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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과 ‘근원’에 천착하며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우다
2020년 08월 07일 (금) 02:30:49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화운당(花雲堂) 박종용 화백의 행보가 화제다. 동서울 미술관장과 서울역사 프라자 미술관장을 거쳐 내설악 백공미술관장을 역임하고 있는 박종용 화백은 모든 예술 분야를 능수능란하게 창작해낼 수 있는 ‘예술의 연금술사’라 일컬어진다.

윤담 기자 his@

동양화를 전공한 부친과 전업작가(동양화)로 활동하는 친형의 영향 등으로 일찍 미술에 입문한 박종용 화백은 50년 화업의 대부분을 동양화에 정진해왔으며, 국민대 행정대학원 해공 지도자상, 제39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예술창작부문), 제7회 창조문화예술대상 대상(국회), 한국경제문화대상 미술부문 수상(한국경제문화연구원)한 바 있다.

물체의 역사이자 그 자체인 <결> 연작 선보여
산수화(山水畵)를 기본으로 특히 불화(佛畵)와 호랑이 그림에서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박종용 화백은 예술에 입문할 당시부터 거의 모든 장르를 다뤄왔다. 평면과 입체작품, 만화와 도자기, 간판, 동양화와 서양화, 불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예술을 망라하며 국내 최고의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구상 및 사물의 재현에서 경지에 오른 박 화백은 지난 2005년부터 내설악 백공미술관에서 영원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오브제에 대한 갈망과 우주(사물)의 근본 원리가 무엇일까를 탐구하면서 생명예술 창조를 위한 고된 수행과 노동에 들어갔다. 그렇게 표현을 위한 형상이 아니라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사물의 근원에 다가간 박 화백은 마침내 혹독한 고행을 거친 육체의 언어로 우주의 이치와 생명의 운율을 시각화하는데 이르렀고, 그가 직면한 진실은 세상 만물이 지닌 ‘결’이었다.

▲ 박종용 화백

객관적 재현 너머의 정신세계를 추구하면서 ‘본질’과 ‘근원’에 천착해온 박종용 화백은 지난해 1월 예술의 전당 및 3월 춘천KBS 전시회 등지에서 <결>의 연작을 선보이면서 열풍을 일으켰다. 결은 세상 만물이 태어나 오랜 시간,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만들어진 결과로, 단순한 외면상의 패턴이 아니라 그 물체의 역사이며 그 자체이다. 박 화백이 선보인 <결>의 연작은 마대 위에 응고되어진 흙속에 형성된 무한을 향한 ‘점의 미학’들로 발원되어 ‘결’로 형상화된 오브제들이다. 자연의 ‘결’에 대한 물성을 재료에도 담고자 했던 박 화백은 마대에 흙을 곱게 걸러 아교와 섞어 캔버스나 마대위에 점을 찍어 화면을 채워나갔다. 일정한 점을 찍기 위해서는 항상 다른 상태의 흙의 점도나 아교와의 혼합율을 조절해야 하고, 그에 따른 붓 터치 또한 정교해야 한다. 젊은 시절 단청과 불화를 그리며 익힌 경험을 녹여낸 재료의 사용은 그의 역사와 철학 모두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박 화백의 작품 속 수많은 점들은 응집과 확산을 거듭하면서 사물의 본질에 접근한다. 작품 <결>에는 변화무쌍한 수많은 점들이 있는데 한 점, 한 점 크기와 균형이 각기 다르고 모양도 제각각이다. 작품은 붓의 누름에 따라 점이 달라지기에 점의 미적 표현을 위해 매순간 호흡을 멈추고 고도의 집중과 공을 들이는 반복적 과정을 통해 생명예술로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박 화백의 작품세계에 대해 박우찬 미술평론가는 “박 화백의 작업은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묵언(默言)의 수행이자 노동의 기록이기도 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객관적 재현 너머의 정신세계를 추구하면서 ‘본질’과 ‘근원’에 천착해온 박종용 화백은 지난해 1월 예술의 전당 및 3월 춘천KBS 전시회 등지에서 <결>의 연작을 선보이면서 열풍을 일으켰다.

영원히 살아 쉼 쉬는 ‘생명예술’을 갈구
어릴 적 ‘그림신동’으로 불린 박종용 화백은 20세에 상경해 그림에 정진하던 중 부친의 작고로 가족들의 생계유지 등을 위해 인사동, 삼각지 등의 화실에서 초상화, 산수화, 극장 간판 등 각종 상업용 그림을 그려야 했다. 인물(초상)화, 정물, 산수화, 영묘화, 각종 불화 등 각양각색의 그림을 능수능란하게 묘사하거나 재현했던 박 화백은 이 시기에 그의 예술성을 눈여겨봤던 내고(乃古) 박생광, 풍곡(豊谷) 성재휴, 남농(南農) 허건, 운보(雲甫) 김기창 화백 등 당대 거장들로부터 ‘최고의 필력이다’라는 극찬을 받으며 힘겨운 화업(畵業) 생활을 지속하기도 했다.

이후 박 화백은 영원히 살아 쉼 쉬는 ‘생명예술’을 갈구하는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하여 밤마다 찬란히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을 쳐다보면서 사물의 근원(우주)에 대한 신비와 경외감에 휩싸이면서 이를 물성언어로 표현하고자 모진 수행과 노동을 거듭한 끝에 ‘결’에 이른 것이다. 이제 박종용 화백은 부족하기 그지없는 예술세계를 부끄러워하면서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예술가의 운명에 순응하면서 무한을 향한 세밀한 관찰과 천착을 거듭하면서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울 것을 다짐한다. ‘예술의 존재의의’와 ‘예술은 감동’이라는 진리를 재확인 시키고 ‘예술가의 운명’과 ‘예술가의 진정한 삶의 가치’를 온몸으로 보여 주며 예술문화 발전을 위한 투사적 역할을 수행해온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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