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쓸 수 없게 된다. FCC는 스파이 행위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 통신업체 3개사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화웨이와 ZTE 모두 중국 공산당 및 군사기구와의 관계가 밀접하다”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네트워크 취약점을 악용하고 중요 통신 인프라를 훼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화·민주 양당 의원은 정치적 탄압이 우려되는 홍콩 주민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홍콩 피난처 법안’을 공동 제출했다.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지 몇 시간 만이다. 법안에 따르면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거나 정치행사에 평화롭게 참여했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거나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입증된 홍콩 주민과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은 국무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을 수 있다. 법안 유효 시한은 5년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홍콩인들의 대만 이주를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미국에 끼친 엄청난 피해를 보며 중국에 대한 분노가 점점 커진다”고 적었다. 코로나19를 앞세웠지만 홍콩보안법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튿날인 7월1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둔) 기업들은 홍콩과 중국 본토의 관계를 규정하는 새로운 규칙 시행에 따라 이전처럼 홍콩이 본부를 두기에 알맞은 곳일지 재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장샤오밍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부주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미국의 조치에 상응하는 반격을 그때마다 하겠다”고 맞섰다.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이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고, 이 관리들의 미국 입국 금지 및 미국 내 자산 압류 등의 내용이 담긴 중국 제재 법안을 만장일치로 7월2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미 하원도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었다. 미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사사건건 대립하는 상황에서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과 상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는 곧 미국 정치권에서 홍콩의 자치권을 박탈한 중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의미이다. 이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홍콩의 자치권 침해를 지원한 단체와 이 단체가 거래하는 은행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미 국무부는 이 법안에 따라 중국과 홍콩의 ‘일국양제’ 체제를 훼손하는 데 관여한 중국 관리들의 명단을 매년 의회에 보고해야 하며 미국 대통령이 이 관리들의 미국 내 자산을 압류하고,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1992년에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에 관세,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의 분야에서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 지위를 보장해왔으나 홍콩보안법 통과 직전에 홍콩특별지위를 박탈한다고 밝혔었다. 미국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에 따른 첨예한 대립 속에서 양국 관계의 파국을 막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이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월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중국이 미국에 약속했던 에너지 수입이 5월 말까지 올해 목표치의 18%에 그쳤고, 올해 안에 목표를 달성하기가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둔화하면서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에너지 소비가 크게 줄었다. 중국은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석유, 천연가스, 정제유, 석탄 등 미국의 에너지 제품 250억 달러어치를 올해에 수입하기로 약속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말까지 실제 구매액은 20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이 기간에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구입액(109억 달러)의 18% 수준이다. 중국이 당초 약속을 지키려면 매달 30억 달러에 달하는 미 에너지 제품을 수입해야 하지만, 중국의 에너지 수요 감소로 이를 이행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WSJ이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유가 등 에너지 제품 가격이 내려간 것도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미국에 수입량이 아니라 수입액을 기준으로 구매 목표 달성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분야와는 달리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이나 공산물 구매 약속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올해 총 330억 달러 규모의 미 농산품을 구매하기로 약속했고, 5월까지 54억 달러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월 말까지 구매해야 하는 목표치의 39%에 달한다. 그러나 농산물은 대체로 가을에 수확하기 때문에 중국이 올해 말에 미국의 농산물 수입을 확대할 수 있다고 WSJ이 전했다. 중국은 또 올해 미국산 공산품 840억 달러어치를 수입하기로 했고, 5월까지 195억 달러 규모의 공산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산품 분야 목표 이행 비율은 56%로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 경제계와 의회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국에 압력을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지난달 22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합의를 폐기하기로 했다고 말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이를 부인하고, 합의 이행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홍콩 문제 등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이나 간섭을 계속하면 미·중 무역 합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고 있다고 WSJ이 보도했다.

국제사회도 보안법 강행한 중국 제재 움직임
초법적인 보안법 강행에 중국을 제재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고 캐나다가 가장 먼저 칼을 빼 들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7월3일 홍콩과 맺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일국양제의 굳건한 신봉자”라며 “앞으로 홍콩에는 민감한 군사물자 수출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처럼 홍콩인들의 캐나다 이민을 장려할 추가 조치도 예고했다. “보안법 실시 이후 홍콩과 사법적 관계를 단절한 것은 캐나다가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중국과 홍콩 당국은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캐나다 정부가 법치보다 정치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캐나다를 포함한 일부 서구 국가들이 인권이라는 구실로 홍콩 문제에 대해 간섭하고 있다”며 내정 침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관장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7월13일(현지시간) 중국에 의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에 맞서 대항조치를 강구하고 있으며 조간만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한 EU 외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 나서 “홍콩의 자치와 시민사회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대응하기로 합의했다”며 “EU 전체로서 조치와 각 회원국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명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 당국이 홍콩탄압에 이용할 우려가 있는 기기와 소프트웨어 등을 금수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각 EU 회원국이 홍콩과 맺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재검토하고 홍콩 유학생에 대한 장학금을 확충하는 외에 홍콩 주민에 비자발급을 확대하는 것 등도 생각하고 있다고 보렐 대표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핀란드는 홍콩과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의 재검토를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스웨덴은 EU 외무장관 회의 전에 홍콩보안법에 강경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독일과 프랑스의 주장에 찬성을 나타냈다. EU는 다른 서방국과 합세해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을 비판했지만 자세한 대응책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복수의 EU 외교소식통은 EU에겐 두 번째 무역상대국인 중국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할 때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 정부와의 타협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홍콩 민주 진영에선 망명 정부 구성이 거론되는 향후 활동 방향을 놓고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최근 영국 망명을 승인 받은 사이먼 정은 7월3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망명 의회를 구성하면 중국 본토와 홍콩 정부에 민주주의가 희생될 수 없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서방국가로 망명한 민주화 시위 주역 네이선 로(羅冠聰)도 이날 CNN에 “국제전선을 포기할 수 없는 결정적인 시점”이라며 국제사회와 연대한 해외 투쟁을 제안했다. 반면 웡 전 비서장은 EFE통신 인터뷰를 통해 “아직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서 9월 예정된 입법회(의회) 선거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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